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희수 기자] 새로운 고점을 맞이하기 위해 절치부심했다. 새로워진 이민규가 돌아온다.
이민규는 명실상부 OK저축은행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2013-2014 V-리그 남자부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2순위로 OK저축은행의 전신인 러시앤캐시에 입단한 이민규는 두 번의 우승을 이끈 팀의 주전 세터였다. 당연히 팬들의 응원과 지지도 탄탄했다. 상록수체육관 곳곳에서 이민규의 유니폼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그랬던 이민규가 OK저축은행의 주전 세터로 활약한 지도 어느덧 4년여가 지났다. 2020-2021시즌을 끝으로 군에 입대하며 한 시즌을 놓쳤고, 2022-2023시즌부터 지난 2024-2025시즌까지는 부상과 주전 경쟁 패배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그러나 다가오는 2025-2026시즌은 다르다. 새롭게 OK저축은행의 지휘봉을 잡은 신영철 감독이 일찌감치 이민규가 새로운 시즌의 주전 세터임을 선언했다. 익숙했던 자리로 돌아온 이민규는 과거의 영광에 안주하지 않는다. 더 높은 곳을 정조준하고 있다.

용인에 위치한 훈련장에서 만난 이민규는 “현재 경기 뛰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는 몸 상태다. 감독님께서 약간의 준비 시간을 주신 덕에 더 철저히 몸 상태를 가꿀 수 있다. 그러면서도 연습량은 많이 가져가고 있다. 감독님의 기대에 부응해보려고 한다”며 몸 상태에 대한 근황을 먼저 전했다.
이날 훈련이 진행되는 내내 신 감독과 이민규는 끝없이 대화를 나눴다. 자세에 대한 피드백부터 플레이의 방향성 설정까지 대화 주제도 다양했다. 이민규는 “특정한 부분을 파고들기보다는 전반적인 부분을 두루두루 봐주고 계신다. 감독님께서는 저한테 더 나은 색깔을 입혀주시려고 계속 고민하신다. 나도 감독님이 입혀주시는 색깔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신 감독과의 교감을 소개했다.
물론 큰 틀에서의 목표는 있다. 바로 게임 체인저가 되는 것이다. 이민규는 “감독님께서는 항상 세터의 존재감이 돋보여야 한다, 세터가 게임 체인저가 돼야 한다고 강조하신다. 감독님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감하고 있고, 그에 걸맞은 플레이를 하기 위해 지금 많은 땀을 흘리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조금 더 코트 안쪽으로 들어가 보자면, 이민규는 차기 시즌의 핵심 공격 옵션인 이동공격과 백A 플레이를 다듬는 데 에너지를 쏟고 있다. 그는 “감독님께서 이 부분을 강조하고 계신데, 이게 뜻대로 된다면 중앙에서의 움직임을 통해 날개 공격수들의 공격까지도 편하게 만들어줄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되는 효과를 밝혔다.
새롭게 합을 맞출 외국인 아포짓 디미타르 디미트로프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볼 수 있었다. 이민규는 “디미트로프는 키가 굉장히 크다. 그 높이의 이점을 내가 잘 살려줘야 한다. 또 왼손잡이의 강점도 살려줄 수 있어야 한다. 디미트로프가 아직 팀에 합류하지 않았지만, 미리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면서 다양한 상황을 준비해보고 있다. 실제로 호흡을 맞출 시간이 기대된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배구에 대한 이야기를 한참 나눈 뒤, 이민규 개인에 대한 이야기도 나눌 수 있었다. 먼저 이민규는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기회를 얻지 못했던 시간들을 “그냥 내가 준비를 더 열심히 해보자는 생각밖에 없었다. 분명히 기회는 올 거라고 믿었다. 솔직히 지난 시즌 같은 경우 부상이 아니었는데도 기회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스스로에게 확신을 갖고 버텼다”고 돌아봤다.
그래서 이민규에게 다가오는 시즌은 의미가 남다르다. 오랜만에 주전으로 재도약하는 시즌인 것은 물론, 명세터 출신 신 감독과 함께 새로운 고점에 도달해볼 기회이기도 하다. ‘제2의 전성기’ 같은 식상한 표현을 넘어서는, 진정한 최고의 순간을 만들어볼 참이다.

이민규는 “선수로서의 전성기가 지났다고 할 만한 나이는 전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의 커리어 중 가장 빛나는 순간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감독님과 진실된 소통을 하면서 내가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생겼다. 물론 그러기 위한 과정을 거치다보면 몸은 더 힘들 것이다. 하지만 마음은 너무나 설렌다”며 자신도 도달해보지 못한 진정한 최고점을 향하는 마음가짐을 드러냈다.
인터뷰의 마무리는 힘든 시간을 함께 버텨준 팬들에게 전하는 인사였다. 이민규는 “경기에 나설 때도, 그렇지 못할 때도 변함없이 진심으로 응원해주신 팬 여러분들 덕분에 정말 많은 힘을 얻었다. 그 분들을 위해 꼭 코트에 올라서고 싶었다. 다가오는 시즌에는 여러분이 보고 싶어 하셨던 코트 위 이민규의 모습을 보여드릴 생각이다. 여러분의 기대에 꼭 부응하겠다”고 자신의 마음을 전했다.
두 번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지만, 아직 천장에는 도달하지 않았다. 선수도, 감독도, 팬도 그렇게 믿고 있다. 이민규가 자신의 천장을 확인하러 더 높은 곳으로 올라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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