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종국 기자] 울산 HD의 두 번째 준프로 계약이자 최연소 프로 데뷔 선수인 정성빈이 오스트리아 무대에 진출했다.
정성빈은 2007년 5월생, 만 18세를 갓 넘은 왼발 센터백으로 올해 초 구단과 기존 준프로 계약을 여름 프로 계약으로 전환했다. 또한 정성빈은 3일 오스트리아 2부 리그 FC 리퍼링으로 임대 이적을 완료했다.
리퍼링은 오스트리아 2부리그에 속해 있지만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에서 독보적인 명가 잘츠부르크의 풀뿌리를 다지는 위성 구단 역할을 하고 있다. 정성빈의 향후 행보는 더욱 낙관적이다.
떡잎부터 달랐던 정성빈은 지난 2월 만 17세 나이로 울산 프로팀 동계 훈련을 다녀온 뒤 준프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일주일도 안 된 12일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조별리그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전에서 교체 출전했다. ‘17세 9개월 12일’로 구단 역사상 최연소 프로에 데뷔해 종전 강민우가 보유했던 ‘18세 4개월 2일’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정성빈은 2년 전부터 잘츠부르크 레이더망에 포착됐다. 2023년 만 15세 나이, 고등학교 1학년 재학 시절 두 살을 월반해 17세 이하(U-17) 연령별 대표팀 훈련 명단에 들며 독일 아카데미 팀들과 네 차례 연습 경기에 출전했다. 당시 잘츠부르크 U-19팀과 맞붙었는데 정성빈이 맹활약했고 이후 잘츠부르크와 리퍼링이 그의 성장을 꾸준히 지켜보기 시작했다.
이듬해 울산 산하 U-18팀인 현대고등학교에 합류한 정성빈은 U-19 대표팀에서도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고, 2024년 여름에 개최된 리퍼링 테스트에 참가했다. 8월부터 9월까지 약 18일간 진행된 테스트 기간 동안 그라운드 안팎에서 훌륭한 모습을 보였다. 리퍼링은 정성빈의 적극적인 경합 시도를 통한 인터셉트, 공수 모든 상황에서 타점 높은 헤더 능력을 높게 평가했고, 언어적인 소통뿐 아니라 타 국적 팀원들과 융화되는 모습에 만족감을 표했다.
리퍼링은 올여름 울산 측에 정성빈 영입 의사를 공식적으로 전해왔다. 이에 울산과 협상 후 ‘1년 임대 후 완전 이적’ 조건에 합의했다.
정성빈의 임대 계약은 7월 1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 유효하다. 임대료는 K리그에서 인정받은 국내 선수의 이적료와 비슷한 수준이며, 완전 이적까지 성사된다면 K리그 내 외국인 선수 이적료를 한참 상회하는 금액을 기록하게 된다.
리퍼링은 처음부터 정성빈의 완전 이적을 추진했으나 울산에서는 향후 선수의 성장 가능성을 주장하며 임대 후 완전 이적으로 합의했다. 즉, 선수의 가치를 더욱 높이고 인정받은 후 완전 이적을 진행할 수 있는 계약을 성사시켰다.
리퍼링은 2003년부터 2007년 출생들이 포진된, 젊고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팀이다. 정성빈은 자신의 도전·성장·실험을 하기에 적합한 팀이자 더 높은 무대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으로 삼고자 한다.
울산은 2014년부터 산하 유소년 팀 선수들의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응원하며 힘을 실어줬다. 2014년 황문기를 포르투갈 코임브라, 2018년 홍현석을 독일 Spvgg운터하잉, 2019년 박규현을 SV 베르더 브레멘으로 이적시키며 선수들의 장기적인 성장과 대한민국 축구 발전을 위해 이적에 유리한 조건으로 해외 무대에 진출시켰다. 또한 체코로 이적한 안재준과 오스트리아로 향한 오인표, 크로아티아로 이적한 김현우까지 보다 넓고 큰 팀에서 기량을 갈고닦으며 K리그와 국제무대에서 이름을 알리는 수준까지 성장한 선수들을 배출할 수 있었다.
울산은 그간 진행한 유망주 선수들의 적극적인 해외 진출과 연장되는 의미에서 정성빈의 이른 해외 이적을 추진했다. 더 크고 넓은 무대에서 자양분을 얻고 울산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축구의 대들보로 성장해주길 바라고 있다.
한편, 현대고등학교에 자퇴 원서를 제출하고 오스트리아 비행길에 오른 정성빈은 “집을 떠난다는 느낌이 이런 것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기대가 되기도 한편으로 무겁기도 하다. 축구뿐 아니라 축구 외적인 것들도 잔뜩 얻어오고 싶은 욕심으로 떠난다. 다시 돌아와 울산의 푸른 유니폼을 입었을 때는 더 많은 무게를 짊어질 수 있도록 성장해 오겠다”는 이적 소감과 함께 비장한 각오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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