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형소법 톺아보기①] 수사-경찰, 기소-공소청… 달라지는 권한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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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형사소송법 시행 이후 경찰 등 수사기관은 수사를 공소청은 공소 제기와 유지를 맡는다. 공소청 검사는 경찰이 송치한 사건을 직접 보완수사하는 대신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게 된다. / 뉴시스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 이후 경찰 등 수사기관은 수사를 공소청은 공소 제기와 유지를 맡는다. 공소청 검사는 경찰이 송치한 사건을 직접 보완수사하는 대신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게 된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두완 기자  검사의 직접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지난달 31일 국회를 통과한 데 이어 4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개정법은 오는 10월 2일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출범에 맞춰 시행된다. 검사가 범죄를 수사하고 기소 여부까지 결정하던 기존 구조를 끝내고 수사는 경찰 등 수사기관이, 공소 제기와 유지는 공소청이 맡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검사의 수사권을 없앤 뒤 경찰 수사의 오류를 어떻게 바로잡을지를 두고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 검사 수사권 삭제… 보완수사는 경찰에 요구

개정법은 형사소송법 제195조에 “검사는 공소제기 및 공소유지를 책임지고, 사법경찰관은 수사를 책임진다”고 명시했다. 검사의 일반적인 수사권을 규정한 제196조는 삭제했다. 이에 따라 공소청 검사는 범죄 혐의를 직접 인지해 수사하거나 경찰이 송치한 사건을 직접 보완수사할 수 없다. 체포·구속·압수수색 등 개별 수사 권한을 규정한 조문에서도 검사를 수사 주체에서 제외했다.

검사의 역할이 공소 제기와 유지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경찰이 신청한 영장을 법원에 청구하고 △송치사건에 대한 보완수사요구 △불송치사건에 대한 재수사요구 △위법한 수사에 대한 시정조치요구를 할 수 있다. 불법 체포·구속 여부를 점검하고 긴급체포를 승인하는 권한도 유지된다. 검사의 수사권은 없애되 경찰 수사에 대한 사법적 통제 기능은 남긴 구조다.

가장 큰 변화는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가 폐지되고 보완수사요구만 남는다는 점이다. 현재는 경찰이 송치한 사건의 증거나 진술이 부족하면 검사가 사건관계인을 직접 조사하거나 추가 증거를 확보할 수 있다. 개정법 시행 뒤에는 검사가 부족한 수사 내용과 이유를 서면에 적어 경찰에 보내고 경찰이 사건관계인을 다시 조사하거나 증거를 추가로 확보한 뒤 그 결과를 공소청에 통보해야 한다. 검사는 경찰이 보내온 기록을 바탕으로 기소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검사는 보완수사를 요구할 때 이유와 내용을 서면에 구체적으로 적어야 한다. 경찰은 요구를 받은 날부터 원칙적으로 1개월 안에 보완수사를 마치고 종합수사 결과와 사건기록을 검사에게 보내야 한다.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1개월 범위에서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보완수사요구 횟수에는 제한을 두지 않았다.

검찰은 범죄를 처음부터 수사하는 직접수사와 경찰 수사의 오류를 바로잡는 보완수사는 구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로 사건 처리가 늦어지고 경찰 수사에 대한 외부 검증 기능이 약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 뉴시스
검찰은 범죄를 처음부터 수사하는 직접수사와 경찰 수사의 오류를 바로잡는 보완수사는 구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로 사건 처리가 늦어지고 경찰 수사에 대한 외부 검증 기능이 약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 뉴시스

담당 경찰관의 적정한 보완수사를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 공소청장은 상급 수사관서나 중수청 등 다른 수사기관을 지정할 수 있다. 경찰이 정당한 이유 없이 요구를 따르지 않으면 직무배제나 징계도 요구할 수 있다. 다만 공소청의 요구가 경찰 소속 기관장의 인사·징계 결정을 직접 구속하는 것은 아니다.

