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두완 기자 촉법소년 제도를 둘러싼 논쟁이 22대 국회에서 다시 입법 경쟁의 형태로 번지고 있다. 단순히 처벌을 강화할 것인지의 문제가 아니라, 형사책임의 기준 자체를 바꿀 것인지, 아니면 기존 기준을 유지한 채 대응 방식을 바꿀 것인지에 대한 선택의 문제로 확장된 모양새다. 현재 국회에 발의된 법안들은 크게 두 갈래다. 즉 ‘연령 하향’과 ‘처벌 강화’라는 서로 다른 접근법으로 나뉜다.
◇ 형사책임 확대 vs 선별적 처벌
연령 하향론은 촉법소년 기준을 현행 만 14세 미만에서 12세 또는 13세로 낮추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국민의힘 이종배 의원은 ‘형법’과 ‘소년법’을 동시에 개정해 형사미성년자 기준을 12세 미만으로 낮추는 강경안을 내놨고, 더불어민주당 서영교과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 등은 13세 기준으로 조정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공통된 문제의식은 분명하다. 소년범죄의 양상이 과거와 달라졌고, 강력범죄 비중이 높아진 상황에서 기존 연령 기준으로는 대응이 어렵다는 판단이다. 특히 ‘촉법소년이라 처벌받지 않는다’는 인식이 범죄 억제력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연령 하향론의 핵심 논거로 작용한다.
반면 처벌 강화론은 전혀 다른 방향을 제시한다. 김용민 의원이 대표 발의한 소년법 개정안은 연령 기준 자체를 건드리지 않는다. 대신 특정한 강력범죄를 저지른 소년에 대해서는 보호처분 중심의 기존 틀에서 벗어나, 형사사건에 준하는 처벌이 가능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사형이나 무기형을 선고할 수 없는 소년범의 특성을 고려해 유기징역 상한을 높이고 가석방 요건을 강화하는 한편, 재범이나 교사·미수 범죄까지 형사처벌 가능 범위를 넓히는 내용이 포함됐다. 범죄의 성격과 위험성을 기준으로 처벌 수위를 조정하겠다는 접근이다.
이종배 의원이 별도로 발의한 특정강력범죄 처벌 특례법 개정안 역시 같은 맥락에 놓인다. 이 법안은 연령을 낮추기보다 살인·강도 등 중대 범죄에 한해 소년을 보호 대상이 아닌 처벌 대상으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둔다. 즉, 소년법 체계를 전면 수정하기보다 특정 범죄에 대해 예외적으로 강한 처벌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연령 하향이 ‘문턱을 낮추는’ 접근이라면, 특례법과 처벌 강화안은 ‘문턱은 유지하되 내부 기준을 바꾸는’ 방식으로 볼 수 있다.
제22대 국회의 입법 논의는 ‘몇 살부터 처벌할 것인가’라는 단순한 기준 설정을 넘어, 소년사법 체계를 어디까지 형사처벌 중심으로 이동시킬 것인지에 대한 방향 설정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 연령 하향안은 형사책임의 범위를 넓히는 데 초점을 맞추고, 처벌 강화안은 강력범죄와 재범 등 특정 유형에 대한 대응 수위를 높이는 데 방점을 둔다. 같은 문제를 놓고 서로 다른 해법이 제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두 흐름은 대립하면서도 동시에 결합 가능성도 제기된다. 연령을 13세로 낮추는 동시에 특정강력범죄에 대해서는 성인에 준하는 처벌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다만 이 경우에도 형사책임 연령을 어디까지 낮출 것인지, 처벌 강화가 실제 재범 억제로 이어질 수 있는지에 대한 논쟁은 여전히 남는다. 제도 변화가 곧바로 범죄 감소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기 때문이다.
촉법소년 논쟁의 본질은 ‘나이’에만 있지 않다. 보호와 처벌 사이의 균형을 어디에 둘 것인지, 그리고 소년범죄를 어떤 방식으로 통제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선택의 문제다. 제22대 국회에 제출된 법안들은 그 선택지를 제시하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어떤 기준이 한국 사회의 현실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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