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배우 임형준이 배우들의 과도한 출연료 인플레이션에 대해 "출연료를 공개하자"고 제안하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현실적으로 실현되기 어려운 발언이지만, 그의 솔직한 문제 제기에 시청자와 업계의 공감이 이어지고 있다.
임형준은 최근 가수 이지혜의 유튜브 채널 '밉지 않은 관종언니'에 출연해 최근 불거진 제작비 상승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요즘 드라마 제작비가 비싸진 이유를 배우들 탓으로 돌리는데, 사실 주연들만 비싸졌다. 내 페이는 20년 전이랑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어 "욕먹을 수도 있지만 주연 배우 몸값은 공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축구선수 손흥민 연봉도 다 알지 않나. 그만큼 잘하면 칭찬받고, 못하면 질책받는다. 배우 출연료도 대중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형준은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받는 건 괜찮다"면서도 "문제는 모든 배우가 ‘나도 그 정도는 받아야 한다’는 분위기로 가는 것"이라 지적했다.
그의 발언은 빠르게 퍼지며 "속 시원하다"는 반응을 불러왔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천문학적 출연료를 받는 주연들은 책임감도 가져야 한다", "수익 공개가 불가능하더라도 투명성은 필요하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반면 일부에서는 "몸값은 시장이 결정하는 것", "대중 감정에 따라 출연료를 평가하는 건 위험하다"는 반론도 나왔다.

사실 주연 배우 출연료 문제는 업계의 오랜 화두다. 배우 류승수는 최근 한 방송에서 "주연 배우 출연료가 치솟으면서 영화·드라마 제작 편수가 절반 이하로 줄었다. 주연급이 아닌 배우들은 생활이 안 될 정도"라고 토로했다.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역시 글로벌 OTT 시장의 과열이 국내 제작비 구조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플랫폼이 주연급 배우에게 회당 수억 원의 개런티를 지급하면서 중소 제작사는 감당이 불가능한 수준이 됐다"는 것이다.
실제 업계에서는 "주연 배우가 회당 10억 원을 받는다"는 말이 공공연히 돌 정도로 인플레이션이 심각하다. 관계자는 "OTT와 지상파, 케이블 간의 경쟁이 붙으면서 스타 캐스팅이 곧 흥행 공식처럼 굳어졌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중간 배우층의 붕괴와 스태프 인건비 축소라는 부작용이 있다"고 토로한다.
이런 현실에서 임형준의 '페이 발언'은 한국 드라마 제작 생태계가 마주한 냉정한 현실을 정확히 짚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