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광주 박승환 기자] 그 누가 최준용(롯데 자이언츠)를 탓할 수 있을까. 벤치의 선택지는 좁았고, 최준용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불운한 하루였다.
롯데 자이언츠는 4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팀 간 시즌 7차전 원정 맞대결에서 5-7로 패했다.
주중 3연전에서 LG 트윈스와 '엘롯라시코' 라이벌 맞대결서 위닝시리즈를 거둔 롯데. 분위기가 하늘을 찌르는 중이지만, 올해 롯데는 KIA를 상대로 2승 4패로 매우 약했다. 역대급 전반기를 보내고 있는 롯데가 더욱 기분 좋게 올스타브레이크를 맞기 위해선 반드시 KIA의 추격의 뿌리쳐야 하는 상황에서 다 잡았던 경기를 놓쳤다.
롯데는 선취점을 내준 채 경기를 시작했다. 1~2회 수비의 도움을 받는 등 무실점을 기록하던 나균안이 3회말 선두타자 김호령에게 3루타를 허용하더니, 김태군에게 적시타까지 내줬다. 그리고 이어지는 1, 2루에서는 패트릭 위즈덤을 상대로 땅볼 유도에 성공했으나, 3루수 김민성의 실책이 발생하면서, 한 점을 더 내주는 등 0-2로 끌려갔다.
하지만 나균안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4회 최형우-오선우-최원준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을 삼자범퇴로 돌려세우더니, 5회 1사 2루의 위기도 넘어서며 최대한 팽팽한 흐름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박찬호-위즈덤-최형우로 연결되는 강타선을 잠재우며, 경기 후반 역전을 노려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그리고 롯데가 힘을 내기 시작했다.


7회초 선두타자 빅터 레이에스와 대타 나승엽이 KIA의 바뀐 투수 전상현을 상대로 안타를 터뜨리며 1, 2루 찬스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정훈이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동점 2루타를 폭발시키면서 순식간에 경기는 2-2 원점이 됐다. 여기서 롯데는 7회말 홍민기를 투입했고, 실점 없이 KIA의 공격을 막아내며 분위기를 잘 지켜냈고, 8회초 기어코 경기를 뒤집었다.
8회초 장두성이 포수 앞 땅볼로 출루하며 만들어진 1사 1루에서 박찬형이 안타로 '연결고리' 역할을 해내며 역전 기회를 잡았다. 이때 레이예스가 KIA 조상우를 상대로 역전타를 터뜨렸고, 후속타자 전준우가 바뀐 투수 최지민을 상대로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작렬시키면서 점수차는 5-2까지 벌어졌다. 그리고 롯데는 승기를 지키기 위해 '필승조' 최준용을 투입했는데,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따.
선두타자 한준수를 투수 땅볼로 요리한 최준용은 이창진에게 안타를 맞으며 주자를 내보냈다. 이후 박찬호를 2루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쌓았는데, 패트릭 위즈덤을 상대로 151km 직구를 공략당해 좌월 투런홈런을 맞으면서 간격이 1점차까지 좁혀졌다. 하지만 롯데 벤치의 특별한 움직임은 없었다. 오히려 최준용에게 1이닝을 다 맡기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주자가 모두 지워진 상황에서 최형우에게 안타를 맞더니, 후속타자 오선우에게도 연속 안타를 허용했다. 이 모든 타구들이 모두 빗맞은 타구였던 만큼 아쉬움이 컸다. 'BABIP 신(神)'이 최준용을 외면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계속된 불운의 결말은 새드엔딩이었다. 이어지는 1, 2루에서 최원준에게 우익수 방면에 동점 적시타를 맞은 것.
여기서 롯데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해 김강현을 투입했으나, 계속되는 2사 만루에서 김강현이 김태군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게 됐고, 롯데는 결국 승리를 눈앞에 둔 경기를 놓치게 됐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결코 최준용에게 손가락질을 할 수 없었던 경기였다. 최준용은 이미 지난 2~3일 LG와 맞대결에서 마운드에 올랐었고, 이날까지 3연투를 했던 까닭이다. 특히 LG를 상대로 짧게 던졌던 것도 아니었다. 최준용은 두 번의 등판 모두 각각 1⅓이닝씩을 던졌던 상황이었다. 게다가 최근 두 경기 연속 실점으로 흐름이 좋지 않은 정철원을 투입하는 것도, 최준용과 마찬가지로 등판했다면 3연투였던 김원중에게 4개의 아웃카운트를 맡기는 것은 분명 부담스러웠다.
결과적이지만, 위즈덤에게 홈런을 내준 뒤 연속 안타를 허용하는 과정이 너무나도 불운했던 것이 컸다. 지난해 수술대에 오르는 등 힘겨운 시간을 보낸 최준용은 올해 5월에서야 1군 무대로 돌아왔다. 그리고 이날 경기 전까지 22경기에서 24⅓이닝을 소화하며 1승 2패 9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33으로 그 누구보다 롯데의 '허리'를 든든하게 지탱했던 선수. 그동안 승리를 지켜내준 경기가 더 많았다.
너무나도 뼈아픈 패배였지만, 롯데 벤치의 선택지는 좁았고, 최준용에게는 매우 불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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