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두완 기자 6·3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서울시장 선거 구도도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아직 후보 확정 단계에 이르지 않았지만, 최근 두 달 사이 공개된 여론조사와 정치 행보를 함께 놓고 보면 눈에 띄는 장면이 있다.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은 여론조사에서 상대적으로 앞서는 흐름을 보이고 있는 반면, 국민의힘으로 출마선언이 예상되는 오세훈 서울시장은 정치적 존재감과 현직 프리미엄을 바탕으로 다른 방식의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지지율과 정치 행보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는 모습은 서울시장 선거 초반 구도의 특징으로 읽힌다.
◇ 정원오, ‘정책 메시지’ vs 오세훈, ‘정치 메시지’
최근 두 달 사이 발표된 서울시장 관련 여론조사를 보면 정 전 구청장이 오 시장을 상대로 우세하거나 접전을 보인 결과가 이어졌다. 방송사들이 실시한 전화면접 조사에서는 격차가 크지 않았다. 2월 14일 발표된 조사에서는 정원오 44%, 오세훈 31%로 나타났고(케이스탯리서치 조사·KBS 의뢰, 2월 10~12일 조사), 같은 시기 다른 조사에서는 정원오 40%, 오세훈 36%로 집계됐다(코리아리서치 조사·MBC 의뢰 2월 11~13일 조사). 또 다른 조사에서는 정원오 38%, 오세훈 36%로 나타났다(입소스 조사·SBS 의뢰, 2월 11~13일 조사). 대부분 오차범위 안팎에서 경쟁하는 모습이지만, 정 전 구청장이 앞서는 결과가 반복된 점은 눈에 띄는 대목이다.
다만 조사 방식에 따라 격차의 폭은 크게 달라졌다. 자동응답 방식(ARS)으로 실시된 일부 조사에서는 두 사람의 여론조사 차이가 두 자릿수로 벌어지기도 했다. 1월 27일 발표된 조사에서는 정원오 50.5%, 오세훈 40.3%로 나타났고(조원씨앤아이 조사·스트레이트뉴스 의뢰, 1월 24~25일 조사), 또 다른 조사에서는 정원오 47.5%, 오세훈 33.3%라는 결과가 나왔다(조원씨앤아이 조사·스트레이트뉴스 의뢰, 2월 7~8일 조사).
가장 최근 조사에서는 정원오 55.8%, 오세훈 32.4%로 격차가 더 벌어진 수치도 제시됐다(조원씨앤아이 조사·스트레이트뉴스 의뢰, 2월 28일~3월 1일 조사). 이처럼 조사별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이유로는 조사 방식과 질문 구조, 응답률 차이 등이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전화면접 조사에서는 격차가 상대적으로 작게 나타나는 반면 ARS 조사에서는 차이가 크게 나타나는 경향이 확인된다.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정 전 구청장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흐름을 보이는 장면이 많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이 수치를 그대로 선거 판세로 해석하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서울시장 선거는 전국 정치 지형과 맞물리는 상징성이 큰 선거다. 게다가 현직 시장이 출마하는 경우 여론 흐름이 빠르게 변하는 사례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은 유권자 규모가 크고 정치적 관심이 높은 지역인 만큼 선거 국면이 본격화되면 지지율 변동 폭도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론조사 수치와 별개로 두 인물의 정치 행보는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정 전 구청장은 비교적 빠르게 선거 준비에 들어갔다. 그는 성동구청장직을 내려놓고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화한 뒤 정책 메시지와 선거 캠프를 중심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방행정 경험을 앞세워 서울시정에 도전하겠다는 메시지를 강조하며 당내 경선 구도에서도 존재감을 확대하려는 모습이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서울시장 후보 경쟁이 여러 인물 사이에서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여론조사 수치를 곧바로 본선 경쟁력으로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반면 오 시장의 행보는 다소 다른 결을 보인다. 현직 서울시장이라는 위치 자체가 이미 강력한 정치적 자산이기 때문이다. 그는 시정 운영을 이어가면서도 중앙 정치와 맞닿은 메시지를 던지는 방식으로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는 지방 행정 선거이면서 동시에 전국 정치의 상징성이 큰 자리기 때문에 오 시장의 행보는 단순한 지방선거 전략을 넘어 정치적 영향력과도 연결되는 측면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현직 프리미엄이 여전히 강력한 변수”라는 말도 나온다.
두 사람의 전략 차이는 정치적 위치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정 전 구청장은 도전자다.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선거 프레임을 선점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따라서 선거 준비와 메시지 경쟁에 집중하는 전략이 자연스럽다. 반대로 오 시장은 이미 서울시정을 책임지고 있는 현직 시장이다. 선거 준비만으로 존재감을 만들 필요가 없는 만큼 정치적 메시지와 시정 운영을 병행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같은 선거를 향하고 있지만 전략의 방향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편 오 시장은 아직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공천 신청을 하지 않은 상태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단순한 출마 여부 문제라기보다 당내 쇄신 요구와 맞물린 정치적 메시지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오 시장은 최근 국민의힘 내부를 향해 변화와 혁신 필요성을 거론하며 당의 방향성에 대한 문제 제기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공천 절차보다 당의 체질 개선을 먼저 요구하는 듯한 행보가 이어지면서, 오 시장의 움직임이 향후 국민의힘 내부 정치와 선거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기사에서 인용된 여론조사는 조원씨앤아이(스트레이트뉴스 의뢰), 케이스탯리서치(KBS 의뢰), 코리아리서치(MBC 의뢰), 입소스(SBS 의뢰)가 서울 거주 18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다. 조사 방식은 무선 ARS 또는 무선 전화면접이며, 표본수는 약 800명 안팎이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5%포인트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질문 문항 등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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