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손지연 기자 국민의힘 8‧22 전당대회가 한 달 남짓 남은 29일 후보들은 혁신과 쇄신 등 당의 비전에 대한 논의를 멀리하고 탄핵 찬반으로 나뉘어 서로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안철수 의원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사퇴 요구를, 장동혁 의원은 안 의원의 사퇴를 촉구했다. 김 전 후보는 “거취는 당원이 결정한다”며 사퇴를 일축했다. 탄핵 찬반의 책임론 공세로 전당대회가 진행될수록 내홍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 당권 주자들, ‘탄핵 찬반’ 두고 기싸움
안 의원은 전날(28일) 기자회견을 열고 “단일화 번복으로 당 분열과 혼란을 초래하고 이재명에게 대통령직을 헌납한 김문수 후보는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대선 후보 경선에 이어 또다시 ‘탄핵 반대’와 ‘탄핵 찬성’ 구도로 굳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대선 후보였던 김 전 장관을 유력한 주자로 점치고 있다. 이변이 없다면 당시 높은 지지를 받았던 것만큼 그대로 가지 않겠냐는 것이다. 안 의원은 가장 유력 후보로 점쳐지는 김 전 후보에 대한 비토 전략으로 ‘사퇴’까지 거론했다.
안 의원은 혁신 2대 원칙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의 단절’과 계엄을 옹호하는 ‘극단 세력과의 단절’을 강조했다. 그간 계엄‧탄핵, 조기 대선에서 탄핵 반대를 주장한 친윤(친윤석열)계에 대한 공세를 중점으로 당 혁신안을 내놓은 바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당 지도부로 탄핵 반대를 이끈 쌍권(권성동‧권영세)과 윤석열 정부 국무위원으로 국회에 출석해 계엄에 대해 사과하지 않아 윤 전 대통령 강성 지지층의 열렬한 지지로 대선 후보까지 오른 김 전 장관을 정조준한 셈이다.
하지만 김 전 장관은 전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서울시당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안 의원의 사퇴 요구에 대해 “저의 거취는 우리 당원들께서 결정하실 줄로 안다”며 이를 일축했다.
안 의원이 김 후보를 향해 던진 사퇴 요구를 탄반(탄핵 반대)파 당권 주자로 나선 장동혁 의원이 받았다. 그는 전날 오후 페이스북에서 안 의원을 겨냥해 “전당대회 공약으로 대선 기간에 당원을 기만한 4인에 대한 인적 쇄신을 말하면서 단일화를 번복한 김문수 후보의 사퇴를 요구했다”며 “그러나 저는 안 의원께서도 후보에서 사퇴하셔야 한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 특검에서 당론과 반대 입장을 취하셨고, 당론을 어겨 탄핵에도 찬성했다”며 “탄핵을 반대한 40% 넘는 국민과 당원 앞에 사죄하고 자숙하는 것이 도리”라고 주장했다.
또 “당시 안 의원을 포함해 우리 당 의원들이 당론을 어기면서까지 탄핵에 찬성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구치소에 있는 건 윤석열 전 대통령이 아니라 이재명 대통령이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당론을 어기고 탄핵에 찬성한 안 의원에게 정권교체의 책임을 부과한 셈이다.
안 의원은 29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장 의원의 사퇴 요구에 대해 “기가 막힌다”고 평가했다. 윤 전 대통령의 계엄으로 인해 정권교체가 된 상황에서 ‘계엄 옹호’ 발언이 문제가 된 장 의원이 자신의 사퇴를 종용한 것을 비꼰 것으로 보인다.
그는 “국회법에 당론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은 독립적인 헌법기관이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판단해야 된다고 돼 있다”며 “국회법이 당론보다 더 위에 있다. 당론보다는 제 소신을 따랐다. 저는 법대로 행동한 독립적인 헌법기관”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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