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입법을 둘러싼 극한 여야의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3차 상법 개정안과 사법개혁 3법 등 쟁점 법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하자,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맞불을 놨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 ‘필리버스터 정국’은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내달 3일까지, 7박 8일간 이어질 예정이다. 다만 민주당 등 범여권의 의석수로 필리버스터 강제 종료 및 법안 처리가 가능해 쟁점 법안 처리는 사실상 시간 문제가 될 전망이다.
◇ 민주당, ‘쟁점 법안’ 강행… 국힘, ‘필리버스터’ 맞불
24일 국회 본회의에선 7박 8일간의 ‘필리버스터 정국’이 시작됐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저희는 오늘부터 민생입법 대장정을 시작한다”며 “1분 1초가 절박한 민생 회복과 사회대개혁의 골든타임 앞에서 우리 민주당은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할 일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날 본회의엔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3차 상법 개정안’이 우선 상정됐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곧장 필리버스터를 신청하며 현재 본회의에선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의 반대 토론이 진행 중이다.
또 국민의힘은 본회의에 상정되는 모든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로 맞선다는 방침이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작금의 현실은 특정 다수당이 밀실에 모여 당정청 회의니 의원총회니, 자기끼리 뚝딱하면 나머지 과정은 모두 무의미해진다. 이런 국회, 이런 입법이 과연 존재해야 하는지 하는 생각이 든다”며 민주당을 비판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본회의 전안건에 필리버스터를 한다는 것에 특별한 반대가 없었다”고 전했다.
따라서 민주당 등 범여권의 의석수만으로 필리버스터를 강제 종료시키고 법안 처리를 할 수 있는 만큼, ‘법안 상정→필리버스터→필리버스터 강제 종료→법안 처리’의 과정이 2월 임시국회가 마무리되는 내달 3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우선 3차 상법 개정의 경우, 오는 25일 오후에 본회의에서 처리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후 민주당은 형법 개정안(법 왜곡죄),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재판소원법), 법원조직법 개정안(대법관 증원법) 등 사법개혁 3법을 처리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개헌의 첫 관문인 ‘국민투표법 개정안’과 전남·광주 행정통합 특별법, 지방자치법 개정안, 아동수당법 개정안을 순서대로 처리할 방침이다. 이처럼 민주당이 쟁점 법안 처리를 강행하는 이유는 입법 성과를 내는 게 지방선거 최고의 전략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다만 행정통합법 일부인 충남·대전과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은 처리를 보류하기로 했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2개 법안에 대한 추가 논의를 이어가기로 하면서다.
천준호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본회의 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법사위에서 전남·광주 특별법만 처리되고, 충남·대전과 대구·경북 특별법은 보류된 점을 언급하며 “자리보전의 혈안이 된 국민의힘 지자체장들과 지방의회가 앞장서서 막고 정략적 계산에 눈이 먼 국민의힘 지도부가 끝까지 합의에 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전남·광주를 먼저 통합하고 시간을 갖고 추가적인 논의를 더 할 것을, 그리고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2월 임시국회까지 시간이 있는 만큼, 2개 법안에 대해 국민의힘과 재논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민주당이 2개 법안에 대한 속도 조절에 나선 데는 일방적으로 법안 처리를 강행할 경우 지방선거를 앞두고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 ‘사법개혁’ 두고 신경전 격화
이러한 가운데 사법개혁 3법을 둘러싼 여야의 신경전도 고조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의 사법개혁 추진은 대미투자특별위원회 회의까지 여파가 이어졌다.
이날 대미투자특위는 입법 공청회와 함께 전체회의를 열어 소위원회 구성과 법안 상정에 나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사실상 사법개혁 등 쟁점 법안과 특위 진행을 연계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법안 상정이 무산됐다.
국민의힘 소속 대미투자특위 위원들은 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이 대한민국 대신 ‘이재명 대통령 살리기’를 선택했다”며 “정부·여당은 대미 관세 문제에 대해 초당적으로 협력하려는 야당을 무시한 채, 이른바 ‘이 대통령 구제법’이라 불리는 위헌적인 ‘사법개악 3법’ 등을 일방 처리하는 등 국회 독재를 일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국민의힘 태도에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국힘에서 대미투자특위 관련해 갑자기 (국민의힘 소속) 위원장이 관계 장관 출석을 보류시켰고, 법안 상정과 소위원회 구성도 미루고 있다”며 “이유는 저희(민주당)가 사법개혁 관련된 법안을 처리하면 대미투자특별법을 잡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말 막가자는 것”이라며 “이건 국익과 직결된 문제고 아무리 전쟁 중에도 이 문제는 따로 나와서 처리해야 할 문제다. 어떤 상황에서도 대미투자특별법을 갖고 발목을 잡는다는 막 나가는 행동은 공당에서 할 수 없다”고 직격했다.
사법부도 사법개혁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전날(23일) 사법개혁안에 대해 “헌법 개정 사항에 해당할 수 있는 중대한 내용”이라며 “국민에게 직접 피해가 갈 수 있는 문제”라고 했다. 또 대법원은 오는 25일 사법개혁 대응을 위한 전국 법원장회의를 소집하기도 했다.
Copyright ⓒ 시사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