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에서 전설이 돼 떠나는' 손흥민, 토트넘에 전하는 마지막 인사 "북런던은 내 마음속에 영원히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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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LAFC

[마이데일리 = 김건호 기자] 토트넘 홋스퍼의 전설이 돼 떠난다.

LAFC는 7일(이하 한국시각)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나 LAFC와 2027년까지 계약을 맺었다. 2029년 6월까지 계약을 연장하는 옵션이 포함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손흥민은 지난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맞대결에 선발 출전해 63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다.

이 경기에 많은 팬들의 관심이 쏠렸다. 경기 하루 전날인 2일 서울 IFC 더포럼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손흥민이 이적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2025년 8월 3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쿠팡플레이 시리즈 '토트넘 홋스퍼 FC와 뉴캐슬 유나이티드 FC'의 경기가 열렸다. 토트넘에서 마지막 경기를 뛴 손흥민이 경기 후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마이데일리

손흥민은 "또 한 번 토트넘과 함께 좋은 자리에 오게 됐다. 모든 분께 감사하다. 선수들도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좋은 경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뒤 "쉽지 않은 결정인데 이번 여름에 팀을 떠나기로 했다"고 이적을 발표했다.

그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에서 우승하면서 어떻게 보면 이룰 수 있는 것을 모두 이뤘다고 생각한다. 그로 인해 다른 환경에서 축구할 수 있는 상황이 필요한 것 같았다. 구단에서도 존중해줬다"며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가장 좋아했던 일을 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밝혔다.

손흥민은 뉴캐슬전에서 63분 동안 뛰었다. 아쉽게 득점을 터뜨리지 못했지만, 교체될 때 양 팀 선수들의 축하를 받았다. 벤치에서도 모든 사람과 일일이 인사했고 결국, 눈물을 흘렸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을 만난 손흥민은 "여러 가지 감정이 많이 오갔던 것 같다. 처음에는 정말 안 울 줄 알았는데, 오랜 시간 보냈던 팀을 떠나려고 하다 보니 마음이 쉽지 않았던 것 같다"며 "선수들의 한마디 한마디를 듣다 보니 눈물이 많이 났던 것 같다"고 밝혔다.

손흥민은 한국에 남았고 며칠 뒤 미국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6일 오전 11시 30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BMO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그컵 3라운드 LAFC와 티그레스의 맞대결, 손흥민의 모습이 포착됐다.

LAFC는 7일 손흥민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손흥민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어떤 말로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며칠째 고민했지만, 정말 쉽지 않았다. 그래도 이제 말해보려 한다"며 "이제 토트넘 홋스퍼와 작별할 시간이 되었다. 지난 10년간 나의 집이었던 이곳과"라고 운을 뗐다.

계속해서 "2015년에 처음 도착했을 땐 영어도 못 했고, 런던도 몰랐다. 그런데 여러분은 나를 따뜻하게 맞아주었고, 나를 믿어주었으며, 기쁠 때나 힘들 때나 늘 내 곁을 지켜주었다"며 "그저 꿈만 크게 가진 한국의 한 소년에 불과했던 내가, 이제 10년이 지난 지금, 북런던은 내 마음속에 영원히 남게 되었다"고 전했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의 추억을 떠올렸다. 그는 "이곳에서 평생 친구들을 만났고, 대부가 되는 영광도 누렸으며, 특별한 이 클럽의 주장으로서 뛰는 특권도 누렸다. 나는 이 클럽에 내 마음과 영혼을 모두 쏟았다. 그래서 이 결정이 내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선택이 되었다"며 "만약 내가 이 팀을 떠나게 된다면, 반드시 내가 원할 때, 최고의 조건에서, 우리가 함께 목표를 이루고 나서 떠나고 싶었다. 자부심과 영광을 안고서 말이다"고 밝혔다.

이어 "내 데뷔전은 정말 특별했고, 푸스카스상은 멋졌고, 골든 부츠 수상은 영광이었다. 하지만 빌바오에서 유럽 챔피언이 된 그 순간… 그건 평생의 기억이다"며 "그 밤, 그 순간, 그 트로피는 우리가 평생 함께 나눌 것이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팬과 관계자들에게 "그리고 이 글을 읽고 있는 모든 서포터 여러분께. 지난 10년간 나에게 보내주신 사랑과 응원, 그리고 믿음에 감사드린다"며 "클럽의 모든 분, 회장님, 감독님들, 그리고 매일 훈련장에서, 식당에서, 원정길에서, 경기장에서, 아픔 속에서, 회복의 순간에서, 그리고 승리 속에서 함께했던 모든 분께도 감사드린다.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여러분께 자랑스러운 존재였기를 바란다. 소니"라고 전했다.

2025년 8월 3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쿠팡플레이 시리즈 '토트넘 홋스퍼 FC와 뉴캐슬 유나이티드 FC'의 경기가 열렸다. 토트넘에서 마지막 경기를 뛴 손흥민이 경기 후 관중들에게 인사하며 생각에 잠겨있다./마이데일리

손흥민은 23세의 나이로 토트넘 유니폼을 처음 입었다. 2015년 8월 바이어 레버쿠젠에서 토트넘으로 적을 옮겼다. 프로 데뷔 후 독일 무대에서만 활약했던 그가 잉글랜드 무대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었다.

데뷔 시즌 손흥민은 40경기에 출전해 8골 5도움을 기록했다. 주전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었고 로테이션 멤버로 활용됐다. 시즌이 끝난 뒤 독일 무대 복귀도 고려했다. 하지만 당시 감독이었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설득 끝에 팀에 잔류했다.

토트넘의 잔류하는 결정은 최고의 선택이 됐다. 손흥민이 날개를 펼치기 시작했다. 2016-17시즌 47경기 21골 8도움이라는 성적을 남겼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에서만 14골을 터뜨렸다.

적응을 마친 손흥민은 미친 활약을 보여줬다. 2017-18시즌 53경기 18골 11도움, 2018-19시즌 48경기 20골 9도움, 2019-20시즌 41경기 18골 12도움, 2020-21시즌 51경기 22골 18도움을 기록했다. 2020년 10월 27일 번리와의 맞대결에서 환상적인 드리블 돌파 후 득점해 푸스카스상의 영광도 안았다.

손흥민 개인 커리어 정점은 2021-22시즌이었다. 공식경기 45경기에서 24골을 넣었다. PL 기록만 따지면 35경기 23골. 역사상 최초 아시아 선수 득점왕을 차지했다. 상황도 극적이었다. 리그 최종전이었던 노리치 시티전에서 2골을 넣으며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함께 공동 득점왕으로 등극했다.

손흥민은 2022-23시즌 47경기 14골, 2023-24시즌 36경기 17골 10도움을 마크하며 8시즌 연속 PL 두 자릿수 득점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손흥민./게티이미지코리아

지난 시즌에는 46경기 11골 12도움이라는 성적을 적어냈다. 경기력이 떨어졌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꾸준하게 공격포인트를 쌓았다. PL 9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 도전은 실패(7골)했지만, 9시즌 연속 공식 경기 두 자릿수 골을 기록했고 UEL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맛봤다.

토트넘은 2018-19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에 오른 바 있다. 리버풀에 패배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당시 결승전에 선발 출전한 선수 중 지난 시즌 유일하게 토트넘에 남은 선수는 손흥민뿐이었다.

손흥민은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던 10명의 선수가 떠난 순간에도 팀에 남아 결국 우승 트로피를 드는 레전드가 됐다.

454경기 173골 101도움. 토트넘의 전설이 돼 떠난 손흥민이 LAFC에서 현역 생활 마지막 장을 어떻게 그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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