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데이비슨한테 꼭 한 개씩 맞는다.”
NC 다이노스 간판스타 맷 데이비슨은 올해 각종 잔부상으로 70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럼에도 243타수 77안타 타율 0.317 20홈런 53타점 OPS 0.970으로 맹활약한다. 특히 올 시즌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8경기서 23타수 8안타 타율 0.348 4홈런 8타점 5득점으로 상당히 강하다. 올해 KIA를 상대로 광주에서 2홈런, 창원에서 2홈런을 쳤다.

NC 이호준 감독은 9일 창원 KIA전이 비로 취소되기 전 경기장에서 우연히 마주친 데이비슨을 감독실로 잠깐 불러 고맙다고 했다. 반대로 KIA 이범호 감독은 8일 경기 패배 후 코칭스태프 미팅을 통해 이례적으로 해당파트 코치를 질책했다.
데이비슨은 3-3 동점이던 6회말 1사 1루서 KIA 선발투수 김도현의 초구 140km 슬라이더가 몸쪽 보더라인으로 들어왔음에도 간결하고 힘 있게 잡아당겨 결승 좌월 투런포를 터트렸다. 이호준 감독은 데이비슨이 예쁠 수밖에 없었지만, 이범호 감독은 그 장면을 보고 화가 났단 모양이다.
이범호 감독은 9일 경기가 취소된 뒤 “데이비슨에게 홈런을 너무 많이 맞는 것 같다. 항상 빠른 공 위주의 피칭을 하다 맞는다. 그러니까 데이비슨은 이제 우리나라 야구에 적응을 했다. 분명히 자기한테 어떤 공을 많이 던지는지 생각하는 선수다. 그런 부분을 확실히 더 준비를 하고 나가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범호 감독은 “팔도 길고 힘도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한 방 맞으면 지는 것인데, 너무 쉽게 들어가는 경향도 있다. 매번 얘기하는데 2스트라이크에 맞는 경우가 엄청 많다. 투수들이 공을 하나 빼라고 하는데 안쪽으로 들어오면 캐처들이 더 빠져 앉아야 한다. 그런 부분을 해줘야 하는데 너무 평온하게 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런 부분을 자꾸 얘기하는데…”라고 했다.
이범호 감독은 좀처럼 특정 누군가를 향해 질책하는 발언을 하지 않는다. 코치, 선수 모두 믿음으로 감싸는 덕장이다. 그러나 이날 발언은 강도가 셌다. 그는 “가장 깊숙한 곳으로 잘 들어왔는데 그렇게 새까맣게 홈런을 친다는 건 그 선수가 초구부터 어느 쪽으로 공이 오는지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이다”라고 했다.
심지어 이범호 감독은 “데이비슨에게 항상 3연전에 1~2개씩 맞고 간다. 배터리든 배터리 코치든 투수든 뭔가 반성해야 한다. 한 선수한테 계속 맞는 건, 계속 똑 같은 패턴으로 가니까 맞는 것이다. 그런 부분을 많이 신경 써야 한다”라고 했다.

김도현의 공이 좋았는데 그렇게 맞았다는 건, 역설적으로 데이비슨이 KIA 배터리의 수를 다 읽고 타석에 들어왔다는 것이다. 그렇게 결정적으로 지면 억울하고 화 나는 게 당연하다. 기록지에 안 보이는 수 싸움인데, 이범호 감독은 선수들이 좀 더 디테일하게 야구를 해야 한다는 걸 강조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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