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오랜만에 장타 만들어 기쁘다"
KIA 타이거즈 패트릭 위즈덤은 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15차전 원정 맞대결에 1루수, 7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에서만 통산 88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KBO리그 입성 당시 많은 기대를 모았던 위즈덤은 7월 중순까지만 하더라도 활약이 나쁘지 않았다. 정교함이 뛰어난 타자는 아니지만, 필요할 때마다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한 방을 때려낼 수 있는 파워는 위즈덤만의 강점이었다. 그런데 지난달 26일 롯데와 맞대결을 시작으로 위즈덤의 타격감이 바닥을 찍었다.
7일 경기 전까지 위즈덤의 최근 10경기 타율은 0.176에 불과했다. 이러한 가운데 한 언론에서는 위즈덤의 교체 가능성을 시사하며 '오보'까지 냈다. KIA 관계자는 위즈덤의 교체설에 대해서 확실히 선을 그었다. 그동안 보여준 퍼포먼스가 있기 때문에 반드시 부활할 것이라는 믿음이었다. 하지만 이범호 감독은 굳이 답답한 속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사령탑은 경기에 앞서 위즈덤에 대한 질문에 "잘 안 맞고 하다 보니, 심리적인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오늘까지 보고, 컨디션이 안 좋다면, 스타팅에서 빼고 쉬는 시간을 줄까 생각을 하고 있다. 우리도 중요한 상황이다. 스타팅으로 내면서 경기를 통해서 감을 찾아주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만약 (고)종욱이가 잘 치면, (오)선우를 1루수로 내고, 위즈덤에게 휴식을 제공할 생각도 있다"고 밝혔다.
"이길 수 있는 방향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전까지는 자신의 존에 들어오는 공을 공격했었는데, 지금은 유인구에 따라간다. 위축이 된 것 같다. 본인은 '괜찮다'고 하고, 준비를 잘 하지만, 조금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도 꽃감독은 "오늘은 잘 쳐주기를 바란다"는 바람을 드러냈는데, 이 간절함이 위즈덤에게 닿았을까. 위즈덤은 이날 첫 번째 타석에서 롯데 선발 이민석을 상대로 1루수 뜬공을 기록하며 또다시 침묵했다. 하지만 2-0으로 앞선 4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 이민석과 다시 맞붙었고, 138km의 슬라이더가 스트라이크존 한 가운데로 몰리자, 이를 놓치지 않았다.
위즈덤이 친 타구는 163.3km의 속도로 뻗어나갔고, 120m를 비행한 뒤 좌익수 뒤 관중석에 꽂혔다. 8일 만에 터진 시즌 23호 홈런. 이후 위즈덤은 추가 안타를 생산하진 못했고, 수비에서도 집중력이 다소 떨어진 모습을 내비쳤다. 하지만 위즈덤은 다시 한번 홈런성 파울 타구를 만들어내는 등 조금씩 타격감을 찾아가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KIA의 6-5 승리에 힘을 보탰다.
경기가 끝난 뒤 위즈덤은 "최근 맞대결에서 스윕을 당했던 롯데전에서 위닝시리즈를 가져올 수 있어서 기분 좋다. 굉장히 힘든 원정길이 될 것 같지만 첫 세 경기를 잘 끝낼 수 있어 만족스럽다"며 "오늘 홈런은 스윙 타이밍에 잘 걸려 만들어낼 수 있었다. 힘이 잘 실려 오랜만에 장타를 만들어 내서 기쁘다"고 모처럼 미소를 지었다.

이날 KIA는 자칫 다잡았던 경기를 내줄 뻔했다. 5회말 수비에서 김도영이 햄스트링 뭉침 증세로 교체된 후 6회말 수비에서만 무려 5점을 헌납하면서, 턱 밑까지 추격을 허락했던 까닭. 위즈덤은 이날 승리의 공을 '주장' 나성범에게 돌렸다.
그는 "오늘 경기는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나성범의 집중력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결승타를 만들었고, 무엇보다 8회 나온 홈보살이 승리에 가장 큰 발판이 되었다고 생각한다"며 "어려운 시리즈를 이겨낸만큼 앞으로 상승세의 분위기를 이어나갈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위즈덤은 "앞으로 남은 원정 9경기도 열심히 준비해서 좋은 결과 만들어내고 홈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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