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더발리볼= 김희수 기자] 몸도 마음도 지쳐버린 티가 역력했다.
이사나예 라미레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배구 국가대표팀이 한국 시간 24일 바레인 이사 스포츠 시티에서 치러진 2025 아시아배구연맹(AVC) 남자 네이션스컵 3위 결정전에서 카타르에 0-3(21-25, 20-25, 23-25)으로 패하며 대회를 4위로 마쳤다. 타이트한 일정으로 인한 체력 저하와 결승 진출 실패로 인한 정신력 저하가 경기력에 직격타를 가한 모양새였다. 공수 양면에서 경기력이 무뎌진 한국은 피지컬과 경험을 앞세운 카타르를 상대로 기를 펴지 못하고 셧아웃 패배를 떠안았다.
한국의 선발 라인업은 한태준-허수봉-차영석-임동혁-김지한-최준혁이었다. 선발 리베로는 박경민이었다. 상대팀 카타르의 선발 라인업은 유세프 우글라프-파페 디아뉴-헤난 리베이루-벨랄 아부나봇-밀로스 스테바노비치-라이미 와디디였다. 리베로 유니폼은 마흐무드 나지가 입었다.
1세트 초반, 한국이 서브와 공격에서 범실 컨트롤에 애를 먹었다. 그러나 카타르도 애매한 경기력으로 인해 빠르게 치고 나가지 못했고, 한국은 6-7에서 한태준이 서브 득점을 터뜨리며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던 중 한국이 다시 어려움에 빠졌다. 허수봉이 9-11에서 하이 볼 처리에 실패하며 3점 차까지 뒤처졌다. 임동혁이 강타를 퍼부으며 점수 차가 더 벌어지는 걸 막았지만, 세트의 흐름은 카타르가 주도했다.
세트 중후반, 한국이 또 고비를 맞았다. 16-18에서 와디디의 반격으로 긴 랠리가 끝나며 3점 차 열세에 놓였다. 그리고 속공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17-19에서 아부나봇의 속공은 통했지만 차영석의 속공은 디아뉴의 블로킹에 걸리면서 격차가 더 벌어졌다. 결국 이후 21-24에서 우글라프의 공격에 실점한 한국은 1세트를 카타르에 내줬다.
2세트의 초중반 양상은 1세트와 놀라울 정도로 비슷했다. 카타르가 근소하게 나은 경기력을 보였지만 확실하게 치고 나갈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던 것도, 한태준의 서브 득점으로 7-7 동점이 되는 것까지도 1세트와 똑같았다. 심지어 카타르가 기세를 올리는 타이밍도 유사했다. 카타르는 11-10에서 와디디의 서브 득점과 백어택 반격으로 3점 차 리드를 잡았다.
한국은 중후반에도 시종일관 카타르에 밀렸다. 14-17에서 또 와디디에게 반격을 허용하며 격차가 더 벌어졌다. 스테바노비치는 좌-중-우를 고루 활용하며 한국의 블로커들을 괴롭혔고, 점수 차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이우진이 공격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것 정도가 위안거리였다. 결국 20-24에서 임동혁의 백어택이 리베이루의 블로킹에 걸리며 2세트도 한국의 패배로 끝났다.

황택의가 선발로 나선 3세트는 초반부터 한국이 열세에 놓였다. 2-4에서 허수봉의 공격 범실이 나오며 3점 차로 뒤처졌다. 앞선 세트들보다 빠른 타이밍에 주도권을 내준 것. 그러나 한국은 7-9에서 허수봉과 최준혁의 연속 블로킹으로 늦지 않게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중반부 이후가 문제였다. 한국은 자잘한 범실들을 쏟아내며 카타르의 기를 살려줬다. 경험 많은 선수들이 대부분인 카타르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다시 격차를 벌려갔고, 16-12에서 아부나봇의 공격이 통하며 5점 차까지 달아났다. 다행히 한국은 허수봉을 위시한 공격수들의 분전으로 막바지 맹추격에 나섰다. 심지어 21-21에서 허수봉의 반격 파이프가 작렬하며 역전까지도 성공했다. 그러나 카타르는 23-23에서 스테바노비치가 블로킹을 잡아내며 다시 리드를 가져갔고, 곧이어 차영석의 속공을 와디디가 블로킹으로 차단하며 경기는 카타르의 승리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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