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이 될 수 있다"던 오승환, 결국 은퇴 선언…누구보다 힘들었던 마지막, 그럼에도 아름다웠다

마이데일리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삼성 라이온즈 오승환./삼성 라이온즈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끝판대장' 오승환이 정든 그라운드를 떠난다. 다사다난한 마지막 시즌, 오승환은 마지막까지 '끝판대장'다웠다.

삼성은 6일 "오승환은 지난 주말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유정근 라이온즈 구단주 겸 대표이사와 면담을 갖고 올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공식 발표했다.

삼성은 마지막까지 최고의 예우를 다할 예정이다. 먼저 오승환의 21번은 구단 네 번째 영구 결번이 된다. KBO와 타 구단과 협의해 은퇴투어를 진행하고, 시즌 막판 은퇴경기도 열린다. 또한 오승환이 원할 경우 해외 코치 연수를 지원한다.

한국 최고의 마무리 투수다. KBO리그에서만 737경기 44승 33패 427세이브 19홀드 평균자책점 2.32를 기록했다. KBO리그 통산 최다 세이브. 2위 손승락(271세이브)과 격차만 봐도 오승환의 위대함을 짐작할 수 있다.

해외에서도 빼어난 성적을 자랑했다. 2013시즌을 마친 뒤 일본프로야구에 진출, 한신 타이거스에서 2시즌을 뛰며 80세이브를 챙겼다. 이후 메이저리그로 향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16승 13패 42세이브 45홀드 평균자책점 3.31을 기록했다.

한미일 통산 549세이브다. 오승환을 제외하면 통산 300세이브를 달성한 투수조차 없다.

한신 타이거즈 입단식 당시 오승환./게티이미지코리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시절 오승환./게티이미지코리아

그러나 올 시즌은 쉽지 않았다. 2024시즌 오승환은 58경기 3승 9패 27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4.91로 흔들렸다. 시즌 중반 마무리 자리를 내려놨고,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포함되지 못했다.

올해 2월 일본 스프링캠프 출국을 앞두고 "매년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는 시간이지 않나. 이 시작이 어떻게 보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라면서 "스스로 후회하지 않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오승환은 보직 상관 없이, '백의종군'의 심정으로 팀을 위해 뛰겠다고 했다.

갑작스러운 비보로 조기에 귀국했다. 3월 18일 모친이 세상을 떠난 것. 슬픔 속에 어머니를 떠나보낸 오승환은 다시 몸을 만들기 시작했다.

시즌 초반 박진만 감독은 "오승환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 지금 몸이 정상이 아니다. 많은 일들이 있었다 보니까 캠프 때 준비했던 몸이 다 풀어졌다. 다시 시작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부상이 연이어 발목을 잡았다. 5월 초 오른쪽 허벅지 내전근 부상, 5월 말 왼쪽 목 담 증세로 고생했다. 6월 3일 드디어 1군에 등록됐지만, 7월 9일 오른쪽 종아리 부상으로 다시 2군에 내려갔다.

시즌 내내 구속과 씨름했다. 2군에서 좀처럼 구속이 올라오지 않았다. 최고 구속은 140km 후반대를 마크했지만, 평균 구속이 140km 초반대에서 형성됐다. '돌직구'가 주무기인 만큼 구속이 살지 않으면 타자를 압도하기 힘들다. 드디어 구속이 올라와 1군에서 공을 뿌리다 종아리 부상을 당한 것.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삼성 라이온즈

마지막 시즌, 오승환은 11경기에서 승패, 홀드, 세이브 없이 평균자책점을 8.31을 기록했다. 오승환이 올해 겪은 시련을 안다면 초라한 성적이라 부를 수 없다.

오히려 아름다웠다. 고난 속에서도 오승환은 포기하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마운드에 오르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아쉬운 성적에도 삼성 팬들이 끝까지 오승환을 응원한 이유다.

한편 오승환은 "고민 끝에 은퇴를 결정했다. 투수로서 다양한 리그에서, 정말 많은 경기를 뛸 수 있어서 행복했다"며 "그동안 많은 분들이 분에 넘치는 응원을 보내주셨다. 모든 분들께 감사했고, 은퇴 후에도 잊지 않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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