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⅓이닝 4실점 진땀승' 52일 만에 승리→그러나 만족할 수 없던 투구…왜 원태인은 작년 후반기를 떠올렸나? [MD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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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원태인./수원=김경현 기자삼성 라이온즈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마이데일리 = 수원 김경현 기자]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이 52일 만에 승리를 거뒀다. 피칭 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원태인은 작년 후반기를 떠올리며 앞으로 호투를 예고했다.

원태인은 8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T와의 원정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7⅓이닝 6피안타(2피홈런) 1볼넷 4탈삼진 4실점으로 시즌 7승(3패)을 거뒀다.

구속은 최고 148km/h, 최저 143km/h를 찍었다. 총 102구를 뿌렸고, 직구(34구) 체인지업(23구) 슬라이더(13구) 커터(11구)를 구사했다. 스트라이크 비율은 61.8%다.

52일 만에 승리다. 지난 6월 17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 7이닝 무실점 승리 이후 52일 동안 기쁨을 맛보지 못했다. 기간 내 성적은 5경기 무승 1패 평균자책점 4.50이다.

통산 1000이닝도 돌파했다. 2019년 3월 26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 첫 등판을 시작으로 179경기 동안 쌓아 올린 기록이다. KBO리그 통산 94번째 네 자릿수 이닝.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초반 강백호에게 큰 것을 맞았다. 팀이 1-0으로 앞선 2회 선두타자 강백호에게 던진 초구 몸쪽 직구가 애매한 높이로 들어갔다. 강백호가 이를 통타, 우측 담장을 넘기는 동점 솔로 홈런으로 연결했다. 시즌 10호 홈런.

6회 다시 홈런을 맞았다. 원태인은 3~5회를 큰 위기 없이 넘겼다. 6회 선두타자 오윤석에게 내야안타를 내줬다. 2-0 카운트에서 권동진에게 던진 3구 직구가 한가운데로 몰렸다. 권동진은 놓치지 않고 투런 홈런을 뽑았다. 시즌 1호 홈런. 더는 흔들리지 않았다. 원태인은 스티븐슨을 헛스윙 삼진, 김상수를 중견수 뜬공, 안현민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마지막 순간 가장 큰 위기에 빠졌다. 원태인은 7회를 삼자범퇴로 마쳤다. 이때 투구 수는 91개. 적지 않은 투구 수지만 8회에도 마운드를 지켰다. 첫 타자 황재균에게 2루타를 맞았다. 대타 허경민은 중견수 뜬공을 쳤고, 이때 황재균은 3루로 향했다. 권동진이 1루수 키를 넘기는 1타점 2루타를 쳤다. 경기는 6-4, 2점 차가 됐다. 최근 KT의 기세를 생각하면 승부를 장담할 수 없었다.

삼성 라이온즈 배찬승./삼성 라이온즈

배찬승이 원태인을 구했다. 박진만 감독은 여기서 배찬승을 투입했다. 배찬승이 앤드류 스티븐슨과 김상수를 모두 삼진으로 처리, 원태인의 추가 실점을 막았다. 이닝을 마친 배찬승은 마운드에서 포효했다.

9회 강민호의 쐐기 투런 홈런이 터졌고, 김재윤이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챙겼다. 52일 만에 원태인의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경기 종료 후 취재진과 만난 원태인은 "오늘 피칭은 솔직히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그래도 오랜만에 승을 따내면서 스스로도 분위기 전환이 되는 것 같아서 다행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6위 KT와 맞대결이기에 더욱 집중했을 터. 원태인은 "이번 주에 자칫하면 정말 5강 싸움이 끝이 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간절하게 임하기로 선수들 모두 얘기를 했다. 저도 (SSG 랜더스에) 위닝 시리즈를 거두고 온 뒤 게임이었기 때문에 최대한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52일 만에 승리다. 원태인은 "작년에도 제가 5~6월 부진을 하다가 후반기 6이닝 4실점 승리투수가 된 뒤로 8연승(실제로는 7승 1패)을 했다"고 작년을 돌아봤다.

원태인이 언급한 날은 작년 7월 20일 롯데 자이언츠전이다. 이날 원태인은 6이닝 동안 7피안타(1피홈런)를 내줬지만 4실점으로 버텼다. 이후 10경기에서 7승 1패로 질주했고, 15승으로 곽빈(두산 베어스)와 함께 공동 다승왕에 오를 수 있었다.

원태인은 "(강)민호 형도 '썩 만족스럽지 않은 피칭이겠지만 작년을 생각해 보면 오늘 경기 이후로 터닝 포인트가 돼서 남은 경기 승수를 잘 쌓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씀해 주셨다. 그 말이 실천될 수 있도록 잘 준비해서 10승을 빨리 채우겠다"고 밝혔다.

승리를 자축하는 원태인과 박진만 감독(왼쪽부터)./삼성 라이온즈

8회 등판은 박진만 감독의 요청이었다. 원태인은 "감독님께서 '두 타자만 더 해줄 수 있겠나'라고 물어보셨다. 여태까지 제가 그런 상황에 좀 많이 안 던졌던 것 같아서 오늘은 팀을 위해서 던져야겠다는 생각으로 올라갔다"라면서 "두 타자를 좀 깔끔하게 막고 내려왔으면 좀 더 좋은 경기가 됐을 것 같다"고 답했다.

배찬승의 투구를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원태인은 "많이 고마웠다. 저 점수까지 주면 80점짜리에서 3~40점짜리 게임밖에 안 된다고 생각을 했다. (배)찬승이가 제발 막아달라고 속으로 많은 기도를 했는데, 너무 좋은 피칭으로 막아줬다. 끝나고 고맙다고 이야기했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52일 만에 7승을 채웠다. 올해도 작년 후반기 질주를 재현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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