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수원 김경현 기자] KT 위즈 고영표가 훌륭한 피칭을 펼쳤다. 알고 보니 장인어른이 돌아가신 상황에서 공을 던졌다. 이강철 감독은 선수단을 대표해 고영표와 장인어른에게 고개를 숙였다.
고영표는 2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삼성과의 홈 경기에서 7이닝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승패 없이 물러났다.
피칭은 훌륭했다. 고영표는 2회 무사 1, 2루, 3회 무사 1루, 6회 1사 1루 위기를 모두 무실점으로 넘겼다.
유일한 실점은 야수선택이 빌미가 됐다. 4회 선두타자 구자욱에게 2루타를 허용했다. 르윈 디아즈가 2루수 방면으로 땅볼을 쳤다. 2루 주자 구자욱은 3루로 뛰었다. 이때 2루수 오윤석이 3루를 택했다. 다만 송구가 늦어 구자욱이 3루에서 살았다. 타자와 주자가 모두 살아 무사 1, 3루가 됐다. 전병우가 2루수 땅볼을 쳤고, 3루 주자 구자욱이 홈을 밟았다. 고영표는 강민호를 우익수 뜬공, 이재현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실점하지 않았다.
9회 대역전극이 벌어졌다. 팀이 0-3으로 뒤진 9회말, 삼성은 마무리 이호성을 올렸다. 1사에서 아치영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다. 대타 조대현 타석에서 이호성이 공을 흘리는 보크를 범했다. 이어진 1사 2루에서 조대현이 1타점 적시타를 쳤다. 로하스가 7구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냈다. 권동진의 안타로 1사 만루가 됐다. 강백호가 스트레이트 밀어내기 볼넷으로 1점을 더했다.
삼성은 이호성을 내리고 투수 김태훈을 급히 투입했다. 안현민이 외야로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고, 3루 주자 로하스가 가볍게 홈을 밟았다. 3-3 동점. 장성우의 볼넷으로 다시 2사 만루가 됐다. 허경민이 스트레이트 볼넷을 골라내며 KT가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허경민은 커리어 첫 번째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을 기록했다.


사실 고영표는 마운드에 오르기 힘든 상태였다. 전날(29일) 밤 장인어른 故 송재종님이 돌아가셨기 때문. 장인어른은 몸이 편찮은 상황에서도 고영표가 마운드에 오르는 모습을 보고 싶어 했다는 후문이다. 그렇기에 고영표는 슬픔 속에서 등판을 자청했다.
선수단도 고영표의 상황을 모르고 있었다. KT 관계자에 따르면 단장, 감독, 수석코치, 투수코치 등 고위층만 이를 알고 있었다고 한다.
경기 후 고영표는 "어제 돌아가신 장인어른만 생각하면서 마운드에 올랐다. 최선을 다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개인 승 여부를 떠나서 팀이 극적으로 승리했다. 장인어른도 분명 좋아하셨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팀 승리를 장인어른에게 바쳤다.
이강철 감독은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집중력을 발휘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총평을 남겼다.
고영표에게 절절한 메시지를 전했다. 이강철 감독은 "오늘 선발 고영표가 정말 좋은 피칭을 하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 화요일과 오늘 호투에도 불구하고 승리 투수가 되지 못해 아쉽다"라면서 "어젯밤 장인께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전하며 오늘 선발 등판을 자청했다. 팀을 위한 희생과 헌신에 감독으로서 정말 고마운 마음이고, 선수단을 대표해 돌아가신 분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했다.


이날 18700명의 관중이 위즈파크를 찾았다. 6경기 연속 매진이다. 이강철 감독은 "선수들 한 주간 수고 많았고, 응원해주신 팬들에게 감사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