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째 파업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 “경영권 침해 아냐…투명성 확보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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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 전면 파업 사흘째인 3일 오전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 모습이 보이고 있다. /뉴시스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이 사측의 ‘인사권·경영권 침해’ 주장에 대해 “책임을 피하기 위한 프레임”이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3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 삼성바이오로직스지부는 입장문을 통해 “사측이 노조 요구를 인사권·경영권 요구로 규정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노조가) 요구하는 것은 경영권 장악이 아니라, 직원들이 신뢰할 수 있고 경쟁력을 갖춘 정상적인 회사로 돌아가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지난해 11월 불거진 사내 인사 문건 유출을 주요 근거로 제시했다. 해당 문건에는 저성과자 선별 기준과 희망퇴직 유도 방안, 특정 부서에 유리한 고과 배분 정황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회사가 일방적으로 저성과자를 규정하고, 희망퇴직을 통해 지속적으로 직원을 내보내려는 취지의 문서가 발견됐다”며 “인사·재경 등 일부 스태프 부서에는 다른 부서보다 높은 상위고과가 부여되고 있었다는 정황도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을 우회하는 방식의 평가제도 도입 검토, 하위 평가자에 대한 복지 기회 제한 시도 등도 언급하며 “정상적인 인사 운영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직원을 성장의 동반자가 아닌 통제와 배제의 대상으로 보는 접근”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이번 요구가 권한 확대가 아닌 제도 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인사 및 경영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최소한의 견제 장치를 마련하고, 주요 결정이 비공개적으로 이뤄지는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국내와 독일의 노동이사제도를 언급하며 “노동자의 의견을 경영에 반영하는 구조는 이미 제도화된 흐름”이라며 노동자 참여 경영 사례도 제시했다.

노조는 “직원들이 언제든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불안 속에서는 장기적인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며 “회사가 ‘경영권 침해’로 규정하는 것은 책임 회피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어 “목표는 경영권 장악이 아니라, 직원들이 신뢰할 수 있는 정상적인 기업으로의 복귀”라고 덧붙였다.

회사는 파업 첫날인 1일 오후 7시께 입장문을 내고 노조의 요구안에 대해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어려워 교섭에 난항을 겪어왔다"며 "특히 기업의 인사권, 경영권과 직결된 요구사항은 회사 입장에서 수용하기 어려운 요구였기에 협상 접점을 찾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노조의 단체 협약 요구안에는 신규 채용과 인사 고과, 인수합병(M&A) 등에 대해 노조의 사전 동의를 받도록 하는 조항이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 삼성바이오로직스지부는 노동절인 지난 1일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해 이날까지 사흘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계획대로 오는 5일까지 이틀간 추가로 파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노조 측은 전체 조합원 약 4000명 가운데 2800여명이 이번 파업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전체 직원 5455명 기준으로 절반을 웃도는 규모다.

사측은 닷새간의 전면 파업으로 일부 공정이 중단되며 최소 6천400억원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올해 1분기 매출 1조2571억원의 절반 수준이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5808억원)보다 많다.

노사는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중재로 4일 교섭을 재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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