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가 가계대출인데…정부 강력 규제에 인뱅 3사 '생존 시험대'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로 전체 대출의 90% 이상을 가계대출에 의존해온 인터넷전문은행(이하 인뱅)들의 수익 구조에 비상이 걸렸다. 수익성의 축이 흔들리자, 카카오·케이·토스뱅크 등 인뱅 3사는 생존을 위한 체질 전환에 나섰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지난달 말 발표한 '6·27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통해 하반기 가계대출 공급량을 기존 계획보다 50% 줄이도록 했다.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는 6억원, 신용대출은 연소득 이내로 제한됐다.

이와 같은 규제로 전체 여신 중 가계대출 비중이 90%를 넘는 인뱅 3사가 직격탄을 맞았다. 올해 1분기 기준 카카오뱅크의 가계대출 비중은 94.9%, 케이뱅크 92.3%, 토스뱅크 90.2%에 달한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44조2000억원 규모의 여신 중 42조원이 가계대출이다. 이 중 상당수가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인터넷은행의 경우 규제 대상인 가계대출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정부의 총량 규제가 본격화되면, 올해 실적 모멘텀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대출이 막히자 예금만 쌓이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수신 잔액은 60조4000억원, 케이뱅크는 27조8000억원, 토스뱅크는 30조원대 초반 수준으로 집계됐다. 

반면 예금 대비 대출금 비율을 뜻하는 예대율은 각각 73%, 69%, 57% 수준에 머물러, 시중은행 평균(97~99%)에 한참 못 미친다.

예대율 하락은 수익성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대출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여유 자금을 유가증권으로 돌리고 있지만, 인터넷은행법상 국공채 등 저위험 자산에 한정돼 있어 수익률이 낮다. 이 때문에 총자산이익률(ROA) 하락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대출 창구 운영 리스크까지 겹쳤다. 지난달 6·27 방안 발표 직후, 인뱅들은 전산 시스템 개편을 이유로 주요 대출 상품의 비대면 접수를 일시 중단했다. 영업점이 없는 인뱅 특성상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빠졌다는 평가다. 카카오뱅크는 주담대·신용대출 접수를 중단했다가 지난 9일에야 주담대 신청을 재개했다.

중저신용자 대출 의무비중 역시 부담이다. 인뱅은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전체 신용대출의 30% 이상을 중저신용자에게 공급해야 한다. 무작정 대출을 늘릴 수도, 특정 등급에만 편중할 수도 없는 구조다.

결국 인뱅들은 개인사업자 대출 확대와 비이자 수익 강화로 방향을 틀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한도를 기존 1억원에서 3억원으로 확대했고 하반기에는 비대면 담보대출도 출시할 예정이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도 각각 '사장님 대출'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실제 1분기 기준 인뱅 3사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5조20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조8967억원) 대비 약 29% 증가했다. 이는 가계대출 축소에 대응해 인터넷은행들이 개인사업자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자영업 대출은 경기 민감도가 높아 연체율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자영업자는 소득 변동성이 크고 외부 충격에 취약하다. 이 때문에 대출 증가가 곧바로 건전성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통계상으로도 지난 2022년 하반기 이후 자영업자 연체 차주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확대가 건전성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되는 셈이다.

인뱅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의 현 구조에선 대출 규제가 장기화될 경우 수익성과 성장성이 동시에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플랫폼 기반 비이자 수익 확대와 포용금융 기능을 동시에 강화해야 생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개인사업자 대출을 늘리면 연체율이 높아질 수 있고, 대손충당금이 증가해 수익성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소비 위축과 금리 불안정성이 높은 시기인 만큼 정교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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