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꼭 삼진을 잡고 싶었고, 결국 해냈다"
밀워키 브루어스 제이콥 미시오로스키는 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아메리칸 패밀리 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투구수 91구,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12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역투하며 시즌 4승째를 수확했다.
미시오로스키는 지난 2022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63순위로 밀워키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023년 미시오로스키는 싱글A를 시작으로 상위 싱글A와 더블A로 빠르게 승격됐고, 지난해에는 트리플A 무대까지 밟으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그 결과 지난 6월 13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맞대결에서 고대하던 빅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미시오로스키는 최고 102.2마일(약 164.5km)의 초강속구를 뿌리는 등 5이닝을 '노히트'로 막아내는 엄청난 투구를 선보이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그리고 두 번째 등판이었던 21일 미네소타 트윈스와 맞대결에선 6이닝 동안 단 한 명의 출루도 용납하지 않았다. 다만 7회 바이런 벅스턴에게 안타를 맞으면서 퍼펙트가 무산됐으나, 데뷔전부터 무려 11이닝 연속 노히트라는 압권의 결과를 남겼다.
이후에도 승승장구의 흐름은 이어졌다. 미시오로스키는 6월 26일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맞대결에서도 5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개인 3연승을 질주했다. 다만 7월의 첫 등판이었던 뉴욕 메츠전에서 3⅔이닝 5실점(5자책)으로 한차례 고비를 맞았지만, 이날 만난 다저스를 상대로 제대로 사고를 쳤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미시오로스키는 1회 경기 시작부터 오타니 쇼헤이에게 솔로홈런을 맞았다. 이 홈런으로 오타니는 전반기에만 31홈런을 치며 다저스 구단 역사를 새롭게 썼고, 88득점째를 확보하며 내셔널리그 기록을 새롭게 작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두 개 기록의 희생양이 된 미시오로스키. 하지만 이후 투구는 흠 잡을 데가 없었다.
미시오로스키는 무려 97.4마일(약 156.8km)의 초고속 슬라이더로 무키 베츠를 삼진 처리하더니 프레디 프리먼, 앤디 파헤즈에게도 모두 삼진을 솎아내며 'KKK'를 기록했다. 그리고 2회에는 달튼 러싱에게 두 번째 안타를 허용했으나, 마이클 콘포토와 김혜성, 제임스 아웃맨을 모두 삼진 처리하며 무실점을 마크했고, 3회에는 선두타자 미겔 로하스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오타니를 삼진 처리한 뒤 베츠와 프리먼을 완벽하게 요리했다.
좋은 흐름은 이어졌다. 미시오로스키는 4회 두 개의 삼진을 곁들이며 다저스 타선을 다시 한번 삼자범퇴로 묶어내더니, 5회에도 삼진 두 개를 뽑아내는 등 완벽한 투구를 거듭하며 승리 요건을 손에 쥐었다. 여유 있는 투구수를 바탕으로 미시오로스키는 6회에도 마운드에 섰고, 세 번째 만난 오타니에게 볼넷, 베츠에게 안타를 허용하면서 실점 위기에 몰렸으나, 다시 한번 무실점을 투구를 선보이며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완성했다.
이날 오타니와 마찬가지로 미시오로스키도 수많은 기록을 만들어냈다. 미시오로스키는 4회까지 무려 10개의 삼진을 뽑아냈는데, 'MLB.com'의 사라 랭스에 따르면 지난 2019년 3월 31일 코빈 번스 이후 두 번째였다. 그리고 5이닝 12탈삼진 또한 번스 이후 두 번째가 됐다. 게다가 메이저리그 125년 역사에서 데뷔 후 5경기에서 30탈삼진 이상, 12피안타 이하를 기록한 것도 프레디 페랄타 이후 역대 두 번째로 이름을 남겼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미시로오스키는 데뷔전을 포함해 이날 경기까지 101마일(약 162.5km)가 넘는 패스트볼을 무려 32개를 뿌렸는데, 이는 2008년 투구 추적 프로그램이 도입된 이후 선발 투수 기준으로 헌터 그린(141개), 제이콥 디그롬(54개), 저스틴 벌랜더(52개), 요다노 벤추라(37개), 조던 힉스(34개)에 이어 메이저리그 역대 6위에 해당되는 기록이었다.
일본 '스포츠 호치'에 따르면 미시오로스키는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오타니를 상대로 복수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활짝 미소를 지었다. 그는 "홈런을 맞은 건 오타니 쇼헤이였기 때문이다. 그를 직접 보는 건 정말 멋졌지만, 불타올랐다"며 "그래서 두 번째 타석에서 다시 만났을 때는 꼭 삼진을 잡고 싶었고, 결국 해냈다"고 두 주먹을 힘껏 쥐었다.
이어 "오타니에게 홈런을 맞았지만, 잘 추스르고 다시 집중할 수 있었다. 그게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50홈런-50도루를 해낸 선수이기에 언젠가 꼭 상대 해보고 싶었고, 반드시 아웃을 잡고 싶었다. 실제로 상대를 해보니 '꼭 잡아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웃었다.
지난해 피츠버그 파이리츠 폴 스킨스는 시즌 중반에 합류해 내셔널리그 신인왕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미시오로시의 성적과 활약을 고려한다면, 신인왕의 판도를 충분히 뒤흔들 수 있는 선수. 메이저리그에 또 한 명의 괴물이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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