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금리 하락은 통상 금융회사에 호재로 꼽히지만, 카드업계에서는 예외다. 조달비용이 낮아지는 만큼 카드론·현금서비스 금리도 함께 떨어지며 수익성이 오히려 압박받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12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금리 하락 국면에서는 카드사 수익성이 오히려 둔화될 수 있다. 조달금리가 낮아지는 긍정 효과가 있는 반면,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금리도 함께 하락하면서 이자수익이 동시에 줄어드는 구조가 작동한다.
이 같은 특징은 카드론 비중이 높은 카드사일수록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우리카드는 카드론 자산이 약 4조원 수준으로 전체 자산의 약 30%를 차지한다. 현금서비스와 리볼빙 등 단기·고금리 금융자산까지 포함하면 카드대출 자산 비중은 40% 내외에 이르게 된다.
반대로 금리 상승기에는 고금리 자산을 통해 수익을 확보할 수 있지만, 동시에 조달비용 부담과 연체율 상승 압력이 함께 커진다. 최근 카드업계 업황 악화는 고금리 장기화에서부터 시작됐다.
금리 상승기와 하락기 모두에서 수익성 둔화 압력을 받는 구조인 셈이다. 반면 KB국민카드는 상대적으로 균형 잡힌 자산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고 있어 금리 변화에 따른 수익성 변동성이 제한적인 구조로 평가된다.
◇ 은행계 카드사, 안정성 뒤에 숨은 ‘구조적 한계’
이러한 포트폴리오 차이는 개별 카드사의 전략 차이로 보일 수 있지만, 은행계 카드사 전반이 유사한 영업 구조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공통의 한계를 지닌다. 이 같은 구조적 제약은 상품 경쟁력과 외형 성장 측면에서 한계로 이어진다. 실제로 국민카드는 지난해 현대카드에 추월당하며 삼성·신한·현대카드로 이어지는 ‘3강 체제’ 밖으로 밀려났다.

은행계 카드사는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갖는 대신, 공격적인 성장 전략을 구사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기존 고객 활용에는 강점이 있지만 신규 고객 유입을 빠르게 확대하기 어렵다. 상품 경쟁 역시 금리와 혜택 중심으로 수렴되면서 차별화 여지도 제한적이다.
여기에 카드론 등 금융 수익은 규제로 성장 여력이 제약되고, 결제 부문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이 낮아지는 환경이 겹치면서 외형 확대가 곧 이익 성장으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적 특성이 나타난다.
결국 은행계 카드사들은 카드론 등 금융자산 확대에 의존할 수밖에 없으며, 카드사별 차이는 그 의존 강도의 차이일 뿐 금리 환경 변화에 따른 리스크에 노출된다는 점은 동일하다.
반면 현대카드와 삼성카드 등 비은행계 카드사는 카드론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고, 신용판매와 PLCC·데이터 기반 수익 비중이 높은 구조를 보인다. 이 때문에 금리에 따른 이자수익 감소 영향은 은행계 카드사 대비 제한적인 편이다.
◇ 금리 내려도, 올라도 부담…카드사 ‘이중 압박’ 구조
결과적으로 은행계 카드사들은 금리 방향과 무관하게 수익성과 건전성 부담이 반복되는 구조에 놓여 있다.
신용평가사들도 이를 구조적 리스크로 보고 있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카드론 중심 자산 구조는 금리 방향과 관계없이 수익성과 건전성 모두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금리 하락기에도 수익성 개선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신평사 역시 “은행계 카드사의 경우 안정적인 고객 기반을 바탕으로 영업은 가능하지만, 성장 과정에서 금융자산 의존도가 높아지는 구조적 특성이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결국 카드사들은 상승기에는 연체와 조달비용, 하락기에는 수익성 둔화가 동시에 작용하며 ‘이중 압박’이 상시화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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