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유산 현주소③] 가상자산 투자 느는데… 까다로운 ‘상속 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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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의 출현 이후, 이제는 거래소를 기반으로 한 가상자산 투자가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암호화폐의 출현 이후, 이제는 거래소를 기반으로 한 가상자산 투자가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시사위크=김지영 기자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하면서 새로운 디지털 자산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의 등장으로 암호화폐라는 가상자산이 출현하면서 디지털 자산시장 규모는 급성장하고 있다. 이제는 거래소를 기반으로 다양한 가상자산 투자를 일상적으로 할 수 있는 시대를 맞고 있다.

◇ 고인이 남긴 가상자산, 상속 가능하다

가상자산이란 중앙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블록체인 기술 기반으로 유통되는 무형 자산을 의미한다. 비트코인·이더리움 같은 암호화폐, 대체불가능토큰(NFT) 등이 이에 포함된다.

금융위원회의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거래 가능 이용자 수는 지난해 상반기 처음으로 1,000만명을 넘어섰고, 같은 해 하반기에는 3% 증가한 1,113만명을 기록했다.

연령대별로는 30대(26.8%)와 40대(26.7%)가 가장 많았고, 이어 △50대(19.4%) △20대 이하(19.0%) △60대 이상(8.1%) 순이었다. 특히 50대는 2022년 15%에서 2025년 하반기 19.4%로 증가하면서 조사 이래 처음으로 20대 이하 비중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60대 이상도 4%에서 8.1%로 두 배 이상 늘었다.

그렇다면 가상자산은 소유자가 사망할 시 어떻게 처리될까. 가장자산은 ‘디지털 유산’의 범주에 포함된다. 경제적 가치를 가진 자산인 만큼 현행법상 상속가능 자산으로 분류된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조는 ‘피상속인에게 귀속된 재산 중 금전으로 환산 가능한 경제적 가치가 있는 법률상 또는 사실상의 권리’에 대한 상속·증여를 포괄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원화로 바꿀 수 있는 가상자산도 이에 포함된다.

이는 가상자산에 대한 상속·증여세를 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국세청장 고시 사업자(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상장 코인은, 상속개시일·증여일 전후 각 1개월, 총 2개월간의 일평균가액 평균액을 기준으로 평가해 세율을 적용한다. 이외 거래소에만 상장된 코인은 해당 거래소 공시 일평균가액, 어디에도 상장되지 않은 경우에는 취득가액 등 합리적인 방법으로 평가한다.

다만 가상자산은 피상속인의 자산 보유 현황을 사전에 파악해두지 않으면 상속 절차가 매우 까다롭다. 예금과 같은 일반 자산은 금융감독원의 ‘상속인 금융거래 통합조회 시스템’이나 행정안전부의 ‘안심상속 원스톱 서비스’에서 보유 현황을 조회할 수 있지만, 가상자산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 자산보유 현황 모르면 확인 절차 까다로워

가상자산을 보유하는 방식은 거래소 지갑(수탁형)과 개인 지갑(비수탁형) 두 가지로 나뉜다. / 픽사베이
가상자산을 보유하는 방식은 거래소 지갑(수탁형)과 개인 지갑(비수탁형) 두 가지로 나뉜다. / 픽사베이

그렇다면 상속받을 가상자산은 어떻게 찾아야 할까.

우선, 가상자산을 보유하는 방식은 거래소 지갑(수탁형)과 개인 지갑(비수탁형) 두 가지로 나뉜다. 국내 투자자들은 전자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중앙화 거래소(CEX)가 자체 지갑에 자산을 보관하고 프라이빗 키도 거래소가 관리하는 방식이다. 은행 계좌에 돈을 맡기는 구조와 유사하다.

따라서 거래소에 피상속인의 계정 보유 여부를 확인하고, 상속 관계를 입증하면 상속인 본인의 해당 거래소 계정으로 자산을 이전받을 수 있다. 실제로 업비트·빗썸 등 국내 주요 거래소는 가족관계증명서, 사망진단서, 상속인 신분증 사본 등 필요 서류와 함께 상속 절차를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수많은 거래소를 일일이 확인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데다 개인지갑에 보유한 자산은 더욱 파악하기는 어렵다. 또, 블록체인 기술의 특성상 개인 지갑의 프라이빗 키 또는 시드 문구를 모른다면 접근할 수 없다.

◇ ‘통합조회’ 안 돼 거래소에 각각 확인해야… 생전에 준비 절차 필요

그렇다면 가상자산 보유 여부를 알 수 있는 통합조회 시스템은 왜 없을까. 이는 지금까지 정부가 가상자산 보유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이 크다. 또 개인지갑의 경우, 중앙 서버 없이 분산 저장되는 블록체인 기술 특성도 작용했다.

다만 앞으로 가상자산에 대한 체계적인 정보 파악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2024년 12월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를 내용으로 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2027년 1월 1일부터 각 거래소는 국세청에 분기별 거래 내역을 보고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2027년부터는 CARF(암호화자산 정보교환 규정)의 적용을 받는 56개국의 해외 거래소 거래 내역도 국세청이 파악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는 가상자산을 통한 세금 탈루 혐의를 포착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어, 이 정보를 상속인 등 제3자가 조회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의 입법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게다가 국회에서 소득세법 개정안을 놓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어 앞으로 조회하는 것이 가능해질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가상자산 시장이 커지면서 가상자산의 재산적 가치는 주목을 받고 있다.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면, 생전에 상속 및 증여 절차를 인지하고 미리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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