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맷 윌리엄스가 3루 코치로 얼마나 더 살아남을 수 있나요?”
충격이다. 그리고 맷 윌리엄스(60)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3루 코치에겐 굴욕이다. 디 어슬래틱이 지난달 30일(이하 한국시각) 독자들과의 질의응답 코너를 통해 한 팬의 질문을 고스란히 공개했다. 이 팬은 “언제 (주자를) 보내고 언제 브레이크를 밟아야 하는지 모르는 것 같다”라고 했다.

분노 폭발이다. 그럴 만했다. 사건은 지난달 2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홈 경기서 일어났다. 이정후는 2-4로 뒤진 9회말 무사 1,2루서 볼넷을 얻어냈다. 후속 윌리 아다메스의 좌익수 희생플라이에 2루에 들어갔다.
이제 3-4 추격. 1사 2,3루 역전 끝내기찬스. 마침 패트릭 베일리가 좌전안타를 날렸다. 3루 주자 케이시 슈미트는 여유 있는 동점 득점. 그런데 윌리엄스 코치가 2루를 돌아 3루를 점유한 이정후에게도 홈으로 들어가라며 팔을 돌렸다.
그러나 마이매미 좌익수 카일 스타워스의 송구가 상당히 빨랐다. 단, 송구가 홈플레이트에서 외야로 바라보는 기준으로 좌측으로 약간 쏠렸던 게 사실이다. 포수 닉 포르테스가 몸을 날려 이정후를 기다린 끝에 태그,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애당초 윌리엄스 코치가 팔을 돌리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1사 3루서 후속타를 노리는 게 정석이었다. 물론 후속타자는 타격 능력이 그리 좋다고 보기 힘든 9번타자 크리스티안 코스이긴 했다. 그래도 1사 3루는 굳이 안타가 아니더라도 득점할 방법이 많다는 점에서, 윌리엄스 코치의 판단은 아쉬웠다.
더구나 2루에 있던 이정후는 자연스럽게 좌전안타 타구의 성질을 직접 보고 뛸 수 있는 상황이었다. 때문에 3루에서 자체적으로 스피드를 줄인 상황이었다. 3루 코치가 팔을 돌리는 바람에 홈으로 쇄도한 것이었다. 이 디시전은 100% 코치 미스였다.
디 어슬래틱은 윌리엄스 코치에 대한 여론이 안 좋은 걸 알지만, 최선의 결정을 내려왔다고 두둔했다. 최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3루 코치를 교체했지만, 샌프란시스코는 그럴 일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멜빈 감독과 윌리엄스 코치는 과거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시절부터 감독과 코치로 한솥밥을 먹었다. 윌리엄스 코치가 2020년과 2021년 KBO리그 KIA 타이거즈에서 2년간 감독생활을 하고 야인이 됐을 때도 멜빈 감독의 부름을 받은 바 있다. 두 사람의 인연은 꽤 끈끈하다.

아울러 윌리엄스 감독은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공수겸장 3루수였다. 김병현과 함께 2001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월드시리즈 우승멤버이기도 했다. 화려한 과거, 화려한 경력을 뒤로 하고, 팬들에게 원색적인 욕을 듣는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3루 코치가 그만큼 어려운 자리이고, 실제 그때 판단 미스는 팩트였으니 윌리엄스 코치로서도 할 말은 없어 보인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