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박재현(20, KIA 타이거즈)의 그 무모한 주루가 때로는 팀을 살린다.
박재현은 15일 광주 두산 베어스전서 1번 좌익수로 변함없이 출전했다. 4-1로 앞선 6회말 선두타자로 등장했다. 두산 우완 박신지의 초구 142km 포심이 몸쪽 높게 들어오자 번트를 툭 댔다. 타석에 들어서기 전부터 기습번트를 생각했다고 봐야 한다.

번트를 3루 쪽으로 잘 댔다. 박신지도 타구를 잘 따라갔다. 그러나 1루 송구가 부정확했다. 두산은 1루수 박지훈과 우익수 김대한이 동시에 공을 쫓았고, 박재현은 2루를 돌아 3루로 향했다. 사실 3루까지 갈만한 상황은 아니었다. 두산의 뒷수습이 그렇게 어설프지 않았기 때문.
그러나 박재현은 폭발적인 주력을 앞세워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3루를 점유했다. 아슬아슬하게 세이프 선언. 두산은 비디오판독을 요청했지만, 원심은 바뀌지 않았다. 그렇게 무사 3루가 됐고, 1사 후 김도영 타석에서 박신지의 폭투가 나오면서 박재현이 득점을 올렸다.
KIA가 4-1서 5-1로 달아나는, 매우 소중한 1득점이었다. 순전히 박재현의 발로 만들어낸 출루와 득점이었다. 이날 KIA는 6-1로 이겼고, 박재현의 그 플레이도 승리하는 과정에서 매우 의미 있었다. 이날 박재현의 성적은 5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
최근 수년간 KIA 공격에서 잘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KIA는 언젠가부터 발 야구와 거리가 먼 팀이다. 올해 도루가 63개에 불과하다. 리그 8위에 불과하다. 성공률이 85.1%로 리그 1위이긴 하지만, 시도 및 성공 횟수가 적다.
박재현처럼 과감한 추가 진루를 노리는 주루도, KIA에선 이종범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이 현역으로 뛰던 2~30년전에나 많이 볼법했던 장면이다. 승패를 떠나 이런 장면이 많이 나오면 팬들은 열광하게 돼 있다.
또 실제로 주자가 활발하게 움직이면 야수진과 배터리가 흔들리면서 타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종의 반사이익도 누릴 수 있다. 매일, 매 이닝, 매 순간 쳐서 득점을 올리긴 어렵다. KIA는 박재현을 발견하기 전 수년간 누상에서 폭발적인 주루를 보여주는 선수가 없었다.
그런데 박재현이 올해 본격적으로 풀타임으로 자리잡았고, 김민규라는 또 다른 준족이 대주자로 자리잡으면서, 올해 KIA 야수진의 기동력은 예년보다 다소 나아졌다. 훗날 김민규가 주전으로 자리잡고, 김도영이 더 활발하게 주루를 하면 KIA 기동력도 더 나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 마침 올해 현역 시절 '변태 주루'로 유명했던 고영민 작전주루코치가 오면서 KIA 야수들의 공격적인 주루가 확실히 좋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어쨌든 이날 경기를 중계한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은 박재현이 3루에서 세이프 되자 슬쩍 웃었다. 무리한 주루라고 했다. 실제 올해 박재현이 무리하게 주루하다 팀에 찬물을 끼얹은 적도 있었다. 그러나 그 무리한 주루가 때로는 KIA의 득점력을 올리는 모멘텀이 되기도 한다. 일종의 양날의 검이지만, 그 양날의 검조차 없어서 정적인 시절이 길었다.

KIA는 그런 박재현과 다시 전성기를 열어가야 한다. 지금 KIA 타선은 최형우(삼성 라이온즈), 박찬호(두산 베어스)가 빠진 것을 감안하면 기대이상의 생산력이다. 여기에 박재현의 그 과감한 주루 시너지까지 더해지면 금상첨화다. 내년에 KIA 기동력이 좀 더 매끄러워질 여지는 충분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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