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자본시장 전문가들과 간담회 "美 관세 영향 제한적...국내 긍정 작용 전망"

[포인트경제]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관세 타결 등 국내외 불확실성이 일부 완화되어 국내 주식시장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정부가 추진한 상법 개정에 대해 투자자 심리를 크게 개선해 자본시장 성장을 견인했다고 평가했으며, 배당 분리과세, 자사주 소각 등 정책을 지속해 달라고 요청했다.

7일 금융감독원은 금융투자협회와 공동으로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자본시장 현장 전문가 10명과 증시 활성화를 위한 개인·글로벌 투자자들의 건의 사항을 청취했다. 리서치 애널리스트, 리테일 본부장, 해외 증권사, 공·사모운용사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간담회에 참석했다.

전문가들은 주식시장 전망에 대해 "미국 관세 협상 결과는 대체로 시장에서 예상한 수준으로 단기적으로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업종별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상이하며 향후 주가에 순차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통과된 상법 개정에 대해선 전반적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이사의 충실의무 사항에 소액주주 권리 보호가 추가된 부분을 가장 긍정적으로 꼽았다.

글로벌 투자자 및 개인투자자들은 이번 상법 개정으로 정부의 확고한 정책 방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정부 주도 상법 개정이 국내외 투자자들의 투심을 크게 개선해 자본시장 성장을 견인했으며, 향후 자사주 소각 및 장기투자자 세제 혜택 등 주식시장에 우호적인 정책을 지속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단기적으로 경영권의 변동성 확대 등 부작용 우려가 있어, 향후 기업 지배구조의 투명성 강화로 기업가치가 제고되는 등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기대한다"라면서 "최근의 세제 개편 이슈, 미국 관세 부과로 인한 일부 기업의 실적 저하 가능성 등에는 국내 시장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최근 정부가 대주주 양도소득세 부과 대상 기준을 종목당 50억원 보유에서 10억원 보유로 낮추고 증권거래세를 인상하는 방안을 내놓은 직후 코스피가 하락하는 등 시장이 큰 변동성을 보였다. 대주주 양도세 기준 등과 관련해 정부와 여당이 재논의에 들어간 만큼 해당 이슈에 관한 업계 목소리는 이날 공식적으로 정리되지는 않았다.

또 이날 기타 의견으로 퇴직연금의 디폴트 옵션 제도 개선과 위험 자산 투자 한도(현행 70%) 완화가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업계는 '반쪽짜리 디폴트옵션' 도입으로 인해 400조원이 넘는 퇴직연금의 큰 비중이 여전히 원리금 보장 상품에 묶여 있다고 지적해왔다.

건전한 장기 투자 활성화를 위한 장기 보유 인센티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장기투자자 세제 혜택, 기업 합병·분할시 소액주주를 위한 공개 매수제도 도입 등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냈다. 외국인 투자 편의성을 위해 외환 거래 규제 완화와 영문 공시 확대 등을 지속 제고할 필요성도 언급됐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증시 활성화를 위해선 혁신산업 등 생산적 분야로 자금 공급이 확대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를 위해 금융투자업계는 모험자본 공급이란 막중한 역할을 차질없이 수행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재완 금감원 부원장보는 "최근 코스피는 역사상 최고치에 근접하는 등 우리 주식시장이 그간 긴 침체기를 지났으며 부동상에 편중된 자금이 자본시장으로 대이동하는 전환점이 마련됐다고 평가한다"며 "향후에도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