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오너 3세 신유열 각자대표가 이끄는 롯데바이오로직스에 그룹 차원에서 오는 2030년까지 4조6000억원이 투입되지만 그 첫걸음인 송도 제1공장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8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매출 감소로 규모마저 줄었는데, 오히려 신규 공장이 열릴 예정으로 생산력 확대의 이중고에 직면했다.
신유열 대표의 경영 능력은 이제 '수주 성과'라는 시험대 위에 올랐다.
오는 8월 준공 예정인 롯데바이오로직스 인천 송도 제1공장은 12만 리터 규모의 항체의약품 생산 설비다. 약 8750억원을 투입했고 글로벌 위탁생산개발(CDMO) 시장 진입을 위한 핵심 거점으로 활용될 계획이다. 상업 생산은 시험 가동과 승인 절차를 거쳐 내년 2분기부터 이뤄질 전망이다.
이런 생산력 확대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려면 사전 수주 확보가 절실하다. 하지만 현실은 지난 2022년 인수한 미국 시러큐스 공장의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 물량이 최근 축소되면서 기존 매출 기반마저 흔들리고 있다.
실제로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지난해 매출은 1961억원으로 전년 2344억원 대비 16.3% 감소했다.

여기에 신규 수주 확보가 지연되면서 매출 회복 흐름도 제한적인 상태다.
수주 공백은 재무 부담으로 이어졌다.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지난해 별도 기준 영업손실은 1326억원으로 전년(전년 801억원) 대비 확대됐다.
이에 대해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현재 매출은 시러큐스 공장에서 발생하는 물량이 대부분인데, 이 물량이 전년 대비 줄어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들어 미국과 일본 제약사와 계약을 체결한 점은 긍정적인 신호다. 다만 두 계약 모두 시러큐스 공장 생산 물량에 기반한 것으로, 계약 금액이나 규모, 기간 등 핵심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당장 준공이 임박한 송도 1공장에서 생산할 수주 물량이 전무한 셈이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신규 수주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계약 체결 사실 자체를 강조할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며 “통상 의미 있는 규모의 계약이라면 금액이나 물량 일부라도 공개하는 경우도 있다는 점에서, 이번 계약이 가동률을 좌우할 수준인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경쟁 환경도 부담 요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비롯해 글로벌 CDMO 업체들이 증설을 이어가는 가운데, 후발주자인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가격 경쟁과 수익성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하는 상황이다.
CDMO 사업은 품질 관리와 규제 대응 역량이 핵심인 산업인 만큼 가격 경쟁만으로는 글로벌 고객사를 확보하기 쉽지 않다는 점도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송도는 1공장인 만큼 고객사들이 실제 시설을 확인한 이후 계약을 검토해야하는 상황으로 현재로서는 선수주는 없다”고 말했다.

결국 신 부사장의 리더십과 그룹 신사업 전략, 미국 시러큐스와 송도 공장의 수주 여부가 향후 롯데바이오로직스 사업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앞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그룹 차원의 자금 지원을 바탕으로 생산 기반을 빠르게 구축해 왔다. 신동빈 회장이 바이오를 유통·화학 이후를 잇는 미래 성장축으로 제시한 이후, 2022년 롯데바이오로직스 출범을 기점으로 2030년까지 총 4조6000억원 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다.
2024년 말에는 신유열 부사장이 제임스 박 대표와 함께 각자대표로 선임되며, 그룹 핵심 신사업인 바이오를 직접 총괄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오너 3세가 신사업 전면에 배치된 첫 사례기도 하다.
신 부사장은 롯데지주 전략 컨트롤 조직에서도 중추 역할을 맡고 있어, 그룹 전반의 신사업과 글로벌 전략을 함께 총괄하는 위치에 있다. 바이오 사업이 그룹 차원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시러큐스 공장에서 임상 단계 물량을 확보하고, 송도 공장에서 상업 생산으로 이어가는 ‘듀얼 사이트 전략’을 통해 고객사 관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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