◇ 강화된 요구권, 직접 보완수사 대체할까

민주당은 검사가 송치사건을 직접 보완수사할 경우 수사와 기소의 분리가 형식에 그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보완수사요구의 내용과 처리기한을 법률에 명시하고 필요하면 다른 수사기관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한 만큼 경찰 수사에 대한 통제도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반면 국민의힘과 검찰은 범죄를 처음부터 수사하는 인지수사와 경찰 수사의 오류를 바로잡는 보완수사는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같은 수사기관에 자신의 수사를 다시 맡기면 외부 검증 효과가 떨어지고 공소청과 경찰 사이에서 보완수사요구가 반복되면 사건 처리가 늦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심정희 수석전문위원의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폐지 측은 보완수사도 실질적인 수사여서 공소청에 관련 권한을 남기면 수사·기소 분리 취지가 약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존치 측은 공소시효가 임박하거나 증거가 사라질 우려가 있는 사건에서는 검사가 직접 증거를 보충해야 한다고 맞섰다. 심 수석전문위원은 개정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검사의 기소 판단 절차가 불명확해질 수 있다며 경찰 수사를 견제하고 보완수사요구의 이행을 담보할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개정법은 보완수사권 폐지 이후 검사의 기소 판단을 돕는 장치로 ‘사실관계 확인’ 제도를 신설했다. 공소청 검사는 피의자와 사건관계인, 전문가, 경찰의 의견을 듣거나 관련 자료를 제출받을 수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확보한 진술과 자료는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 검사가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해야 하고 사건관계인은 증거로 남길 진술을 위해 경찰 조사를 다시 받아야 할 수 있다. 사실관계 확인이 직접 보완수사를 어느 정도 대체할 수 있을지는 시행 이후 확인해야 할 쟁점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4일 국무회의에서 수사·기소 분리를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을 “비정상적 형사사법 시스템을 정상화하는 첫 출발이자 사필귀정의 필연적 조치”라고 평가했다. /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은 4일 국무회의에서 수사·기소 분리를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을 “비정상적 형사사법 시스템을 정상화하는 첫 출발이자 사필귀정의 필연적 조치”라고 평가했다. / 뉴시스

◇ 영장청구·특사경 지휘도 재편

검사의 독자적인 영장청구 방식도 달라진다. 송치기록을 검토하던 검사가 체포·구속이나 압수수색 필요성을 발견하더라도 경찰의 신청 없이 직접 법원에 영장을 청구할 수 없다. 먼저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고 경찰이 영장을 신청하면 이를 심사해 법원에 청구해야 한다.

국민의힘과 검찰은 헌법이 검사에게 영장청구권을 부여한 취지에 어긋날 소지가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개정 뒤에도 법원에 영장을 청구하는 주체는 검사다. 헌법상 영장청구권이 경찰 신청을 심사해 청구하는 권한만을 의미하는지 검사가 독자적으로 영장을 청구할 권한까지 포함하는지는 향후 법률적 쟁점으로 남게 됐다.

국민의힘과 검찰은 경찰의 신청 없이 검사가 영장을 청구할 수 없도록 한 것이 헌법상 영장청구권의 취지에 어긋날 소지가 있다고 주장한다. 다만 개정법도 법원에 영장을 청구하는 주체는 검사로 유지했다. 쟁점은 헌법상 영장청구권이 경찰의 영장 신청을 심사해 법원에 청구하는 권한만을 의미하는지 검사가 독자적으로 영장을 청구할 권한까지 포함하는지가 향후 법률적 쟁점으로 남게 됐다.

노동·조세·관세·식품·환경 분야 범죄를 담당하는 특별사법경찰관과 검사의 관계도 ‘수사지휘’에서 ‘상호 협력’으로 바뀐다. 특사경은 검사에게 법률적 지도와 조언을 요청할 수 있고 검사도 필요한 경우 의견을 제시할 수 있지만 종전과 같은 구속력 있는 지휘는 할 수 없다. 수사·기소 분리 원칙을 특사경까지 적용한 것이다. 그러나 수사 경험이 부족한 행정공무원의 위법·부실수사를 누가 점검할 것인지는 과제로 남았다.

이재명 대통령도 개정안을 의결하면서 경찰 권한 비대화에 대한 보완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검사에게 집중됐던 권한을 분산하는 데서 개혁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 수사권을 맡는 기관의 권한 남용도 막아야 한다는 취지다. 개정법의 성패는 검사가 직접 수사하지 않고도 경찰의 과잉수사와 부실수사를 함께 통제할 수 있는지에 달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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