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아픈 손가락’은 옛말…‘부코핀은행’ 부실채권 털고 흑자 ‘반전’

마이데일리
KB뱅크 내부 모습 /KB뱅크 홈페이지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KB국민은행 인도네시아 법인 KB뱅크(옛 부코핀은행)가 3개 분기 연속 누적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KB뱅크는 국민은행 자회사로 편입 후 4년 연속 순이익 적자를 기록한 데다, 연이은 금융사고로 KB금융그룹 내 ‘아픈 손가락’으로 통했다. 그러던 KB뱅크가 이재근 KB금융 글로벌사업부문장의 진두지휘 아래 올해 부실대출(LAR·Loan at Risk) 비율을 큰 폭 개선, 4년 만에 정상화 궤도에 올라선 모습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뱅크의 올해 3분기 현지 회계 기준 누적 순이익은 2650억루피아(IDR, 약 232억원)로 집계됐다. 올해 1·2분기 누적 순이익(각각 3420억·3730억IDR) 흑자에 이어 3개 분기 연속 흑자 행진이다. 2020년 7월 국민은행 편입 이후 수년간의 적자가 올해 들어 완전히 뒤집힌 셈이다.

KB뱅크 5년간 누적 당기순이익 추이 /최주연 기자

실적 반전의 핵심은 대규모 부실자산 정리다. KB뱅크의 1일 이상 연체된 LAR 비율은 2021년 말 65.1%에 달했다. 전체 대출의 절반 이상이 부실 채권으로 분류됐다는 의미다. 개명 전 명칭인 부코핀은행은 부실채권으로 2023년까지 손실이 총 1조5000억원 집계됐고 반복된 금융사고로 현지 금융당국으로부터 28번의 제재를 받았다.

집중적인 부실채권 소각 노력이 성과로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KB뱅크는 2023년과 2024년 경영 정상화를 위한 대규모 부실채권 소각에 집중, 올해 3분기 말 LAR 비율을 23.7%까지 낮췄다. KB뱅크는 올 연말까지 LAR 비율을 15% 수준으로 낮춘다는 방침이다.

LAR 비율 개선은 이자수익 회복으로 직결됐다. 부실이 심할 때 정상적으로 이자를 납부하는 차주가 적어 이자이익 창출이 곤란하기 마련이다. 건전성 지표가 나빠진 탓에 외부 예금 유치도 힘들어 조달 비용만 높아지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현재는 정상 대출 비중 확대로 이자수익이 크게 증가했으며, LAR 매각 이익과 대손충당금 환입도 순익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KB뱅크 실적 턴어라운드 키 잡은 이재근

KB뱅크의 실적 ‘턴어라운드’를 이재근 KB금융지주 글로벌사업부문장의 묘수가 통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2022년부터 작년까지 국민은행장을 지냈던 이 부문장에 대해 업계는 3연임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실적과 소비자보호, IT 강화마저 모두 잡은 행장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부코핀은행 부실이 이 부문장에게는 풀지 못한 숙제로 남았고, 이는 이 부문장 인사를 ‘결자해지’ 코드로 분석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재근 KB금융 글로벌 부문장/뉴시스

KB금융이 이 부문장에게 글로벌사업 총괄을 맡긴 데 대해 당시 ‘좌천 인사’라는 뒷말이 나오기도 했지만 행장 임기 내 해결하지 못한 부코핀은행 부실(누적 손실 1조5000억원)에 대한 경영 역량 시험대라는 의견이 업계 중론이었다.

지난 8월에는 기존 공식 명칭마저 부코핀은행에서 KB뱅크로 변경하며 본격적인 탈바꿈을 예고했다. 현지 시장에서의 브랜드 신뢰도 제고와 KB 이미지 강화를 위한 전략적 조치로 풀이된다.

◇우량자산 중심 현지 밀착형 경영 속도

국민은행은 올해 처음으로 현지인인 쿠나르디 다르마 리에 행장을 선임하며 ‘현지 밀착형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KB뱅크의 정상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32조 IDR에서 올해 3분기 말 34조1000억 IDR로 약 2조1000억 IDR 증가했다. KB뱅크는 약 10% 수준인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을 연말까지 9%, 내년에는 6~7%로 낮추겠다는 방침이다.

쿠나르디 행장은 “양적 성장보다 우량자산 중심의 포트폴리오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며 “경쟁력 있는 산업과 우량 차주에 자금을 우선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B뱅크는 신용도가 높은 기업 위주의 자금 지원을 당분간 지속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 상위 100대 기업을 비롯해 현지 진출한 현대자동차와 LG, CJ, 한화, CGV, KT&G 등 국내 대기업에 대한 영업도 늘릴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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