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공이 땅에 닿지 않았다"
LA 다저스는 13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원정 맞대결에서 연장 승부 끝에 1-5로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그런데 이날 큰 논란이 될 만한 장면이 나왔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 자리를 사수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다저스. 이날 다저스의 선발 야마모토 요시노부는 1회 경기 시작부터 선취점을 내주며 경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2회부터 7회까지 단 한 명의 주자가 출루하는 것도 허용하지 않는 등 7이닝 동안 투구수 91구, 1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퀄리티스타+(7이닝 3자책 이하)를 마크했다.
그리고 라이벌전 답게 승부는 정규이닝 내에 가려지지 못하면서, 연장전으로 향했다. 논란의 소지가 큰 장면이 발생한 것은 연장 10회말이었다. 승부치기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블레이크 트레이넨이 선두타자 맷 채프먼을 땅볼로 잡아내자,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이정후의 타석 앞에서 투수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마무리' 태너 스캇의 투입이었다.
스캇은 이정후를 상대로 두 개의 볼을 던지는 등 불리한 카운트로 시작했지만, 3B-2S의 풀카운트 상황을 만들어냈고, 6구째 슬라이더를 던졌다. 이때 이정후가 배트를 내밀었고, 스캇의 공을 건드렸다. 그런데 여기서 포수 벤 로트벳이 이정후의 파울 타구를 곧바로 잡아냈고, 이정후는 '파울팁 삼진'으로 물러나는 듯했다. 문제는 이후였다.
주심이 이정후의 파울볼이 로트벳의 미트에 들어간 뒤 땅에 닿았다고 판단했고, 이에 삼진이 아닌 파울을 선언했다. 그러나 느린그림을 통해 본 결과 이정후의 파울볼은 로트벳의 미트에 들어간 뒤 전혀 땅에 닿지 않았다. 명백한 오심이었다. 여기서 모두가 속는 상황이 벌어졌다. 포수 로트벳도 다저스 벤치도 그대로 주심의 판정을 믿어버린 것이다.



이는 이정후에겐 행운의 오심이 됐고, 결국 볼넷으로 출루하며 '연결고리' 역할을 해냈다. 반대로 다저스 입장에선 초비상 상황이 됐고, 이에 로버츠 감독은 후속타자 케이시 슈미트를 자동 고의4구로 내보낼 것을 지시, 만루책을 펼쳤다. 여기서 오심의 스노우볼은 크게 굴러갔다. 이어 나온 샌프란시스코의 패트릭 베일리가 스캇을 상대로 끝내기 그랜드슬램을 폭발시키면서, 5-1로 승리하게 됐다.
베일리는 이 홈런으로 메이저리그 최초의 역사를 만들어냈다. 'MLB.com'의 사라 랭스에 따르면 베일리는 한 시즌에 끝내기 인사이드 파크 홈런, 그랜드슬램을 모두 기록한 유일한 선수로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과거 1956년 로베르토 클레멘테도 끝내기 인사이드 파크 홈런과 만루홈런을 기록한 바 있지만, 이는 끝내기 인사이드 파크홈런이 만루홈런이 된 것으로 이를 따로따로 기록한 것은 베일리가 처음이었다.
경기 중에는 항의하지 않았지만, 리플레이를 확인한 로버츠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분통을 터뜨렸다. 일본 '풀카운트'에 따르면 사령탑은 "리플레이를 확인했는데, 공이 땅에 닿지 않았다"고 탄식했다. 그리고 너무나도 충격적인 패배에 이날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던 야마모토 또한 "오늘 경기를 이기지 못했다는 것에서 매우 분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저스 입장에서 이날 패배는 정말 두고두고 한이 될 수 있는 패배였다. 반면 샌프란시스코는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3위에 랭크돼 있는 뉴욕 메츠와 격차를 단 0.5경기로 좁히는 매우 소중한 승리였다. '역대급 오심'이 양 팀의 희비를 완전히 바꿔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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