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광주 박승환 기자] "타이거즈를 대표하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KIA 타이거즈 김도현은 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8차전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투구수 98구, 3피안타 2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4승째를 손에 쥐었다.
이날 이범호 감독은 경기에 앞서 '필승조'들에게 모두 휴식을 부여했다. 순위 싸움이 치열하지만, 지금 당장을 위해 무리를 할 순 없었던 까닭. 이에 김도현의 어깨는 다소 무거웠다. 필승조가 마운드에 오를 수 없는 만큼 최대한 긴 이닝을 막아줘야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김도현의 활약은 기대 이상이었다.
김도현은 1회초 선두타자 박찬형에게 안타를 맞으며 경기를 시작했하. 하지만 후속타자 나승엽의 유격수 뜬공 타구에 오버런을 했던 박찬형을 지워내며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쌓았고, 빅터 레이예스를 실책으로 내보냈으나, 흔들리지 않고 롯데의 공격을 막아내며 무실점 스타트를 끊었다. 그리고 2회에는 사사구 2개를 허용했으나, 병살타를 곁들이며 다시 한번 실점 없는 이닝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타선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서 김도현이 무결점 투구를 펼치기 시작했다. 3회 한태양, 박찬형을 중견수 뜬공, 나승엽을 2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첫 삼자범퇴를 기록한 김도현은 4회에는 아웃카운트 세 개를 모두 뜬공, 5회에는 모두 땅볼로 잡아내며, 3이닝 연속 삼자범퇴 이닝을 기록, 승리요건을 손에 쥐었다.


흐름을 타기 시작한 김도현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실점 없이 롯데의 공격을 막아냈고, 7회에는 2사 이후 박승욱에게 2루타를 맞으며 처음으로 스코어링포지션에 주자를 내보냈으나, 흔들림 없이 롯데 타선을 봉쇄하며 퀄리티스타트+(7이닝 3자책 이하)를 완성했다. 그리고 이날 KIA가 13-0으로 완승을 거두면서, 4승째를 손에 쥐며 기분 좋게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그동안 롯데를 상대로 매우 약했던 김도현은 올해 유독 거인을 상대로 강한 모습이다. 지난 4얼 8일 첫 맞대결에서 5⅓이닝 동안 무려 9개의 피안타를 맞았지만 2실점(1자책)을 기록했던 김도현은 5월 13일 두 번째 맞대결에선 5⅓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하며 승리까지 얻었다. 그리고 이날은 7이닝 무실점을 마크하면서, 올해 상대전적 3경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51을 기록하게 됐다.
롯데를 상대로 강한 비결이 있을까.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김도현은 "그런 건 없는 것 같다"며 "오늘 초반에 밸런스가 좋지 않아서 '어떻게 해야 길게 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리고 공격적으로 던지려고 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오늘 불펜들도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도 연연하지 않았다. 오히려 긴 이닝을 가져가 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다"고 말했다.
유독 김도현이 등판하면, 마운드 방문이 잦은 이범호 감독. 하지만 이날 꽃감독은 한 번도 마운드를 찾지 않았다. 이에 김도현은 '초반에 흔들릴 때 겁나지 않았나'라는 말에 "조금 겁이 나긴 했다. 하지만 당시에만 그렇게 생각했다. 감독님꼐서도 내게 애정이 많으시기 때문에 많이 올라오시는 거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감독, 코치님께서 좋은 기회를 계속 주시는 것이기 때문에 좋다"고 웃었다.

올해 전반기를 스스로 평가하자면 어떨까. 그는 "로테이션을 한 번도 거르지 않으려고 했는데, 계속 좋았다가 안 좋았다가를 반복했다. 하지만 전반기 마무리를 잘 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이제 더 잘 준비해서 후반기에는 완벽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시즌이 시작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로테이션 합류하 확정적이지 않았던 김도현. 하지만 이제는 어엿한 KIA의 5선발로 자리를 잡았다. 그는 '선발 투수의 맛을 느낀 것 같다'는 말에 "아직까지 그렇진 않다. 더 큰 목표가 많이 있기 때문"이라며 "타이거즈를 대표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한 경기 한 경기 준비를 잘하면서, 큰 목표를 가져야 될 것 같다"고 두 주먹을 힘껏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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