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대전 김진성 기자] “우승포수. 제일 하고 싶다.”
한화 이글스가 33년만에 전반기를 1위로 마친 건, 그리고 전반기 막판 6연승으로 1위 독주체제를 갖추는데 이 선수가 언급되지 않으면 안 된다. 주전포수 최재훈(36)이다. 또 다른 베테랑 이재원(37)과 마스크를 나눠 쓰지만, 그래도 최재훈의 비중이 좀 더 높다.

최재훈은 전반기에 72경기서 155타수 48안타 타율 0.310 1홈런 20타점 19득점 1도루 장타율 0.387 출루율 0.437 OPS 0.824로 맹활약했다. 그럼에도 지난 9일 대전 KIA 타이거즈전을 마치고 “난 공격형 포수가 아니다”라고 했다.
최재훈은 언행 불일치를 선보였다. 양현종을 상대로 4회말에 역전 결승 스리런포를 때렸다. 2사 1,3루, 볼카운트 1B1S서 3구 139km 포심을 공략해 양현종과 KIA를 무너뜨렸다. 포수가 3할을 치는데 공격형이 아니라니.
최재훈은 “체인지업이 2개 들어왔는데 그 다음엔 직구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게 딱 맞아떨어졌다. 노림수가 걸렸다. 치는 순간 넘어갈 것 같지는 않았다. 대투수 선배에게 쳐서 더 좋았다. 자주 나오는 홈런이 아니어서”라고 했다.
물론 최재훈의 진가는 투수들과의 호흡에서 더 잘 나타난다. 에이스 코디 폰세는 최재훈이 3일 대전 NC 다이노스전서 2루타를 치고 베이스와 어깨가 충돌해 괴로워하자 곧바로 트레이너에게 다가가 괜찮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트레이너의 “안 괜찮다”라는 농담에 패닉이 됐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최재훈은 “항상 포수들은 꿈을 꾼다. 우승 포수가 되는 건 진짜 최고의 큰 영광이다. 골든글러브도 있고 여러가지가 있는데 제일 하고 싶은 건 우승포수다. 우승포수를 하고 싶다”라고 했다. 최재훈은 아직 우승 포수가 된 경력은 없다.
이재원과 나눠 뛰는 것은 오히려 좋게 받아들였다. 최재훈은 “그건 그렇게 신경 안 쓴다”라고 했다. 재그러면서 “내가 계속 뛰면 체력이 떨어져서 안 됐을 것이다. 감독님이 체력 안배를 신경 써 주고 재원이 형이 옆에 있기 때문에 나도 편안하게 하고 있다”라고 했다.
두산에서 한화로 옮긴 뒤, 오랫동안 암흑기를 함께 보냈다. 최재훈은 “위에 있는 공기를 좀 마셔야 하는데 조금씩 올라가다 보니 후배들도 좋은 기운을 받는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웃더니 “저희가 밑에 있을 땐 차이가 엄청 많이 났는데 1등으로 올라가니까 차이가 얼마 안 나네요”라고 했다. 2위 LG 트윈스에 4.5경기 앞섰지만, 역시 지키는 입장에선 불안하다.

최재훈은 오랫동안 백업포수로 뛰다 한화에서 주전으로 도약했다. 그리고 올해 야구인생 최고의 순간을 맞이할 기회를 잡았다. 한국시리즈 우승의 순간, 포수와 세리머니를 함께 하고 끌어안는 그 순간이 모든 포수에게 최고의 순간이다. 올해는 최재훈이 기회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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