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업권의 구조 개편에 착수했다. 자산 규모에 따라 지배구조와 건전성 규제를 차등 적용하고, 기업금융 기능은 확대하는 '투트랙' 개편이 골자다.
금융위원회는 23일 서울 마포구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최고경영자(CEO) 정책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저축은행 건전 발전방안'을 발표했다.

◆자산 20조 이상 단계적 소유 규제 도입
우선 자산 규모별 대주주 지분 상한을 도입한다. 자산 20조원 이상은 50%, 30조원 이상은 34%, 40조원 이상은 15% 이내로 최대주주 지분을 제한하는 방안이다. 올해 하반기 상호저축은행법 개정을 통해 도입을 추진한다.
현재 저축은행 최대주주 평균 지분율은 94.0%(2025년 6월 기준)다. 자산 5조원 이상 5개사는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최대주주 지분이 모두 100%다. 지난해 3분기 기준 △SBI저축은행은 14조5854억원 △OK저축은행은 12조5956억원 △한국투자저축은행은 9조62억원 규모다.
금융위는 "최근 5개년 평균 성장률이 유지될 경우 일부 저축은행이 5년 내 20조원 규모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선제적으로 규제 틀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대형사엔 은행급 건전성…배당 제한 근거 신설
대형 저축은행에는 은행 수준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산정 방식을 단계적으로 도입한다. 신용리스크 측정 방식을 세분화·고도화, 시장·운영리스크도 향후 반영할 계획이다.
자본보전 완충자본 제도를 도입해 BIS비율이 규제비율보다 2%포인트(p) 이상 미달할 경우 이익배당을 제한한다. 경영 건전성 저해 우려 시 자본금 증액, 배당 제한 등을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한다.
기업여신은 현행 연체·부도 기준 외에 미래채무상환능력(FLC)에 따른 자산건전성 분류를 선택 적용하도록 해 신용위험 평가를 강화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일부 대형 저축은행은 이미 지방은행이나 인터넷은행과 유사한 규모로 성장했다"며 "규모에 걸맞은 책임성과 건전성 기준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견기업까지 대출 확대…온투업 연계 허용
기업금융 기능은 확대한다. 영업구역 내 여신비율 산정 대상에 중견기업을 포함해 대출 대상을 기존 개인·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까지 넓힌다.

저축은행 기업대출의 45.2%(2025년 9월 기준)가 부동산·건설업에 집중된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개인사업자 신용대출에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 연계투자를 허용, 사잇돌대출 내 개인사업자 전용 상품 분리도 검토한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부동산업·건설업 대출을 제외한 중·대형사의 법인·개인사업자 차주별 금액 한도는 일부 상향한다. 특히 비수도권 소재 차주는 법인 10억원, 개인사업자 5억원을 추가 상향한다.
◆예대율 조정으로 비수도권 여신 우대
예대율(원화대출금/원화예수금) 산정 방식도 바뀐다. 수도권 대출 가중치는 100%에서 105%로 상향, 비수도권은 95%로 하향한다. 1년 유예 후 적용된다.
이는 수도권 대출은 실제보다 5% 더 반영해 부담을 키우고, 비수도권은 5% 적게 반영해 부담을 낮추는 구조다. 다만 업계가 요구해 온 영업구역 제한 완화는 이번 방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 위원장은 "저축은행은 거점지역 단위에서 전국 단위까지 서민금융기관으로서 역할과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가증권 한도 완화·직불카드 독자 취급
대형 저축은행의 유가증권 보유 한도는 두 배로 확대된다. 주식은 자기자본의 50%에서 100%로, 비상장주식·회사채는 10%에서 20%, 집합투자증권은 20%에서 40%로 상향한다. 다만 초과 보유분에는 위험가중치를 상향한다.
최근 2개년도 연속 BIS비율 13% 이상을 유지하고 최근 2년간 중징계 이력이 없는 경우 독자적으로 체크카드(직불)나 모바일 쿠폰(선불)을 취급할 수 있다.
◆소형사 부담 완화·부실관리 체계 정비
소형 저축은행은 BIS비율 12% 이상, 연체율 4% 이하인 경우 외부감사 수검 주기를 분기에서 반기로 완화한다.
중앙회 부실채권(NPL) 자회사 'SB NPL 대부'는 자산관리회사로 전환한다. 예수금 모니터링 시스템에 가용자금 보유 현황을 포함하고, 회전식 예금 등 금리 변동 요인을 반영해 유동성 관리체계도 고도화한다.
이 위원장은 "단기 수익 중심 영업에서 벗어나 실물경제와 지역사회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는 금융업권으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라며 "이번 방안이 구조적 전환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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