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지상파 10% 드라마 딱 3편, 연말 시상식 열기도 뻘쭘 [MD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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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두 자리 수 시청률을 기록한 지상파 드라마인 '나의 완벽한 비서', '보물섬', '귀궁' / SBS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2025년의 지상파 드라마는 조용히, 그리고 씁쓸하게 마무리되고 있다. 연말 결산의 시기가 다가왔지만, KBS·MBC·SBS 중 시청률 두 자릿수를 넘긴 작품은 고작 세 편 뿐이다. 그마저도 모두 SBS에 쏠렸다.

올해 SBS는 사실상 지상파 드라마 시청률의 마지막 보루였다. 한지민·이준혁 주연의 '나의 완벽한 비서'가 최고 시청률 12%를 기록하며 호평 속에 종영했다. 달콤한 로맨스와 탄탄한 연출이 조화를 이룬 작품으로, "오랜만에 'SBS표 로코'의 품격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어 '보물섬'(박형식·허준호)은 복수와 모험을 섞은 장르물로 남성 시청층을 흡수하며 최고 시청률 15.4%를 기록했다. 또한 '귀궁'(육성재·보나)은 판타지 사극이라는 낯선 조합으로 초반엔 생경하다는 반응도 있었으나, 중반 이후 입소문을 타며 정주행층을 확보했다. 결과적으로 최고 11%의 성적. 올해 SBS만이 시청률 '두 자릿수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KBS 드라마국은 올해 내내 고전했다. 상반기에는 '킥킥킥킥', '24시 헬스클럽',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 등 다채로운 장르를 시도했지만, 모두 1~3%대의 시청률에 그쳤다. 하반기에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내 여자친구는 상남자', '트웰브', '은수 좋은 날'까지 연이어 부진했다. 그 중 웰메이드라고 불린 작품도 존재했지만, 이러한 결과는 "웰메이드라도 봐주는 사람이 없다"는 뼈아픈 교훈만 남긴 셈이다.

MBC 역시 올해 드라마 라인업의 성적표가 초라하다. '모텔 캘리포니아'부터 '언더커버 하이스쿨’, ‘바니와 오빠들’, ‘노무사 노무진’까지 연달아 흥행 참패를 기록했다. 장르와 소재는 다양했지만, 완성도와 대중성이 모두 부족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MBC가 공을 들인 '메리 킬즈 피플'조차 기대를 저버렸다. 하반기 남은 희망은 현재 방송 중인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 정도다.

결국 2025년 지상파 드라마 결산의 키워드는 '빈 테이블'이다. SBS는 웃었지만, KBS와 MBC는 시청률 10%를 넘긴 작품이 단 한 편도 없다. 그 결과 연말 시상식조차 ‘없는 반찬 차리기’가 될 처지다. "드라마는 여전히 지상파의 마지막 자존심이다"라는 말이 공허하게 들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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