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질주' 삼성물산, 정비사업 시장 판 흔든다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삼성물산(028260) 건설부문이 올해 도시정비사업 시장에서 상반기 만에 수주액 5조원을 돌파하며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연초 수립한 연간 목표치를 반년 만에 넘어선 데 이어, 하반기 대형 정비사업 입찰이 줄줄이 예정돼 있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 현재까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의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총 26조352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현대건설(000720)이 5조1988억원으로 가장 많은 수주액을 기록했으며, 포스코이앤씨(5조302억원)와 삼성물산(5조213억원)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삼성물산은 지난 2020년 도시정비사업에 복귀한 이후 매년 수주 실적을 조금씩 늘려온 가운데 올해에는 시작부터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월 서울 한남4구역 재개발(1조5696억원)에 이어, 2월에는 송파 대림가락아파트 재건축(4544억원), 3월에는 방화6구역(2416억원)과 한양3차아파트 재건축(2595억원), 4월에는 신반포4차아파트(1조310억원)와 장위8구역 공공재개발(1조1945억원)을 연달아 따냈다.

이어 지난 4월26일 열린 서울 광진구 현대아파트 리모델링 사업(2708억원)에서도 시공사로 최종 선정되며, 상반기에만 총 5조213억원의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수주액인 3조6398억원을 크게 뛰어넘은 기록이다.

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의 이 같은 성과에 대해 "선택과 집중 전략, 그리고 래미안 브랜드의 프리미엄 이미지가 시너지를 낸 결과"라고 분석했다. 조합원들 사이에서 자산 가치 상승 기대감과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결합되면서, 삼성물산을 향한 선호가 더욱 뚜렷해졌다는 평가다.

그러나 최근 삼성물산이 서울 강남권 핵심 정비사업 중 하나인 압구정 2구역 수주전에 불참을 선언하면서 시장의 분위기에 큰 변화가 감지됐다.


압구정 2구역은 한강변에 인접한 약 1400가구 규모의 재건축 사업으로, 올해 도시정비 최대어로 꼽히던 곳이다. 삼성물산의 참여가 확실시되던 상황에서 불참이 확정되자, 업계에서는 사실상 현대건설의 단독 입찰 가능성이 높아졌고, 이에 따라 수의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물산 측은 이번 결정에 대해 "수익성과 사업 안정성, 리스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며 "압구정 2구역은 조건이 까다롭고, 조합원 기대치도 높아 내부적으로 참여가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일각에선 삼성물산이 선별 수주 전략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는 신호로도 읽힌다는 평가다. 무리한 수주보다는 장기적 수익성과 안정성 중심의 포트폴리오 운영을 택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나아가, 업계는 삼성물산이 하반기에도 1조원 이상 규모의 한강변 정비사업 입찰이 줄줄이 예정돼 있는 만큼, 올해 '10조 클럽' 가입에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압구정 2구역 결과는 다른 압구정 구역들의 재건축 시공사 선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삼성물산의 불참은 예상을 깬 전개인 만큼, 향후 도시정비시장에 어떤 새로운 국면이 펼쳐질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강남구 개포지구 재개발의 '마지막 퍼즐'로 불리는 개포우성7차 재건축정비사업이 지난 19일 시공사 입찰을 마감한 가운데,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의 2파전으로 확정되며 본격적인 맞대결에 돌입했다.

이번 개포우성7차 재건축사업은 강남구 개포로 일대 4만8984㎡ 부지에 지하 5층~지상 35층 규모의 공동주택 1122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로, 총 공사비는 약 6778억5300만 원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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