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할 수 없는’ AI 시대… 노동 구조 변화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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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민주노총 초청 간담회에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민주노총 초청 간담회에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인공지능(AI)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노동계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AI 도입이 결과적으로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생존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를 ‘피할 수 없는 문제’라고 규정하면서도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한 기술 도입 차원의 문제가 아닌 노동의 개념과 가치, 노동시장의 구조 변화가 뒤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어떤 식으로 변화에 적응해 나갈 것인지가 과제가 될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10일 청와대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간담회를 갖고 노동 현장의 의견을 청취했다. 이 자리에서 민주노총 측은 AI 도입으로 인한 일자리 상실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AI가 위험한 일이나 어려운 일, 야간 노동을 대신해 준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면서도 “자동화라고 하는 것이 곧 일자리 상실이라는 역사적 경험 속에서 우려가 많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노동 현장에서 보면 노동을 다 대체하는 것을 정부가 밀어붙이는 게 반노동적으로 보일 수 있다”면서도 AI 전환은 ‘피할 수 없는 길’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단순히 이를 반대하는 것만으로는 문제를 피할 수 없고, 노동계에서 관련한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당부했다. 노동계의 논의를 기반으로 수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정부 정책으로 시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AI 전환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노동계의 불안도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앞서 현대자동차가 2028년까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미국 내 신공장에 도입하고 2030년까지 작업 범위를 확대한다고 밝히자, 현대차노조는 ‘합의 없이는 단 한 대도 들어올 수 없다’며 반기를 든 게 대표적인 장면이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흘러오는 거대한 수레를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AI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의 영역으로 들어왔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지난 3월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에서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전시되어 있다. / 뉴시스
지난 3월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에서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전시되어 있다. / 뉴시스

◇ 노동시장 변화 불가피… ‘이익 분배’ 대안도

물론 노동계라고 이러한 ‘변화’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노동 현장에서 AI 도입이 일자리 감소는 물론 ‘노동 구조의 전면적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는 만큼 ‘일자리 정책’ 차원을 넘는 종합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2023년 발간한 ‘인공지능으로 인한 노동시장의 변화와 정책방향’ 보고서에서 이르면 2030년 이후에는 거의 모든 직종에서의 대부분 업무의 자동화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는데, 노동시장 구조의 변화가 없다면 청년 일자리 감소, 일자리 양극화 등의 우려가 뒤따를 것으로 전망했다. AI 전환에 따른 노동 구조의 변화는 필수적 과제라는 점을 유추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피할 수 없는 변화 앞에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는 당면한 과제다. 일각에서는 AI가 생산하는 이익을 모두가 공유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기도 한다. 송관철 한국노동사회연구위원은 지난 3월 발간한 ‘피지컬 AI 시대와 노동시장의 과제’에서 “피지컬 AI 등 AI를 인간의 노동시장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노동권을 보호하고 이익을 공유하는 행위는 AI 도입에 따른 성과가 특정 세대나 집단의 전유물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미래 노동시장을 만들기 위한 기준을 수립하는 과정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피지컬 AI의 도입은 일자리의 변화가 아니라 완전한 소멸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그간의 대책과는 달라야 한다”며 “단순히 일자리 정책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사회안전망, 노동권, AI로 발생하는 기업의 초과 이윤을 (안 들림) 환수할 건가의 문제까지 종합적인 논의와 대책이 필요하지 않은가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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