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백현진은 한국 예술계에서 가장 독특한 궤적을 그려온 인물이다.
그는 단일 장르에 갇히지 않는다. 1995년 밴드 어어부 프로젝트로 데뷔해 실험적인 음악 세계를 펼친 그는 솔로 활동과 프로젝트 그룹 방백을 통해 자유분방한 음악 행보를 이어왔다.
동시에 미술가로서 국내외 유수 전시에 작품을 내걸며 화단에서도 존재감을 과시했다. 더 나아가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드라마 '모범택시' 등에 출연하며 개성 강한 배우로서의 면모까지 보여줬다.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인전을 열었으며, 음악적으로는 지난 6월 이틀 사이 두 장의 정규 앨범 서울식: 낮 사이드와 서울식: 밤 사이드를 여섯 시간 간격으로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그는 "창작"이라는 단어를 가장 치열하게 증명하는 예술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방위 예술가 백현진이 요즘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업로드 되는 클립 영상의 단골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있다. 쿠팡플레이 시트콤 '직장인들2'에서 '후부장님'으로 인기를 얻으면서다.
극 중 백 부장은 첫 출근부터 기존 사무실 분위기를 뒤흔드는 인물이다. 점심시간 내내 채식주의 설교를 늘어놓고, 자기소개 자리에서 뜬금없이 노래를 부르거나,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들춰 사무실을 긴장감으로 몰아넣는 등, 현실에서 만나고 싶지 않은 직장 상사의 모든 요소를 장착한 캐릭터다.
특히 김원훈 주임과의 티키타카는 '직장인들2'의 새로운 시그니처로 자리잡았다. 무표정 애드리브로 상대를 흔드는 김원훈 앞에서도 정색으로 받아치며 기세를 꺾는 백 부장의 존재는, 극의 공기를 단숨에 압도한다.
백 부장의 등장은 그저 웃음을 넘어, 직장인들의 '사회생활' 공감대를 자극한다. 불합리한 상사와 권력 다툼, 억지 맞장구로 버텨야 하는 점심 자리, 정치적으로 움직이는 사내 구도까지, 현실 직장인의 애환을 생생하게 담아내는 장치가 됐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직장에서 매일 보는 그 사람 같다", "웃픈데 너무 현실적"이라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음악, 미술, 연기라는 세 축에 이어 코미디까지 접수한 백현진은 자신만의 궤도를 또 한 번 확장해냈다. 관객과 시청자들은 이제 그를 ‘뮤지션’이나 ‘화가’, ‘배우’라는 단일 수식어로 부르기보다는, ‘후부장님 백현진’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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