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다시 관객의 놀이터로”… ‘휴민트’ 류승완 감독의 출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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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민트’로 뭉친 (왼쪽부터) 조인성·신세경·류승완 감독·박정민·박해준. / NEW
‘휴민트’로 뭉친 (왼쪽부터) 조인성·신세경·류승완 감독·박정민·박해준. / NEW

시사위크|건대입구=이영실 기자  류승완 감독의 신작 ‘휴민트’가 설 연휴 극장가를 정조준한다. 첩보 액션의 스케일과 인물의 선택과 감정이 교차하는 묵직한 서사, ‘류승완표’ 액션의 진화까지. 극장에서 관람해야 할 이유를 분명히 제시하는 작품이 될 전망이다.

12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영화 ‘휴민트’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연출을 맡은 류승완 감독과 배우 조인성·박정민·박해준·신세경이 참석해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휴민트’는 비밀도, 진실도 차가운 얼음 바다에 수장되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이들이 격돌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영화 ‘밀수’ ‘모가디슈’ ‘베테랑’ ‘베를린’ ‘부당거래’ 등을 연출한 류승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배우 조인성·박정민·박해준·신세경 등 매력과 실력을 겸비한 배우들이 주인공으로 나서 기대를 모은다. 

‘휴민트’는 ‘베를린’ ‘모가디슈’에 이은 류승완 감독의 해외 로케이션 3부작이다. 북한과 러시아의 접경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사건의 단서를 찾기 위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인 네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감독의 무대를 한층 더 확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류승완 감독이 돌아왔다. / NEW
류승완 감독이 돌아왔다. / NEW

류승완 감독은 블라디보스토크의 한기를 스크린에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라트비아 로케이션 촬영을 택했다. 공간이 주는 현실성을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 블라디보스토크와 가장 유사한 환경을 가지고 있는 라트비아를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라트비아 수도 리가를 중심으로 약 3개월간 다양한 장소에서 촬영이 진행됐다. 도심의 거리부터 해안가의 항구와 다리, 드넓은 폐쇄 공항까지 라트비아의 공간들은 영화의 몰입감을 높이는 주요한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베를린’ 이후 다시 한번 라트비아 현지 스태프와 협업한 류승완 감독은 “10년 전보다 실력이 굉장히 많이 좋아졌더라”며 “눈밭 위에서 드래프트하는 장면이 있는데 보고 깜짝 놀랐다. 한국 무술감독과 스턴트맨들도 저런 카 스턴트는 처음 본다고 하더라. 영화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한 여자 스태프가 있었는데 그 친구의 어머니가 ‘베를린’ 제작부였다고 하더라. 인상적이었다”는 일화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공간적 리얼리티 위에서 ‘휴민트’가 다루는 핵심은 인물들의 선택과 감정이다. 복잡하게 얽힌 인물들의 관계성을 보여주면서도 이들이 어떤 선택을 해 나갈지 궁금증을 유발한다. 류승완 감독은 “감정의 상태, 관계의 깊이나 복잡함 같은 것들을 배우들이 되게 풍부하게 잘 표현해줬다”며 “관객이 보기에 감정적 깊이와 감정의 파도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류승완표’ 액션도 빼놓을 수 없다. 다수의 작품에서 화려하고 강렬한 액션 시퀀스로 관객을 매료해 온 류승완 감독은 이번 ‘휴민트’에서도 액션에 남다른 공을 들였다. 특히 매 장면, 그리고 인물 간의 관계와 성향에 따라 달라지는 액션 스타일로 캐릭터의 서사에 더욱 집중하게 만든다. 

조인성이 류승완 감독과 세 번째 작업한 소감을 전했다. / NEW
조인성이 류승완 감독과 세 번째 작업한 소감을 전했다. / NEW

‘모가디슈’ ‘밀수’에 이어 ‘휴민트’까지 류승완 감독과 함께한 조인성은 “소위 ‘각’이라든지 손을 뻗을 때 느낌이라든지 맞았을 때 리액션이라든지 그런 것들을 굉장히 디테일하게 잡아 나가는 분이다. 몸을 사리면 오케이를 받을 수 없었다”고 액션 촬영 과정을 떠올렸다. 이어 “액션 시범을 감독님이 직접 하기 때문에 라트비아 팀도 깜짝 놀라더라. (류승완 감독이) 그러니까 우리가 더 몸을 사릴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박정민 역시 “나도 액션 영화를 몇 번 해봤지만 이번에는 임하는 자세가 달랐다”며 “감독님 마음에 들려면 조금 더 심도 있게 연습해야 했다. 또 감독님이 현장에서 자꾸 나만 보면 달려들어서 합기도 기술을 걸었다. 멀리서 보면 조카 괴롭히는 삼촌 같았겠지만 가까이서 보면 기술을 가르쳐주는 거였다. 굉장히 열심히 배웠다”고 액션 열정을 불태울 수밖에 없었던 류승완 감독의 현장을 돌아봤다.

조인성은 ‘휴민트’의 국정원 블랙요원 조과장을 연기한다. 조과장은 국제 범죄의 정황을 추적하기 위해 블라디보스토크로 파견돼 현지에서 북한 식당 종업원 채선화(신세경 분)와 접선하게 되는 인물이다.

