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러면 테스형도, 위즈덤도 생각 안 나지.
KIA 타이거즈 외국인타자 헤럴드 카스트로는 시즌 초반 바깥쪽 코스 공략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범호 감독은 카스트로가 바깥쪽 공에도 시원하게 스윙을 하면 좋겠는데 컨택 위주의 스윙을 한다고 평가했다.

KBO리그가 처음인 외국인타자는 집요한 유인구 승부에 적응하는 기간이 필요하다. 때문에 떨어지는 공에는 어느 정도 약할 수밖에 없다. 거포라면 말할 것도 없다. 대신 다른 코스를 잘 치면 그만이다. 이범호 감독도 그래서 카스트로가 좌측으로도 좋은 타구를 만들어 내길 기대했다.
메이저리그, 마이너리그 모두 2할8푼대 안팎의 애버리지를 쌓았는데, 국내에선 여전히 잡아당길 때 결과가 좋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해 안타 타구 분포도가 가운데와 우측으로 많이 치우쳤다.
그러나 카스트로는 4월 말부터 약 1개월 반 동안 햄스트링 부상으로 쉬면서 KBO리그를 정밀 분석했고, 자신의 컨택 커버리지를 수정하는데 성공했다. 그 결과 카스트로는 6월18일 광주 LG 트윈스전서 복귀한 뒤 1개월 반 동안 꾸준히 좋은 타격을 했다. 좌측으로도 좋은 타구가 종종 나온다.
급기야 30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서는 처음으로 좌측으로 밀어서 홈런까지 쳤다. 물론 라이온즈파크가 타자친화적 구장이긴 하다. 그러나 카스트로가 달라졌다는 걸 확실하게 증명하는 타격이기도 했다. 7회초 2사 2루서 박용재의 바깥쪽 146km 포심을 가볍게 밀어 비거리 105m 투런포를 터트렸다.
다른 구장이라면 2루타가 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올해 좌측으로 만들어낸 2루타는 5개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충분히 의미 있었다. 심지어 스트라이크 존에서 한참 빠진 공이었다. 카스트로의 컨택 커버리지가 넓고, 조정됐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ABS는 좌우가 타이트하다. 이제 투수들은 카스트로가 자유자재로 밀고 당기는 타자라는 걸 알았다. 아무래도 투수들의 가운데 실투를 유도할 확률을 높였다고 봐야 한다. 심지어 변화구 대응능력은 원래 좋은 선수다. KBO리그에서 한 단계 고비를 넘긴 느낌이다.
카스트로는 올해 54경기서 212타수 72안타 타율 0.340 12홈런 46타점 42득점 OPS 0.963 득점권타율 0.333이다. 특히 복귀한 뒤 31경기서 124타수 50안타 타율 0.403 10홈런 30타점 27득점이다. 홈런 생산력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이 선수가 작년에 뛴 패트릭 위즈덤 수준의 거포는 아니다. 아데를린 로드리게스의 임팩트를 보여준 것도 아니다. 하지만, 찬스에서 잘 치고, 애버리지가 보장되는데 장타력까지 나쁘지 않은 건 또 다른 얘기다.

수비와 주루는 별 볼일이 없는 선수다. 포수 빼고 전 포지션을 볼 수 있지만 수비력은 인상적이지 않다. 그러나 타격을 이렇게 해주면 수비와 주루의 약점을 충분히 상쇄한다고 봐야 한다. 8월을 또 지켜봐야 되겠지만, 지난 1개월 반 동안 보여준 모습은 KBO리그 모든 구단이 바라는, 매우 이상적인 외국인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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