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영풍엔 엄격하더니… 온산제련소 납 기준 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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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환경운동연합은 5일 고려아연 온산제련소가 납 허가배출기준을 초과해 개선명령을 받은 사실을 공개하고, 오염물질 저감을 위한 시설투자와 기술개발을 촉구했다. /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울산환경운동연합은 5일 고려아연 온산제련소가 납 허가배출기준을 초과해 개선명령을 받은 사실을 공개하고, 오염물질 저감을 위한 시설투자와 기술개발을 촉구했다. /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시사위크=김두완 기자  친환경 제련과 환경경영을 강조해 온 고려아연이 정작 주력 생산기지인 온산제련소의 유해물질 관리에서는 허점을 드러냈다. 정부가 전국 납 2차제련 사업장을 조사한 결과 온산제련소에서 납 허가배출기준 초과가 확인돼 개선명령이 내려졌다. 환경오염시설 통합허가를 받은 사업장에서도 특정대기유해물질의 허가기준을 지키지 못한 만큼 구체적인 초과 수치와 발생 원인, 개선 결과에 대한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다른 제련업체의 환경 문제에 엄격한 책임을 요구해 온 고려아연이 자사 사업장의 위반에는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 고려아연, 통합허가 받고도 납 허가기준 초과

울산환경운동연합은 5일 고려아연 온산제련소가 납 허가배출기준을 초과해 개선명령을 받았다고 밝혔다. 해당 처분은 정혜경 진보당 의원이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납 제련시설 전수조사를 요구한 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전국 사업장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확인됐다. 기후부는 지난달 22일 조사 결과를 정 의원실에 보고했고, 의원실은 23일 이를 공개했다.

정부는 전국 29개 납 2차제련 사업장을 조사해 배출기준 초과와 미신고 오염물질 배출 등 13건의 위반사항을 적발했다. 이 가운데 9개 사업장에는 과태료와 개선명령, 조업정지 등의 처분이 내려졌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와 상신금속은 납 허가배출기준을 초과해 개선명령을 받았다.

온산제련소는 이미 환경오염시설 통합허가를 받은 사업장이다. 통합허가는 대기·수질·폐기물 등으로 나뉜 환경 인허가를 하나로 묶고, 사업장의 시설과 공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허가배출기준을 설정하는 제도다. 허가 이후에는 사업자가 정해진 조건과 기준을 지키는지도 관리한다.

그럼에도 온산제련소에서 납 허가배출기준 초과가 확인됐다. 통합허가를 받았다는 사실과 실제 생산 현장에서 배출기준을 준수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점이 드러난 셈이다. 다만 공개된 조사 결과에는 납이 측정된 시설과 시점, 실제 농도와 초과 폭, 발생 원인이 담기지 않았다. 개선명령 이후 고려아연이 어떤 시설과 공정을 보완했고 후속 측정에서 기준을 충족했는지도 확인되지 않는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는 정부의 전국 납 2차제련 사업장 조사에서 납 허가배출기준 초과가 확인돼 개선명령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 자료=정혜경 의원실,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고려아연 온산제련소는 정부의 전국 납 2차제련 사업장 조사에서 납 허가배출기준 초과가 확인돼 개선명령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 자료=정혜경 의원실,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 환경투자 1,500억원 강조했지만… 생산 현장서 행정처분

이번 처분은 고려아연이 내세운 환경경영과도 대비된다. 고려아연은 자원순환과 탄소중립, 친환경 제련을 지속가능경영의 주요 축으로 제시해 왔다. 지난해 7월에는 최근 5년간 환경 분야에 약 1,500억원을 투자했다고 발표했다. 2023년부터 2027년까지 이행해야 하는 통합환경허가 과제 85건 가운데 2024년 말까지 41건을 완료했으며, 습식 전기집진시설과 백필터, 스크러버 등 대기오염 방지시설도 추가로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환경 투자액과 과제 이행 실적이 생산 현장의 배출기준 준수를 대신할 수는 없다. 자원순환 확대와 탄소배출 감축도 제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대기오염물질 관리와는 다른 과제다. 친환경 사업을 확대하면서도 기존 시설에서 허가배출기준을 지키지 못했다면 환경경영이 실제 공정 관리로 이어졌는지 따져볼 수밖에 없다.

울산환경운동연합은 경영권 분쟁 당시 울산시와 지역사회가 고려아연을 향토기업으로 규정하며 지원했지만, 정작 온산제련소에서 납 허가배출기준 초과가 확인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고려아연이 사회공헌기금 후원과 공익광고에 앞서 오염물질 저감을 위한 시설투자와 기술개발에 힘써야 한다고 촉구했다.

고려아연은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법 위반과 행정처분을 거론하며 환경 문제를 경영 능력과 기업윤리의 기준으로 제시해 왔다. 다른 제련업체에 엄격한 환경 책임과 개선을 요구한 만큼 자사 사업장의 납 기준 초과에도 같은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에 고려아연이 구체적인 초과 수치와 발생 원인, 개선명령 이행 결과를 공개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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