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중고나라 ‘안심결제’를 이용해 물품을 판매한 이들 사이에서 정산보류 문제를 겪은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이용자들이 거래를 정상적으로 마쳤음에도 판매 대금을 제때 받지 못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중고나라의 정산 기준과 지급 방식에 대한 불신이 커지는 분위기다. 특히 장기간 정산이 보류되는 사례까지 확인되면서, 소비자 보호를 위한 장치가 실효성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고나라 안심결제는 ‘개인 간 거래에서 사기 피해 방지’를 목적으로 중고나라가 운영하는 결제 방식이다. 중고나라는 판매자와 구매자 양측에 모두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중고나라 안심결제는 카드결제도 가능해 개인 간 거래에서 중고물품 구매자는 카드 실적을 쌓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같은 안심결제는 개인 간 거래에서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이점이 부각된다. 다만 중개 역할을 하는 중고나라에서 거래 대금을 판매자에게 즉시 지급하지 않고 정산을 보류하는 상황이 적지 않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비자 A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총 12회의 중고나라 안전결제를 이용했는데, 12회 전부 ‘정산보류’ 문제를 겪었다고 토로했다. 해당 소비자는 지난 1월 16일 자신의 블로그에 “한 달 동안 총 7건의 거래가 있었는데, 7건 전부 정산보류를 겪었고, 한번은 구매자가 구매확정 후 구매후기까지 남겼음에도 정산보류가 됐다”며 “정산보류 이유에 대해 중고나라에서는 ‘자체 이유’라고만 설명해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다”고 글을 남겼다.
이후 이용한 5건의 추가 거래에서도 중고나라 안전결제를 이용했는데, 이 역시 ‘정산보류’를 겪었다. A씨는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니 나처럼 중고나라 안전결제 정산보류를 겪은 사람이 수두룩하다”며 “최근에는 구매자가 구매확정을 했음에도 정산보류가 되고 하루가 지나서야 입금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는데, 더 이상 중고나라 안전결제를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A씨 외에도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중고나라 안전결제 정산보류 피해를 겪은 소비자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이슈는 수년전부터 이어지고 있음에도 해결되지 않는 모습이다.
또 다른 소비자인 B씨는 약 6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정산을 받지 못하다가 중고나라 측에 내용증명을 발송하고 정산을 받은 사례를 전했다.
B씨는 중고나라 안전결제를 이용했다가 6개월 만에 정산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한 커뮤니티에 ‘중고나라 (안전하지 않은) 안전결제 정산 보류, 6개월 만에 정산받은 최악의 후기’ 제하의 글을 작성했다.
B씨는 “중고나라에서 고액(270만원)의 물품을 판매할 때 돈을 못 받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불안감과 제3자 사기가 의심돼 직거래(계좌이체)가 아닌 수수료까지 부담하며 안전결제를 이용했다”며 “1회 거래한도가 100만원으로 설정돼 있어 89만원씩 총 3건으로 나눠 판매했고 문제 없이 거래를 마친 후 구매자는 정상적으로 상품을 받아 3건에 대해 구매확정도 했지만 중고나라에서 정산을 해주지 않아 약 6개월째 정산을 못 받았다”고 설명했다.
B씨의 주장에 따르면 중고나라가 물품 판매 대금을 정산해주지 않은 이유는 ‘이상 거래’로 판단됐기 때문이다. 동일 금액을 반복 거래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 것이다. 이에 B씨는 구매자와의 대화 내용을 중고나라 측에 전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일부 내용이 잘려 보이고, 보낸 물품이 전부 보이지 않는다는 게 중고나라 측의 입장이다.
이에 B씨는 “이상 거래로 판단이 되면 수사기관에 신고하고 정식으로 조사를 진행하라”고 반박했음에도 중고나라 측에서는 여전히 정산을 해주지 않았고, 오히려 ‘구매취소를 해주겠다’는 이해할 수 없는 얘기를 했다. 판매자가 물건을 구매자에게 전달했고, 구매자가 구매확정을 했음에도 ‘구매취소’를 제안한 것이다.
