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해 한국 경상수지가 사상 처음으로 1000억달러가 넘는 흑자를 기록한 가운데 국가별 온도 차를 보였다. 지난 2020년부터 증가세를 이어오던 대미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6년 만에 감소, 대중 경상수지는 4년 연속 적자를 봤다.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지역별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는 1230억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년(999억7000만달러) 대비 흑자 폭은 230억8000만달러 늘었다.
◆ 대미 지적재산권 지급 늘고 대중 수출 꺾여
대미 경상흑자는 1114억2000만달러로 6년 만에 감소 전환했다. 반도체 등 IT 수출은 늘었지만 글로벌 기업에 주는 상표권·산업재산권 이용료 지급이 급증하며 서비스수지 적자가 커진 탓이다.
상품수지는 1119억8000만달러로, 전년(1092억2000만달러) 대비 흑자폭이 커진 반면, 서비스수지 적자폭은 88억8000만달러에서 146억2000만달러로 확대됐다.

박성곤 한은 경제통계1국 국제수지팀 팀장은 "지난해부터 관세 영향이 크게 나타나기 시작했고 품목 관세 항목을 중심으로 많이 줄었다"며 "첨단 제품 생산이 늘면 지식재산권 사용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이용료 지급 증가도 일부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 대미 경상수지 전망에 대해서는 "반도체 수출 호조세로 대미 경상수지가 늘 것으로 보지만 여전히 관세부과 품목에 대한 수출의 안 좋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중동 분쟁으로 늘어난 미국산 에너지 수입이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짚었다.
대중 경상수지는 253억2000만달러 적자를 냈다. 지난 2022년 적자 전환 이후 4년 연속 적자다. 배당수입은 늘었지만 철강제품과 화공품 수출이 꺾이면서 상품수지 적자가 심화됐다.
박 팀장은 "중국 수출 품목 중 화공품과 철강 제품의 비중이 큰데 글로벌 경쟁 심화로 단가가 많이 떨어지고 있는 영향도 있다"며 "최근에는 중국산 자동차가 많이 들어오고, 중국산 가전 제품과 IT 제품 경쟁력이 많이 올라와 수입은 늘었다"고 말했다.
일본 역시 석유제품 수출 감소와 역대 최대 규모의 방일 여행객 폭발로 인해 203억달러의 적자를 기록, 전년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반면 동남아 경상흑자는 718억4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확대됐다. 반도체 수출 호조와 여행수입 개선으로 서비스수지가 3년 만에 흑자 전환한 점이 주효했다. 유럽연합(EU) 또한 승용차·반도체 수출 호조로 흑자 폭을 244억2000만달러로 키웠다.
중동 경상수지는 유가 하락 덕에 숨통이 트였다. 국제 유가가 12% 이상 떨어지면서 원유·가스 등 에너지류 원자재 수입액이 줄어 적자 규모가 497억5000만달러로 축소됐다. 지난 2024년 배럴당 79.6달러를 기록하던 두바이유는 지난해 69.4달러로 12.8% 낮아졌다.
박 팀장은 "반도체 수출 호조세로 대미 경상수지가 늘 것으로 보지만, 관세 부과 품목에 대한 수출의 안 좋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중동 분쟁으로 늘어난 미국산 에너지 수입이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 '서학개미' 미국 기술주 열풍…해외 증권투자 폭증

한편, 자산에서 부채를 뺀 금융계정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압도적이었다. 지난해 해외증권투자(자산)는 1402억8000만달러 급증해 전년(669억7000만달러) 대비 폭증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과 기술주 중심의 증시 호조 속에 대미 주식 투자가 집중된 결과다. 실제로 전체 해외 주식투자액 중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79.2%에 달했다.
반면 해외직접투자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지원 축소 우려로 미국과 동남아 투자가 줄며 증가폭이 축소됐다. 외국인의 국내직접투자(부채)는 미국 빅테크 기업의 국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158억 달러 증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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