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ML 28승 어떻게 했을까…'7승 ERA 4.34' 두산 14억 투수, 불펜 전환도 어렵다 "영점 없는데 큰 의미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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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진행된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KT-두산의 경기. 두산 선발 콜어빈이 7회초 안치영을 사구로 출루 시킨 뒤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큰 의미가 없다"

두산 베어스 조성환 감독 대행은 3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15차전 원정 맞대결에 앞서 콜 어빈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어빈은 메이저리그에서만 28승을 수확한 투수. '현역 빅리거'라고 봐도 무방한 선수가 올 시즌에 앞서 두산과 계약을 맺자, 나머지 9개 구단 관계자들이 깜짝 놀랐다. 특히 어빈은 시범경기 2경기에서 7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10개의 삼진을 뽑아내는 것은 물론 단 한 점도 헌납하지 않으면서, 기대감은 하늘을 찔렀다. 그리고 좋은 흐름은 정규시즌으로도 연결됐다.

어빈은 3월 두 번의 등판에서 1승 무패 평균자책점 3.00으로 KBO리그 커리어를 시작했고, 4월 5경기에서 3승 2패 평균자책점 2.93으로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그리고 5월 첫 등판에서도 LG 트윈스를 상대로 6이닝 1실점(1자책)으로 명성에 걸맞은 모습을 이어갔는데, 두 번째 등판부터 어빈이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5월 11일 NC 다이노스와 맞대결에선 투수 교체 지시에 잔뜩 화가 난 어빈은 박정배 코치와 캡틴 양의지의 어깨를 밀치는 행동을 보이며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5월 한 달 동안 1승 3패 평균자책점 6.57로 추락한 어빈은 6월에도 2패 평균자책점 7.50으로 부진하면서 완전히 바닥을 찍었다. 7월에는 2승 1패 평균자책점 2.57로 표면적인 성적에선 눈에 띄는 반전을 만들어낸 것처럼 보였으나, 투구 내용은 여전히 형편이 없었다.

7월 4번의 등판에서 단 한 번도 6이닝을 소화하지 못하는 등 '에이스'라고 보기엔 아쉬운 모습이 컸다. 그리고 8월에도 어빈은 '꾸준함'과는 거리가 먼 모습을 거듭했다. 그러던 중 '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피칭이 나왔다. 지난 24일 KT 위즈와 맞대결에서 6⅓이닝 9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모처럼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인 것이었다.

등판 직후 조성환 대행은 "다음 순서가 기다려질 만큼 좋은 하루를 보낸 것 같다"며 "그동안 어빈은 전력 분석을 한 내용을 이행할 수 없게 카운트 싸움에서 지고 들어갔다. 그러나 일요일(24일) 경기는 전력 분석을 한 내용을 끌고 갈 수 있게 카운트 싸움도 잘 됐고, 전력으로 던지는 모습도 있었다. 여러 가지로 잘 맞는 하루가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모처럼 어빈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30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진행된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KT-두산의 경기. 두산 선발 콜어빈이 역투를 펼치고 있다./마이데일리2025년 8월 28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두산 조성환 감독대행이 5회초 2사 2루 디아즈 타석 때 마운드에 올라 조언을 한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마이데일리

그런데 지난 30일 사직 롯데전에서 어빈은 다시 기대치를 스스로 떨어뜨렸다. 경기 시작부터 2점의 지원을 받고 마운드에 올랐으나, 1회말 수비에서 볼넷만 세 개를 내주는 등 3실점의 스타트를 끊었다. 그리고 2회초 다시 타선이 3점을 뽑아내며 리드를 안겼지만, 어빈의 불안한 투구는 거듭됐다. 실점은 없었으나, 3회에는 만루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그리고 결국 탈이 났다. 4회 사구로 위기를 자초하더니 동점을 허용했고, 5회에도 주자를 내보내더니, 이닝을 매듭짓지 못하고 교체됐다. 이후 바통을 이어받은 최원준이 어빈의 승계주자가 홈을 밟는 것을 허용하면서, 어빈은 8월의 마지막 등판을 4⅓이닝 7피안타 6사사구 6실점(6자책)으로 마치게 됐다.

이에 조성환 대행은 31일 경기에 앞서 "기대를 했었다. 그런데 마운드에 적응하는 데에서 애를 먹었다. 어빈이 마운드에 예민한 부분이 있다. 때문에 영점이 안 잡히는 부분이 있었다. '다음 등판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생각한다. 기대를 했는데, 다음 등판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조성환 대행이 언급한 '다음 등판의 고민'은 어떤 의미일까. 남은 시즌 젊은 선수들에게 선발의 기회를 주고, 어빈을 불펜으로 이동시키겠다는 뜻일까. 하지만 사령탑은 어빈의 보직 변경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선발 투수로서도 안정감을 주지 못하는데, 불펜으로 이동하게 될 경우 더 최악의 상황이 거듭될 수 있다는 게 조성환 대행의 설명이다.

30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진행된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KT-두산의 경기. 두산 선발 콜어빈이 투구 준비를 하고 있다./마이데일리

그는 '고민이란 불펜 이동을 이야기하는 것인가?'라는 물음에 "'어떻게 하면 본인의 공을 던질 수 있을까'에 대한 것이다. 영점이 안 잡힌 상황에서 불펜 전환은 큰 의미가 없다. 스트라이크존에 비슷하게 던지는데, 구위가 떨어진 것이라면 휴식을 주면서, 불펜 전환을 생각할 텐데, 영점이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불펜 전환은 던지는 상황 자체가 제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직에 대한 고민보다는 어떻게 하면 본인의 공을 더 자신 있게 던질 수 있는지를 고민하겠다. 시즌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이 고민을 하는게 맞나 싶지만, 우리 선수이고 마지막까지 던져야 한다. 본인도 팀에 도움이 되고자 할 것이다. 같이 방법을 찾아보고 고민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선발 투수로서도 신뢰도가 낮은데, 제구 불안으로 인해 불펜 투수로 보직 변경은 아예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상황. 시즌 초반을 제외하면, 단 한 번도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어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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