B씨는 결국 ‘내용증명’을 발송하기에 이르렀다. 중고나라 측에 내용증명을 발송한 B씨는 “귀사에 정산금 지급 독촉을 위한 내용증명을 발송했습니다. 본 서신 수령 후 7일 이내 정산이 완료되지 않을 시 수령 여부와 관계없이 즉시 지급명령 신청 및 업무상 횡령 혐의로 형사고소에 착수할 것임을 최종 통보합니다”라는 내용을 문의사항에 남겼다. 중고나라에서는 B씨가 내용증명 발송 및 문의사항을 남긴 날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후 거래 대금 정산을 진행하고 나섰다.
중고나라는 6개월간 고객의 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가 소비자가 법적조치를 취하겠다고 강경 대응을 하자 거래 대금을 정산해 준 모습이다. 뿐만 아니라 B씨는 내용증명에 ‘원금+지연손해금 6% 지급’ 및 ‘불이행 시 민사소송 및 법정이율 12% 청구’를 명시했으나 중고나라에서는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B씨가 안전결제를 이용해 판매대금을 늦게 정산받는 등 피해를 겪었음에도 ‘안전결제 수수료’까지 뗐다.
B씨는 “안전결제 수수료는 ‘안전하고 원활한 정산’을 전제로 지급한 서비스 비용임에도 불구하고 본 건과 같이 장기간 정산이 지연된 경우 해당 서비스가 정상적으로 제공됐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안전을 위해 별도 비용을 부과했음에도 오히려 장기간 자금이 묶이는 결과가 발생한 점은 납득이 어렵고 저는 자금 사용을 제한받는 피해를 입었는데, 중고나라는 손실 없이 자금을 보유하는 등 부당 이득을 취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에 대한 보상 필요성은 충분하다고 생각되는 만큼 지연손해금 및 공제된 안전결제 수수료 반환을 재차 요청한다”고 중고나라 측에 입장을 전달했으나, 중고나라에서는 보상을 거부했다.
그는 “이용자는 자금이 묶여 손해를 보고 있었는데 플랫폼은 아무런 손해 없이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부당이득 아니면 무엇이냐”며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중고나라의 정산보류 피해 사례가 있는데, 상습범”이라고 비판했다.
중고나라 측에서는 반복적인 정산보류 및 장기간 정산보류 이슈에 대해 ‘대부분 거래는 문제가 없지만, 일부 문제가 의심되는 거래에 대해서는 내용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해 정산이 지연될 수 있다’고 입장을 전했다.
중고나라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구매자의 ‘구매확정’이 이뤄지면 정산은 정상적으로 진행되며, 현재 전체 거래의 98% 이상은 구매확정 즉시 문제 없이 정산 절차가 이뤄지고 있다”면서도 “다만 일부 거래의 경우, 구매확정 이후에도 거래 과정에서 비정상적인 결제·거래 패턴이 감지되거나, 약관 위반 또는 부정 이용 가능성이 의심되는 경우(불법현금융통, 도난, 3자 사기 등) 관련 법령 및 이용약관에 근거해 정산이 일시적으로 보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자사의 안심거래는 에스크로 방식으로 이뤄지는 시스템으로, 제3자 금융기관에서 거래 대금을 보유하고 있고, 통신판매중개자인 중고나라는 직접적으로 고객의 돈을 보유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산보류 문제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일부 운영상에서 또는 패턴을 과도하게 설정하면서 나타나는 일부 거래 정산보류로 보이며, 현재 접수되는 민원은 많지 않다”며 “대다수의 이용자가 정산보류를 겪고 있는 것처럼 확대해석이 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본지 취재가 시작되자 중고나라는 6개월 동안 정산을 받지 못한 소비자 B씨에 대해 지연이자 지급 및 안전거래 수수료 환불을 검토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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