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정부가 촉법소년의 연령을 하향하는 방안을 본격 검토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국무회의에서 이 문제에 대한 ‘공론화’를 지시하면서다. 일부 미성년자들이 촉법소년임을 악용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사례가 적잖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올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촉법소년 연령 하향 문제와 관련한 법무부의 보고를 받았다. 이진수 법무부 차관은 “형사미성년자의 범죄가 증가하고 그 양상도 흉포화되며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까지 계속 발생하여 형사미성년자 제도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이 있어 왔다”며 “이제는 형사미성년자 기준 연령 하향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현행법상 만 14세 미만의 경우 형사미성년자로서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책임을 지지 않는다. 다만 만 10세 이상부터 14세 미만의 경우 촉법소년으로 분류돼 ‘소년법’의 적용을 받는다. 가장 강한 수준의 보호 처분일 경우 ‘소년원 송치’가 가능하지만, 형벌이 아니기에 형사 전과는 남지 않는다. ‘처벌’보다는 ‘교육·교화’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일반 형사 처벌과 차이가 있다.
그러나 촉법소년의 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데다가, 촉법소년임을 악용하는 사례까지 심심찮게 등장하면서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더욱이 현재의 ‘소년’의 정의가 형법 제정 당시인 1953년을 기준으로 하고 있는 만큼 현재의 상황과 맞지 않다는 점도 연령을 하향해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가 되고 있다. 이 차관 역시 이날 “형사미성년자 범행의 사건 수가 증가하고 죄질도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사법정보공개포털에 공개된 ‘촉법소년 법원접수 건수’는 △2021년 1만2,502건 △2022년 1만6,836건 △2023년 2만289건 △2024년 2만1,478건 △2025년 2만2,143건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법무부는 형사미성년자의 연령을 현행 만 14세에서 만 13세로 1살 낮추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13세냐 12세냐, 14세냐 이건 결국 결단의 문제 같다”고 했다.
◇ 이재명 대통령 “두 달 후 결정”
촉법소년의 범죄 행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제도 정비의 필요성이 정치권 안팎의 공감대를 얻는 분위기지만, 일각에서는 우려도 존재한다. 형사미성년자 규정 자체가 소년의 ‘건전한 육성’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데, 과도한 ‘엄벌주의’가 오히려 이같은 목적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성장기에 있는 소년을 교도소로 보낼 경우 오히려 범죄를 학습하는 결과와 같은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이 일례다.
현재 한국의 ‘소년법’이 그렇게 가벼운 수준만은 아니라는 평가도 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촉법소년 연령기준 현실화의 쟁점’에 따르면, 일본의 경우 한국과 형사책임연령이 동일하지만 소년원 송치처분은 대략 12세 이상부터 가능하다고 한다. 한국의 경우 촉법소년 대상인 만 10세 이상부터 소년원 송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해외의 사례보다 강한 규정을 갖고 있는 셈이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소년 사건 관련해서 그 아이의 실패는 사회의 실패라는 이야기가 있다”며 “연령 하향 문제를 결정함에 있어서 사회의 실패를 인정하기 위해 우리 사회가 소년들에게 안전하고 행복한 사회라고 하는 비전을 보여줬는지, 먼저 우리가 최선을 다했는지 점검해 봐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 공론화 장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일리 있는 지적”이라며 “두 달 정도 후에 우리가 결론을 내기로 하자”고 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제가 보기엔 압도적 다수의 국민들이 한 살은 최소한 낮춰야 되지 않느냐 이런 의견이 있는 것 같다”며 “숙의 토론을 해서 결과도 보고 국민 여론도 보고 과학적 논쟁을 거쳐 두 달 후에는 결정을 하도록 (하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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