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제약바이오 R&D 혁신 전진기지로 ‘시흥·마곡·송도·과천’ 뜬다

마이데일리
종근당 바이오의약품 복합연구개발단지 조감도. /시흥시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제약바이오 기업이 시흥 배곧, 서울 마곡, 인천 송도, 경기 과천 등에 연구개발(R&D) 중심 바이오 클러스터를 속속 구축하고 있다.

26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형 제약사는 물론 바이오벤처까지 분산됐던 연구개발 인력과 시설을 통합해 단지화된 거점으로 이전하고 있다. R&D 효율성을 높이고 신약개발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에서다.

시흥 배곧: 신흥 바이오 클러스터의 중심

종근당은 최근 시흥시 배곧지구에 약 8만㎡ 규모 바이오의약품 복합 연구개발단지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총 2조 2000억원을 단계적으로 투자한다. 종근당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이자, 경기도 내 단일 바이오 기업 투자로도 역대 최대 규모다.

배곧지구에는 '시흥배곧서울대병원(가칭)' 건립도 추진 중이다. 병원은 오는 8월 착공 예정이다.

종근당 연구개발단지에는 항체와 항체약물접합체(ADC)를 중심으로 한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 연구시설, 연구지원센터, 실증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종 연내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 천안 생산시설에서 합성의약품을 주로 다뤘다면, 시흥 배곧지구 투자로 바이오 사업 전환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로 종근당은 700명 이상을 신규 고용하고 이 가운데 10%는 시흥시민을 우선 채용할 방침이다

시흥시는 종근당과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 등 주요 바이오 기업 입주를 계기로, 배곧지구를 서울대 시흥캠퍼스, 시흥배곧서울대병원(예정), AI·바이오 융합산업단지와 연계한 ‘미래형 바이오 연구거점’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김영주 종근당 대표는 "이번 투자는 바이오 R&D 역량을 한층 끌어올리고, 모달리티(치료 접근법) 영역을 넓혀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시흥시와 함께 바이오산업의 미래를 선도할 수 있는 혁신 거점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자신했다.

마곡: 수도권 서부 R&D 거점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는 대기업부터 중견·중소 바이오벤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업들이 연구시설을 집결시키며 수도권 서부 최대 바이오 클러스터로 부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LG화학은 2017년 말 생명과학사업부를 포함한 R&D 조직을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 통합했다. 코오롱티슈진도 마곡에 연구 거점을 두고 조직공학 기반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마곡중앙연구소에서 디지털 덴티스트리와 임플란트 관련 핵심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견 제약사 입주도 활발하다.

신신제약은 본사와 R&D 센터를 통합 이전했고, 삼진제약은 마곡에 연구센터를 열고 암·뇌질환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대원제약은 부천에서 이전한 컨슈머헬스케어(CHC) 연구소에서 건강기능식품과 일반의약품 R&D를 강화 중이다.

대웅제약은 마곡에 C&D센터(Connected & Development)를 조성 중이다. 지하 3층, 지상 9층 규모로 약 1636억원이 투입되며,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곳에는 합성신약, 바이오신약, 융복합의료기기 등 연구시설과 제제 플랫폼 클러스터가 들어설 예정이며, 연구 인력 약 1000명이 근무하게 된다.

이 밖에도 한독, 제넥신, 프로젠 등 다수 기업이 마곡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마곡 클러스터의 강점은 연구개발 중심 인프라에 더해, 서울 도심과 인천공항 인접한 교통 접근성까지 갖춰 글로벌 R&D 전초기지로 경쟁력이 크다"고 짚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국내 송도 바이오 플랜트 조감도. /롯데바이오로직스

송도: 글로벌 CDMO 중심지

인천 송도국제도시는 이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 국내 최고 바이오 기업들이 자리 잡은 생산·연구 중심지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인천 송도에 각각 생산·연구개발 거점을 두고 있으며, 삼성그룹 바이오 사업의 핵심 축을 형성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까지 5개 공장을 완공해 총 78만 4000ℓ 규모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을 확보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송도 R&D센터를 기반으로 바이오시밀러과 신약 개발을 집중하고 있다.

셀트리온도 송도에 연구소과 생산공장을 운영 중이며, 최근 항체약물복합체(ADC)와 mRNA 기반 연구시설을 추가해 신약 파이프라인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출범한 CDMO 전문기업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 역시 2028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올해 송도에 공장 착공을 시작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약 3257억원을 들여 송도에 글로벌 R&PD센터를 건립 중이며, 판교 본사를 이전할 계획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도 3조원을 투자해 12만ℓ 규모 생산시설 3개 동을 갖춘 ‘롯데 바이오 캠퍼스’를 조성하고 있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송도는 세계적 수준의 대형 제약바이오 기업이 한 곳에 모여 있는 곳"이라며 "비즈니스 체인별로 다양한 기업이 입주해 있고, 인근 대학과 교육기관에서 바이오 전문 인력과 산학 협력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왼쪽부터 광동과천타워, JW 과천사옥, 안국약품 과천사옥. /각 사

과천: 신흥 제약 R&D 타운으로 각광

경기도 과천 지식정보타운도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새 둥지로 떠오르고 있다.

JW중외제약은 기존 서울 서초동 본사를 과천으로 옮겨 새 R&D 중심 사옥을 마련했다. 이곳에는 그동안 흩어져 있던 JW중외제약 신약·제제·원료연구센터를 비롯한 그룹사 연구인력이 근무한다. JW홀딩스, JW중외제약, JW신약 등 개발·관리·마케팅 부문도 입주했다.

안국약품은 지난해 4월 서울 대림동에에서 과천 지식정보타운으로 이전했다. 안국바이오진단, 안국뉴팜 등 계열사와 구로동에 있는 중앙연구소도 함께 이전했다.

휴온스그룹은 경기 안산 한양대학교 에리카캠퍼스 내에 있는 R&D센터를 과천 지식정보타운으로 이전했다.

광동제약도 서초동과 구로동에 각각 소재했던 본사와 R&D연구소를 과천 신사옥 '광동과천타워'로 통합 이전했다. 부서 간 업무교류와 소통을 확대해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서다.

과천 입주 기업들은 서울 강남과 가까운 입지, GTX 등 교통망, 우수한 주거 인프라를 이유로 과천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천 지식정보타운에 입주한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분산됐던 연구개발 역량을 하나로 모으기 좋은 곳이 과천"이라며 "입지 조건과 인재 확보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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