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이제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는 활동보다는 실질적인 변화를 평가받는 시대다. 단순히 국제 공시기준을 충족하는 화려한 보고서와 높은 ESG 평가등급만으로는 시장의 신뢰를 어렵다. 포인트경제는 국내 주요 기업의 최근 3년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분석해 ESG의 성과와 한계를 짚어보는 'ESG포인트' 시리즈를 연재한다.
IBK기업은행(은행장 장민영)의 ESG는 최근 3년간 공시 체계와 녹색금융, 정책금융 활동에서는 꾸준한 발전을 보였지만, ESG의 핵심인 거버넌스 변화와 금융의 실질적인 사회·환경적 성과를 입증하는 데는 여전히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ESG 활동과 계획은 크게 늘어난 반면, 이사회가 ESG를 경영 의사결정에 어떻게 반영했는지, 정책금융이 어떤 변화를 만들어냈는지를 보여주는 객관적인 성과지표는 충분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3일 포인트경제가 최근 3년(2024~2026)간 기업은행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ESG 공시는 갈수록 정교한 반면 이사회의 실질적인 ESG 의사결정 변화나 금융배출 감축 성과, 정책금융의 사회·환경적 효과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정량지표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ESG위원회 운영과 국제 공시기준 도입, 녹색금융 확대 등 활동 중심의 설명은 크게 늘어난 반면, 금융 포트폴리오의 변화나 정책금융의 성과를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데이터 제시는 제한적이었다.
△ESG 핵심은 'G'인데…이사회 역할 사례 ‘부족’ 평가
글로벌 ESG 평가의 최근 트렌드는 환경(E)과 사회(S) 성과 역시 결국 이사회의 의사결정 구조와 내부 통제 수준에 좌우된다는 점에서 거버넌스(G)를 핵심 요소로 평가한다.
기업은행은 최근 3년 동안 ESG위원회 운영을 확대하고 ESG추진협의회와 ESG경영부, ESG관리시스템 등을 구축하는 등 ESG 추진 체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또 ESG 과제를 부서 KPI에 반영하는 등 관리 체계도 고도화했다.
반면 보고서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조직과 운영 체계는 강화됐지만 ESG가 실제 이사회 의사결정과 투자·여신 정책에 영향을 미친 사례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ESG위원회 개최 횟수와 안건, 국제 이니셔티브 가입 현황은 상세히 소개됐지만, ESG 리스크(위험요소)가 주요 경영 의사결정에 반영됐는지에 대한 설명은 충분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기업은행 관계자는 "2024년 ESG위원회에서 녹색여신 심사 프로세스 신설을 논의했고,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하반기 녹색여신 제도를 도입했다"며 "정부의 녹색여신 관리지침에 따라 재생에너지 설비와 고효율 에너지 설비 투자 등을 지원하는 제도로, ESG위원회 논의가 실제 제도 도입으로 이어진 사례"라고 설명했다.
다만 보고서만으로는 이러한 이사회 논의가 경영 전반의 의사결정과 금융 포트폴리오 변화로 얼마나 확산됐는지를 종합적으로 확인하기에는 다소 한계가 있었다.
기업은행은 ESG채권과 녹색채권 발행, 기후기술 투자 확대 등에서는 국내 금융권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또 금융배출량을 공개하고 2040년 자체 탄소중립, 2050년 금융배출(Net Zero) 달성 목표도 제시했다.
반면 ESG 금융에서 핵심은 채권 발행 규모보다 자금의 흐름이 실제 산업과 환경에 미친 변화다. 보고서에서는 △고탄소 산업 여신 비중 감소치 △전체 여신 중 녹색금융 비중 변화 △금융 포트폴리오 실제로 전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하기는 쉽지 않았다. 장기 목표는 제시됐지만 단계별 감축 성과와 중간 목표를 보여주는 정량적 설명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녹색금융 확대 양상 자체보다 금융이 산업 전환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여주는 객관적인 데이터가 향후 기업은행의 ESG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정책금융기관다운 ESG…지원 규모보다 '성과' 측정 필요
기업은행 ESG이 가지는 타 은행과의 가장 큰 차별성은 정책금융이라는 점이다. ESG컨설팅과 ESG금융, 창업기업 지원, 소상공인 지원 등은 일반 시중은행과 차별화되는 강점으로 평가된다.
다만 최근 ESG 평가 흐름은 지원 규모보다 지원의 실질적인 효과와 사회적 영향(Impact)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ESG컨설팅을 받은 기업의 탄소배출 감소 효과나 에너지 효율 개선, ESG경영 정착 수준 등 정책금융이 실제 어떤 변화를 이끌었는지를 보여주는 성과지표는 중요하나 기업은행의 ESG 보고서에서 이를 충분히 확인하기 어려웠다.
이에 대해 기업은행 관계자는 "2030년까지 녹색금융 비중을 13%로 확대하는 KPI를 관리하고 있으며 지난해 녹색금융 공급 실적은 4조7000억원으로 목표(3조6000억원)를 웃돌았다"며 "ESG경영 성공지원대출은 대출 이후에도 ESG경영평가확인서를 통해 목표 달성 여부를 점검하고 있으며, 환경정책자금과 에너지이용합리화자금 등을 통해 중소기업의 친환경 전환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국제 공시기준 도입과 ESG 거버넌스 구축, 녹색금융 확대 등에서 분명한 진전을 보였다. 다만 이번 분석에서는 공시 체계의 고도화에 비해 이사회 중심의 의사결정 변화와 금융 포트폴리오 개선 효과, 정책금융의 사회·환경적 성과를 입증하는 정량적 데이터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 ESG 한 전문가는 "최근 ESG 평가는 공시의 양보다 실행의 질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며 "향후 금융회사의 경쟁력은 ESG 활동을 얼마나 많이 했느냐 관점보다 그 활동이 금융 포트폴리오와 고객, 산업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를 객관적인 데이터로 입증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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