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라임경제] 지난해 코스피가 75% 급등하며 사상급 랠리를 기록한 가운데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상장주식 가치가 1300조원을 넘어섰다. 연간 9조원 넘게 순매도했음에도 지수 급등에 따른 평가이익이 크게 불어나며 보유액은 1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상장주식 가치는 1326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말 673조7000억원 대비 96.9% 늘어난 규모다.
외국인 보유주식이 국내 증시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7.0%에서 30.8%로 3.8%포인트 확대됐다. 시장 내 외국인 영향력이 다시 커진 셈이다.
매매 흐름만 보면 외국인은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9조2000억원을 순매도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국내 증시 전체 시가총액이 1963조원에서 3478조원으로 77% 이상 급증했다.
특히 외국인 투자 비중이 높은 전기·전자 업종이 128% 급등하며 보유주식 가치 상승을 견인했다. 반도체 중심 랠리가 평가차익 확대의 핵심 동력이 됐다는 분석이다.
국적별로는 미국 자금의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미국 투자자의 국내 상장주식 보유액은 546조원으로 1년 전 272조원 대비 100.6% 증가했다. 전체 외국인 보유액 가운데 미국 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40.4%에서 41.2%로 상승했다.
미국에 이어 △영국 144조원 △싱가포르 88조원 △룩셈부르크 70조원 △아일랜드 58조원 △호주 47조원 △네덜란드 44조원 △노르웨이 36조원 △캐나다 34조원 △케이맨제도 30조3000억원 △중국 30조2000억원 순으로 보유 규모가 컸다.
국가별 매매 흐름은 엇갈렸다. 아일랜드와 미국은 각각 6조9000억원, 4조5000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영국과 싱가포르는 각각 8조1000억원, 7조2000억원을 순매도했다. 노르웨이, 네덜란드(2조6200억원), 호주(2조6000억원), 스위스(1조원) 등도 매도 우위를 보였다.
거래 규모 기준으로는 영국 자금의 활동이 압도적이었다. 지난해 영국 투자자의 매수·매도 합산 거래대금은 1031조원으로 전체 외국인 거래의 46.2%를 차지했다. 케이맨제도는 296조원(13.3%), 미국은 263조원(11.8%)으로 뒤를 이었다.
케이맨제도와 함께 몰타, 버뮤다 등 조세회피처 자금도 각각 7330억원, 6430억원 규모의 거래를 기록했다. 영국계 헤지펀드와 조세회피처 자금은 단기 매매 성향이 강한 반면, 미국 자금은 상대적으로 장기 투자 비중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결국 지난해 외국인 수급은 '팔면서도 보유액은 늘어나는' 구조였다. 코스피 급등과 반도체 랠리가 만들어낸 평가이익이 외형을 키운 결과다. 향후 지수 조정 여부와 반도체 업황 흐름에 따라 외국인 자금 방향성도 다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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