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6조원대 전기차 배터리 수주…"삼성 이어 테슬라 잭팟 2호"

[마이데일리 = 이재훈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삼성전자에 이어 테슬라에 6조원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LG엔솔은 30일 5조9442억원 규모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매출 25조6000억원 대비 23.2%에 해당하는 규모로, 단일 계약 기준 역대 최대치다. 수주일은 지난 29일이고, 계약 기간은 오는 8월 1일부터 3년간이다.

LG엔솔은 "공급 계약 이외에도 고객과의 협의에 따라 총 계약기간을 7년까지 연장하고, 이에 해당하는 물량을 추가 공급할 수 있는 계약을 포함하고 있어 계약금액 및 계약기간 등의 조건은 추후 변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LG엔솔은 "경영상 비밀유지 필요에 따라 계약 상대 등 상세 내용을 밝힐 수 없다"고 덧붙였다.

계약 당사자에 대한 궁금증은 이후 외신을 통해 공개됐다. 로이터가 소식통을 인용해 "LG엔솔이 테슬라 ESS에 사용될 LFP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테슬라는 지난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관세 등에 따라 중국이 아닌 미국 내 기업으로 LFP 배터리 공급처를 찾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LG엔솔은 오하이오주, 테네시주, 미시간주 등 국내 배터리 기업 중 미국 내 가장 많은 생산 기지를 갖고 있으며, 공급 물량은 셀당 가격을 85달러로 가정할 경우 약 50GWh(기가와트시)에 달한다.

LG엔솔은 지난 3월 테슬라, 애플 등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는 글로벌 에너지 관리 업체 '델타 일렉트로닉스'와 4GWh 규모의 주택용 ESS 배터리 계약을 체결하는 등 ESS 수주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엔솔은 최근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전기차 배터리 공간을 ESS 매출 성장을 통해 달성해 하반기에는 의미 있는 수익 개선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LG엔솔에 앞서 삼성전자도 최근 테슬라와 인공지능(AI) 칩(AI6)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전자는 약 165억달러(약 23조원) 규모를 수주했는데, 이는 지난해 연간 매출의 7.6%에 이르는 초대형 계약이다. 삼성전자가 그간 수주한 역대 최대 단일 계약이기도 하다.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AI6는 테슬라의 6세대 자율주행용 칩셋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에도 탑재될 전망이다. 삼성 역시 계약 수주 공시에는 테슬라와의 계약 사실을 '비밀유지' 조항 때문에 밝히지 않았지만 테슬라 CEO인 일론 머스크가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계약 사실을 공개해 알려졌다.

머스크는 "165억달러라는 숫자는 최소 금액에 불과하다. 실제 생산량은 그보다 몇 배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