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이닝이면 1이닝, 3이닝이면 3이닝.
장현식(31, LG 트윈스)은 2020시즌 트레이드를 통해 NC 다이노스에서 KIA 타이거즈에 합류한 뒤 통합우승한 2024년까지 통산 282경기에 나갔다. 전임 감독들부터 이범호 감독까지 그를 좋아하지 않았던 사령탑은 없었다.

이유는 언제 어떤 상황서도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NC 시절엔 선발로도 나갔지만, 기본적으로 몸이 불펜에 맞다. 불펜에서 몸이 빨리 풀리는 스타일이다. 심지어 오랜만에 나갈 때보다 연투할 때 컨디션이 더 좋다고 본인이 말했을 정도다.
맷 윌리엄스 전 감독이 좀 과도하게 쓰긴 했다. 그러나 김종국 전 감독에 이어 이범호 감독도 장현식을 1년간 알차게 잘 썼다. 기본적으로 필승계투조지만 마당쇠였다. 1이닝이 필요할 때, 긴 이닝이 필요할 때, 이기고 있을 때, 지고 있을 때, 애매한 상황일 때 모두 OK였다. 이범호 감독이 타이트한 상황서 등판 지시를 했는데 그 사이 타선이 터져 굳이 필승조가 필요 없어진 상황도 있었다. 그러나 장현식은 긴장감을 놓지 않고 잘 던졌다.
장현식은 2024시즌을 마치고 4년 52억원 전액 보장 조건을 내건 LG와 손잡고 KIA를 떠났다. 그리고 KIA에 장현식이 떠난지 2년만에 장현식스러운 투수가 들어왔다. 베테랑 이태양(36)이다. 2차 드래프트 1라운드서 뽑은 베테랑 우완이다. 본인도 한화 이글스에 보류선수명단 제외를 요청했고, KIA는 처음부터 무조건 이태양을 뽑는다는 계획이었다.
이태양이 장현식처럼 긴 이닝도, 짧은 이닝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선발도 가능하다. SSG 랜더스가 2022년 와이어 투 와이어 통합우승할 때, 이태양은 시즌 초반 선발로 뛰다 불펜으로 갔다. 불펜에서도 롱릴리프로 뛰다 셋업맨으로 갔다.
현재 이태양의 KIA에서의 롤이 딱 예전 장현식이다. 기본적으로 이범호 감독은 선발투수가 일찍 무너지거나 경기후반 스코어가 벌어질 때, 멀티이닝이 필요한 상황서 이태양을 찾는다. 그런데 이태양은 셋업맨도 당연히 가능하다. 토종 선발진 붕괴에 대비해 당장 긴급 선발투입도 가능할 듯하다. 실제 KIA 선발진은 현재 이의리가 계속 불안하다.
4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서 2이닝을, 이미 스코어가 크게 벌어진 8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서는 3이닝 홀드를 기록했다. 당시 자신이 1이닝을 더 던지면 누군가 한 명이 팔을 풀지 않아도 된다며, 기꺼이 3이닝을 던져 감동을 자아냈다. 그런데 12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과 14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서는 또 1이닝을 소화했다.
현재 KIA 불펜은 정해영(재정비)과 전상현(잔부상)이 잠시 1군에서 빠졌다. 성영탁과 김범수가 더블 마무리를 맡았지만, 그 앞의 상황을 책임지는 확실한 카드가 불분명하다. 결국 이태양과 조상우가 셋업맨 역할을 수행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원래 이 역할에 익숙한 선수들이라서, 전혀 문제가 없을 듯하다. 정해영과 전상현이 돌아오면 다시 필승조 빼고 다 맡는, 슈퍼 마당쇠로 돌아갈 듯하다.

KIA가 이태양을 영입하지 않았다면 시즌 초반 불펜 운영이 더더욱 어려워졌을 듯하다. 연봉 2억7000만원에 한화에 내준 양도금 4억원까지, 6억7000만원을 들여 잘 쓰고 있다. 비용이 과하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지만, 장기레이스에서 이런 투수의 존재감은 무조건 도움이 된다는 게 KIA의 판단이다. 무엇보다 이태양이 이 역할을 기꺼이 소화할 수 있는 팀 퍼스트 마인드를 갖고 있다는 것을 높게 평가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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