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생실습] 쉽게 휘발되지 않는 이야기… 웃음 타율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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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교생실습’이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 스튜디오 산타클로스엔터테인먼트
영화 ‘교생실습’이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 스튜디오 산타클로스엔터테인먼트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엄청난 포부와 사명감을 안고 모교에 부임한 열혈 교생 은경(한선화 분)은 어느 날 기묘한 분위기의 교내 흑마술 동아리 ‘쿠로이소라’ 소녀들 아오이(홍예지 분)·리코(이여름 분)·하루카(이화원 분)와 마주한다. 

모의고사 전국 1등을 놓치지 않는 이들의 비밀을 쫓던 은경은 그 중심에 요괴 이다이나시(유선호 분)가 자리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방과 후 펼쳐지는 죽음의 모의고사 속에서 은경은 세 소녀를 구해낼 수 있을까.

영화 ‘교생실습’은 수능 귀신에 맞서 죽음의 모의고사를 치르게 된 열혈 MZ 교생 은경과 흑마술 동아리 소녀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단편 ‘버거송 챌린지’ ‘빨간마스크 KF94’, 장편 데뷔작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을 연출한 김민하 감독의 신작으로, 제2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작품상과 배우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았다. 

감독 특유의 재기발랄한 개성이 고스란히 묻어난 작품이다. 특히 ‘학교괴담’이라는 익숙한 소재를 가져오면서도, 상황과 캐릭터에서 비롯되는 코미디를 전면에 내세워 장르를 비트는데, 공포의 강도를 낮추고 유희적인 요소를 강조한 구성이 기존 학원 호러와 결을 달리하는 지점이다.

여기에 메시지도 더해진다. 김민하 감독은 전작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에서 소녀들의 우정을 바탕으로 입시 경쟁 문제를 풀어낸 데 이어 이번 작품에서는 시선을 교생으로 옮겨 교권 붕괴와 사교육 현실까지 확장한다. 장르적 외피 아래 현실적인 문제의식을 함께 밀어 넣으며 쉽게 휘발되지 않는 이야기를 완성한다.

호연을 펼친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한선화·유선호·이여름·이화원·홍예지. / 스튜디오 산타클로스엔터테인먼트
호연을 펼친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한선화·유선호·이여름·이화원·홍예지. / 스튜디오 산타클로스엔터테인먼트

다만 이 영화의 성패를 가르는 지점은 코미디다. 호러와 코미디의 결합을 택했지만, 실제로는 코미디의 비중이 더 큰 작품이다. 그만큼 웃음의 밀도와 타이밍이 중요한데, 초중반부에서는 이 지점이 충분히 살아나지 않는다. 웃음을 유도하는 장면이 반복되지만 타율이 높지 않아 영화의 전체적인 텐션이 쉽게 끌어올려지지 못한다.

특히 개그의 반복이 ‘강화’가 아닌 ‘소모’로 이어지는 순간들이 아쉬움을 남긴다. 웃음이 터지지 않는 장면이 이어지면서 초반부에는 다소 유치하거나 오그라드는 톤을 감내해야 하는 구간이 존재한다.

다행인 건 후반부로 갈수록 균형을 회복하며 일정 부분 재미를 확보한다는 점이다. 이다이나시와 학교에 얽힌 사연이 드러나기 시작하는 시점부터 서사와 장르가 맞물리며 영화가 제자리를 찾는다. 이 구간에서는 웃음의 타율도 점차 살아나고, 전개 역시 흥미를 유지하며 뒷심을 발휘한다.

은경을 연기한 한선화는 특유의 코미디 감각을 바탕으로, 열정과 사명감 가득한 교생의 에너지를 리듬감 있게 소화하며 극의 중심을 단단히 이끈다. 홍예지 역시 흑마술 동아리 ‘쿠로이소라’의 리더 아오이로 분해 과장된 캐릭터들 사이에서 톤을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유선호다. 요괴라는 설정 속에서도 소년 같은 부드러운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그 이면에 서늘한 기운을 함께 드러낸다. 이질적인 두 감각이 겹치며 캐릭터의 매력을 만들어내고 동시에 웃음 포인트까지 책임지며 영화의 장르적 리듬을 살린다. 

김민하 감독은 “시나리오를 쓰며 ‘웃기지만, 우습지는 않은 영화’가 되는 것에 중점을 뒀다”며 “이 영화가 누군가를 지켜줄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러닝타임 95분, 오는 5월 1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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