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저속노화'로 유명한 정희원 저속노화연구소 대표(서울특별시 건강총괄관)로부터 스토킹 혐의로 고소당한 전 위촉연구원 A씨가 반격에 나섰다. A씨 측은 "이번 사안은 스토킹 사건이 아니라 고용·지위 기반 권력관계에서 발생한 위력에 의한 성적 폭력과 저작권 침해 문제"라며 입장문을 발표했다.
A씨 법률대리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혜석은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사안을 불륜이나 사적 갈등, 스토킹 프레임으로 축소하는 것은 사건의 본질을 심각하게 왜곡하는 것"이라며 "핵심은 사용자 지위를 이용해 반복적으로 성적인 요구를 했고, 피해자는 해고가 두려워 이 요구에 응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저작권 침해"라고 밝혔다.
입장문에 따르면 A씨는 정희원 대표의 추천과 영향력 아래 서울아산병원에서 연구과제 위촉연구원으로 채용돼 2024~2025년 두 차례 근무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정희원 대표와 1:1 종속적 근무 구조에 놓여 있었고 채용, 교용 유지, 업무 배분과 평가, 경력, 전망 전반에 대한 결정권이 사용자인 정희원 대표에게 주어진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정희원 대표의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엑스(X·구 트위터) 계정을 기획·운영하며 게시물 문안 작성과 업로드, 멘션·DM 관리까지 도맡았고, 7만여명이 가입한 '저속노화' 온라인 커뮤니티 역시 직접 개설·관리했다고 밝혔다.
A씨 측은 "이러한 관계 속에서 정희원 대표는 피해자에게 본인의 성적 요구 및 성적 취향에 부합하는 특정 역할 수행을 지속적으로 요구하였고, 이러한 요구는 일회적 우발적인 사건이 아니라 피해자의 근무 기간 전반에 걸쳐 시시때때로 반복적으로 이루어졌다"고 주장했다.
또한 "피해자가 중단 의사를 표시하자 정희원 대표는 자살 가능성, 사회적 낙인, 해고 가능성 등을 언급하며 압박했다"며 "이는 개인적 친밀성의 문제가 아니라 고용·지위 기반의 위력에 의한 성적 폭력(Gender-Based Violence)"이라고 강조했다.
A씨 측은 정희원 대표가 주장한 '이혼 요구'에 대해서도 "정희원 씨에게 이혼을 종용한 사실이 없다. 오히려 정희원 씨가 배우자 및 처가에 대한 비난과 불만을 지속적으로 토로해 A씨가 멈춰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있다"라며 "정희원 씨가 '이혼 요구' 등으로 왜곡하는 서술은 전형적인 2차 가해"라고 밝혔다.
A씨 측은 이번 사안의 또 다른 핵심으로 저작권 침해 문제를 들었다. 올해 6월 출간한 '저속노화 마인드셋'은 애초 정희원 대표와 A씨의 공동저자 계약으로 출발했으며, A씨가 수개월에 걸쳐 출판사 사무실에 직접 출근해 원고를 집필하고 편집자에게 제출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동저자 계약은 정희원 대표 요청으로 중도 해지됐고, 이후 A씨의 동의 없이 단독 저서로 출간됐다고 주장했다.
스토킹 신고와 관련해 A씨 측은 "문제가 된 방문은 저작권 침해 협의를 위한 단발적인 방문"이라며 "반복적·지속적 접근이나 추적 행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연락이 차단된 상황에서 협의 의사를 전달하려 한 방문을 스토킹으로 신고했다는 것이다. 스토킹 잠정조치 역시 범죄 사실을 인정한 판단이 아니라 임시적 보호조치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A씨 측은 "이번 사안은 고용·지위 기반 성적 폭력과 저작권 침해가 결합된 구조적 문제"라며 "이를 개인적 갈등이나 스토킹 프레임으로 축소하는 것은 또 다른 피해를 낳는다"고 했다. 이어 "사실관계를 왜곡한 주장과 일방적 언론 대응이 계속될 경우 저작권 침해, 무고, 명예훼손 등과 관련한 형사 고소를 포함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정희원 대표를 대리하는 법무법인 한중은 17일 스토킹처벌법 위반과 공갈미수 등 혐의로 A씨를 고소한다고 밝혔다.
한중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30대 여성인 A 씨는 정 대표가 서울아산병원에 재직할 당시 함께 일했던 연구원으로, 정 대표가 지난 6월 30일 병원을 떠나면서 A 씨와의 위촉연구원 계약도 해지됐다. A 씨는 정 대표의 연구와 논문 작성 과정에서 자료 조사 등 보조업무를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중은 A 씨가 지난 7월부터 정 대표를 지속적으로 스토킹을 했다고 주장했다. A 씨가 정 대표의 유튜브 스튜디오에서 ‘내가 없으면 너는 파멸할 것’이라며 폭언하고, 정 대표 아내의 직장에도 찾아가 위협했다는 게 한중의 설명이다. A 씨는 정 대표의 저서 ‘저속노화 마인드셋’에 대한 저작권 지분과 금전을 요구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A씨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6월까지 사적으로 교류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A씨가 ‘부인과 이혼한 뒤 자신과 결혼해 달라’고 요구하는 등 집착과 스토킹이 반복됐다. 해당 사실을 아내에게 알린 이후 현재 부부가 공동으로 법적 대응에 나선 상황”이라고 밝혔다.
정 대표는 “최대한 원만하게 해결하고자 했으나, 2년간의 모든 수익을 합의금으로 요구하고 사회적으로 매장하겠다고 협박하는 등 행위가 도를 넘었다”며 “향후 모든 상황을 공식적으로 투명하게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한중 측은 “정 대표의 사회적 지위를 약점으로 삼아 사생활 유포를 빌미로 금전적 이익을 취하려 한 행위는 중대한 범죄”라며 “법에 따라 엄중히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정 대표는 tvN '유퀴즈 온 더 블록', '생로병사의 비밀' 등에 출연해 노인 건강 인식 개선과 노화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는 노년 건강 전문가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