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안우진(26, 사회복무요원)에게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은 그림의 떡이다. 본인의 야구인생도 꼬였지만, 내년 WBC를 이끄는 류지현 감독도 ‘대략 난감’이다.
류지현 감독과 강인권 수석코치는 최근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마이너리그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을 탐색하는 게 주요 일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WBC에 출전해 한국을 위협할 선수들부터, 한국에 합류할 수 있는 선수들까지 자연스럽게 지켜볼 듯하다.

엔트리 구상이 한참인 지금, 류지현 감독과 KBO 전력강화위원회도 ‘고양 참사’의 파편을 맞았다. 지난 2일 고양야구장에서 가진 키움 히어로즈 2군의 자체 연습경기 후 안우진의 어깨 부상 여파다. 안우진은 어깨 수술을 받고 1년간 재활, 자연스럽게 WBC와 멀어졌다.
류지현 감독과 전력강화위원회는 안우진의 과거 학교폭력 이슈에 의한 좋지 않은 정서를 감안, 대놓고 주관적인 견해를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안우진의 이 문제를 바라보는 여론이 많이 바뀌었다. 출전이 불가능하다는 규정이 없는 국제대회 출전까지 굳이 막을 이유가 있느냐가 대세다. 당연히 류지현 감독과 전력강화위원회도 안우진의 발탁을 긍정적으로 생각해왔다는 게 중론이다.
국제대회서 확실한 에이스의 존재감이야 설명할 필요가 없다. 승패를 떠나 1경기를 확실하게 책임지는 에이스가 있으면 마운드 구상에 탄력을 받게 돼 있다. 그러나 안우진을 구상에서 완전히 지워야 하는 지금, 대표팀 에이스는 누가 맡으면 좋을까.
최근 KBO리그 구단들은 20대 토종투수들을 주축으로 많이 키워냈다. 최근 몇 년 간 꾸준히 로테이션을 도는 투수들도 보인다. 그러나 냉정히 볼 때 2021~2023년 안우진급의 구위와 임팩트를 보여주는 선수는 없다.
그래도 없으면 없는대로 준비하는 수밖에. 7일 기준 평균자책점 탑10에 국내투수가 4명 있다. 2.89의 소형준(KT 위즈), 2.91의 임찬규(LG 트윈스), 2.93의 고영표(KT 위즈), 3.00의 원태인(삼성 라이온즈)이다. 아무래도 이들이 우선 눈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탑10에 없지만 꾸준히 활약하는 선수들 중에선 역시 문동주(한화 이글스)와 곽빈(두산 베어스), 손주영(LG 트윈스)가 떠오른다. 곽빈은 부상으로 뒤늦게 출발한 케이스이고, 문동주도 전반기 막판 잠시 쉬면서 규정이닝을 못 채운 상태다. 두 사람은 성적을 떠나 구위와 스피드 자체로 국제무대에 적합한 선수들이다. 손주영도 실링만 보면 국대급이다.

국제대회야 양보다 질이라고 하지만, 질이 역시 고민인 한국은 결국 양이라도 잘 채워야 한다. 별 다른 방법이 없다. 하루아침에 되는 일은 아니지만, 10개 구단이 안우진급 투수를 계속 발굴하고 육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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