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민당 ‘압도적 승리’에 동북아 정세 촉각

시사위크
다카이치 사나에(가운데) 일본 자민당 총재가 지난 2025년 10월 21일 일본 임시 국회 중의원 본회의에서 제104대 총리로 선출된 후 박수로 축하하는 의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도쿄=AP/뉴시스
다카이치 사나에(가운데) 일본 자민당 총재가 지난 2025년 10월 21일 일본 임시 국회 중의원 본회의에서 제104대 총리로 선출된 후 박수로 축하하는 의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도쿄=AP/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지난 8일 치러진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정치적 기반이 공고해졌다. 무엇보다 ‘강한 일본’을 강조해 온 다카이치 총리가 일본을 전쟁 가능한 국가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에 속도를 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동북아의 긴장감도 고조될 조짐이다.

◇ 자민당 ‘압도적 승리’에 ‘우경화’ 우려

일본 자민당은 지난 8일 중의원 선거에서 전체 465석 중 316석을 확보하며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자민당의 연립 정당인 일본유신회가 36석을 확보한 것까지 합치면 총 352석이다. 자민당 스스로도 헌법 개정 발의 요건(310석)에 부합하게 됐는데, 이는 태평양 전쟁 종전 이후 처음이다. 다카이치 총리의 국정 운영에 강력한 힘이 실렸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결과에 국제사회의 이목은 집중되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에게 힘이 실린 만큼 그의 우경화 작업이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후 줄곧 ‘강한 일본’을 내걸고 강력한 안보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 왔다. 일본의 안보 정책의 근간이 되는 ‘3대 안보 문서’를 재개정하고 방위비 증액, 국가정보국 신설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일본의 행보는 ‘전쟁 가능한 국가’로의 전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다카이치 총리는 전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헌법 개정은 당의 기본 노선”이라고 언급한 바 있는데, 이는 일본 헌법 9조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른바 ‘평화헌법’의 핵심 조항이다. 전쟁과 무력행사를 영구히 포기하고, 전력 보유를 금지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데, 다카이치 총리는 앞서 헌법에 자위대를 명시하는 데 긍정적 입장을 보이며 헌법 개정의 필요성을 시사한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달 13일(현지시간) 나라현 회담장에서 한일 공동언론발표를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달 13일(현지시간) 나라현 회담장에서 한일 공동언론발표를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 뉴시스

물론 일본의 중의원 과반 확보만으로 헌법 개정을 완성할 수는 없지만, 다카이치 내각의 이러한 강경 기조는 동북아의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중일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이 추구하는 노선 자체가 결과적으로 중국을 염두에 두고 있는 모양새기 때문이다. 이는 자민당 압승 결과에 중국이 보인 반응으로도 증명된다. 중국 외교부는 다카이치 내각의 강경 안보 정책을 ‘군국주의’로 규정 “군국주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긴장감이 고조된 동북아 정세 속에 우리 정부의 외교력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다카이치 총리와 자민당의 압승을 축하하며 “‘힘을 통한 평화’ 의제를 이행하는 데 위대한 성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일본이 추구하는 노선에 힘을 실어주는 듯한 발언을 내놓으면서, 중국 견제를 위한 양국 간 공조가 강화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한국에 대한 동참을 압박할 가능성이 없지 않은 셈이다.

정부의 실용외교 난이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적극적 정세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9일 X(구 트위터)에 “다카이치 총리님의 중의원 선거 승리를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총리님의 리더십 아래 일본이 더욱 발전하길 기원한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도 우리의 신뢰와 유대를 바탕으로 한일 양국이 보다 넓고 깊은 협력을 이어가길 바란다”며 “머지않은 시일 내 다음 셔틀외교를 통해 총리님을 한국에서 맞이하길 기대한다”고도 부연했다. 일본 내 정치 상황과 무관하게 한일 협력이 지속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Copyright ⓒ 시사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일본 자민당 ‘압도적 승리’에 동북아 정세 촉각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