조인성은 류승완 감독과의 세 번째 작업에 대해 “보통 작품이 아니라 해외에서 오랜 체류 기간을 통해 작업했고 그러면서 더 가까워졌고 서로를 잘 알다 보니 이번 역시 감독님이 요구하고 원하는 것에 대한 정보를 더 빨리 알 수 있지 않았나 싶다”고 전했다. 이어 “나 뿐만 아니라 배우들 각자의 책임감이 있었고 자신의 롤들이 생겼기 때문에 서로 앙상블이 잘 맞았고 그래서 현장이 잘 돌아가지 않았나 싶다”고 탄탄한 팀워크를 자신했다. 

조과장의 액션에 대해서는 “품위 있게 보이려고 노력했으나 쉽진 않더라”고 겸손하게 답하면서 “최선을 다했다. 총을 쓸 수 없을 때 총을 활용해서 하는 액션 신들도 있는데 그런 장면들을 기대해주면 좋을 듯하다”고 기대 포인트를 짚었다. 

박정민의 변신도 기대된다. / NEW​
박정민의 변신도 기대된다. / NEW​

박정민도 ‘밀수’에 이어 다시 류승완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극 중 북한 국가보위성 조장 박건을 연기한다. 박건은 새로운 임무를 받고 블라디보스토크에 파견된 인물로, 냉철한 판단력과 기민한 움직임으로 성과를 쌓아왔지만 우연히 만난 채선화로 인해 마음에 균열이 일기 시작한다.

박정민은 캐릭터에 대해 “감정적인 균열을 느끼면서 그 이후에 나오는 액션과 그 전에 취하는 액션들이 조금 다르다”며 “선화와의 감정도 그렇고 조과정과의 브로맨스, 황치성과도 감정적 교류가 있다. 감정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 사람이 한 사람으로 인해서 처절해져가는 모습을 한번도 보여드린 적이 없는 것 같은데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새로운 얼굴을 예고해 기대감을 높였다. 

류승완 감독은 “조과장과 박건이라고 성을 정해놓은 것은 조인성과 박정민, 두 배우가 출발이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밀수’에서 두 배우와 같이 작업하면서 완전히 전면에 내세워서 영화를 찍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남았다. 스크린 안에서 매력을 한껏 뽐내게 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조인성, 박정민이 이 영화의 출발이었음을 전했다.

박해준의 변신도 기대된다.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북한 총영사 황치성 역을 맡아 영화를 한층 입체적으로 완성한다. 황치성은 자신을 감시하기 위해 블라디보스토크로 넘어온 북한 보위성 조장 박건과 대립하게 된다. 권력에 대한 욕망에 사로잡혀 예측 불가능한 행동을 일삼으며 극의 긴장감을 자아내는 인물이다. 

이번 작품으로 류승완 감독과 처음 만난 박해준은 “되게 디테일하게 연기에 대해 짚어주는 부분들이 있었고 항상 화면으로 보면 그것이 옳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좋았다. 칭찬도 많이 받았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또 “이 역할이 그냥 나쁜 악당이 될 수도 있었는데 조금 더 다채로운 모습을 가진 악당이 될 수 있게 감독님과 이야기하면서 풀어나갔다”고 캐릭터 구축 과정을 전했다. 

박해준(왼쪽)과 신세경도 함께한다. / NEW​
박해준(왼쪽)과 신세경도 함께한다. / NEW​

신세경은 영화 ‘휴민트’의 마지막 퍼즐 채선화 역으로 함께한다. 채선화는 블라디보스토크에 위치한 북한 식당의 종업원으로, 정보원을 제안하는 조 과장을 비롯해 박건, 황치성까지 모든 인물들과 얽히고설켜 있는 인물이다. 신세경은 “모든 관계 안에서 핵심이 되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그 캐릭터들과 조화를 잘 이루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선화 자신도 목적을 갖고 움직이지만 캐릭터들과 만남, 그 상황 안에서 하모니를 이루기 위해 신경을 썼다”고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을 밝혔다. 

류승완 감독은 신세경의 열연에 만족감을 표하며 기대를 당부했다. 류승완 감독은 “포토제닉한 이미지를 갖고 있고 목소리도 매력적이라 좋아하던 배우였는데 이번 작업하면서 놀랐던 것은 굉장히 성실하다는 거다. 성실하게 준비하고 진지하게 임한다”고 했다. 

이어 “전작들을 통해 북한 사투리에 대해 나도 학습된 게 있는데 신세경이 처음 사투리를 구사함에도 불구하고 아주 디테일한 발음까지 정확하게 구현했고 심지어 노래를 부를 때도 그 기운을 묻히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고 덧붙였다. 또 “촬영하는 내내 단단했다. 힘든 것도 있었을 텐데 전혀 내색하지 않았다. 카메라 앞은 물론 뒤에서도 아주 큰 도움이 됐다”고 거듭 칭찬했다.

끝으로 오는 2월 설 연휴를 앞두고 극장가에 출격하는 류승완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서 극장이라는 곳을 다시 관객들의 놀이터로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며 “극장이 관객의 것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마무리하겠다. 곧 찾아뵙겠다”고 진심을 전했다. 2월 1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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